이복동생과의 첫사랑을 아프게 간직한 애니메이터 '와니'와 그녀의 가슴앓이까지 안아주고픈 시나리오 작가 지망생 '준하'의 싱그럽고 애틋한 사랑이야기를 수채화풍 서정적 영상으로 그리는 순정영화 <와니와 준하>.
이 영화에 애니메이터로 등장하는 김희선은 현재 애니메이션 회사에서의 촬영분을 위해 춘천에 머물고 있는 중. 오랜 공백기에도 불구하고 '한류 열풍'의 당당한 주역으로 공인받고 있는 김희선이 이번 영화에 쏟고 있는 각별한 애정과 스탭들과의 좋은 호흡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 춘천 촬영에서 더욱 친근하고 밝은 웃음으로 촬영장의 '스마일 메이커'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6년차 애니메이터 와니가 된 김희선..........................
김희선이 맡은 캐릭터는 '와니'. 어린시절부터 만화를 좋아했고 고등학교 졸업 후에는 대학진학 대신 직업 애니메이터의 길을 택한 인물로 현재 6년 경력의 베테랑 동화부 작업감독이다. 선배나 회사로부터 원화부로 옮기라는 권유를 받고 있으나 '자신이 없어서' 아직 마음을 정하지 못한 내성적인 캐릭터이다. (원화부: 애니메이션 작업 중 캐릭터 동작의 키 포인트가 되는 프레임을 그리는 파트 / 동화부 : 원화부에서 그린 원화 프레임 사이에 들어갈 세부적인 연결 움직임인 동화를 그리는 파트. 일반적으로 동화부에서 경력을 쌓은 후 원화부에서 일한다. 동화부 작감은 다른 동화부원들과 같은 작업을 하면서 동화부원들을 지도해주고, 작업을 수정해주는 등의 팀장 역할을 한다.)
지난 18일에 있었던 촬영은 애니메이션 동화부실에서의 일상적인 모습 스케치. 직접 그림을 그리는 모습, 다른 동화부원들이 그린 그림뭉치를 손으로 퉁겨보면서 점검하는 모습 등(사진 1, 2)이 카메라에 담겼다. 제작준비기간 동안에 '동화부 작감' 일을 익히기 위해 애니메이션 제작사 서울무비에서 수차례의 견학과 실습을 거쳤던 김희선은 능숙하게 촬영에 임했고, 덕분에 이날 촬영은 당초 예정된 시간보다 훨씬 일찍 끝날 수 있었다.
스탭들과의 즐거운 한 때 ............................
모처럼 해가 지기 전에 촬영이 끝나자 스탭들은 자연스럽게 무리를 지어 족구, 배드민턴 등 '체육대회(?)'를 벌였다. 김희선도 참여를 자청, 신나게 뛰었다. 그녀의 운동신경은 방송 프로그램 '출발 드림팀'을 통해 보여져 온 국민이 감탄했을 정도로 뛰어나다. 그런 운동신경을 십분발휘해 땀을 뻘뻘 흘리며 스탭들과 즐거운 한 때를 보낸 것. 그녀는 자기가 참여하지 않는 게임에서는 목청 높여 팔을 흔들며 응원전을 주도했다. 이리 뛰고 저리 뛰면서 화창한 하늘만큼이나 화사하고 맑은 웃음을 흩뿌린 그녀의 소탈하고 명랑한 모습에 스탭들은 다시 한번 흠뻑 매료될 수밖에 없었다고(사진 3).
저녁에는 숙소 지하 식당에서 조촐한 단합대회도 가졌다.
난 동화부작감이니까! ...................................
다음날인 19일의 춘천은 구름 한점 없이 맑은 날씨. 새벽 6시부터 오후까지 야외의 찌는 더위 속에서 촬영이 진행되었고, 해가 질 무렵부터 애니메이션 동화부실에서 촬영이 이어졌다.
촬영분은 동화부의 바쁜 마감 때를 스케치하는 장면. 와니가 동화부원들에게 애니메이션 속 캐릭터의 몸동작을 실연해보이면서 문제점을 지적해주는 장면을 촬영하기에 앞서 김용균 감독이 김희선에게 대사를 직접 구성해보라고 제안했다. "동화부작감 수업을 받았으니까 누구보다도 애드립을 정확하게 잘 만들 수 있는 사람이 바로 희선"이라는 것. 그간의 작업을 통해 감독과 그녀 사이에 쌓인 신뢰가 느껴지는 대목.
김희선은 이미 애니메이션 작업과정 전체를 꿰고 있어서 어렵지 않게 대사를 구성해냈다. 직접 만들어낸 대사를 포함해 동화부원들 앞에서 자세에 따른 팔동작의 변화를 설명하는 김희선의 모습은 영락없는 극중 와니. 그녀는 자연스럽고 리얼한 연기로 감독의 OK 사인과 스탭들의 박수를 한꺼번에 받아냈다.
서울무비에서 동화부 작감으로 일하고 있는 애니메이터가 디테일을 감수해주기 위해 현장에 와있었는데 김희선의 동작과 대사, 연기를 지켜보며 "전혀 문제 없다"는 말로 동화부 작감으로서의 김희선에게 흔쾌히 합격점을 주었다. 김희선의 애니메이션 실습을 담당했던 애니메이터 역시 "촬영에 직접 상관없는 동작이나 작업과정까지 포함해 전체를 다 이해하고 싶어했다. 동화부 작감의 마음이나 고충 등에까지 관심을 갖고 질문하곤 했었다"며 "진지함과 성실한 태도에 내심 깜짝 놀랐었다"고 말했다. 그리고 "희선씨는 손재주가 있고 감각이 뛰어나 아주 빨리 배웠다"며 제자(?)에 대한 자랑도 빠뜨리지 않았다. 이에 대해 김희선은 "동화부 작감인 와니가 일을 할 때에는 어떤 마음을 갖는지 궁금해서..."라고 칭찬이 쑥스러운듯 답했다.
<와니와 준하> 촬영장의 '스마일 메이커' 김희선 ................................
여자연예인 중 최고급의 고액 CF 개런티, 십대시절 데뷔 때부터 톱스타로 시작한 화려한 연예계 경력, 방송가에서의 막강 파워, 패션쇼 무대에서의 완벽한 화려함 등으로 인해 '김희선'의 기존 이미지는 '화려함'이라는 단어로 형성되어 있다. 그러나, 알고 보면 그녀도 스물 다섯 나이다운 풋풋함과 자연인으로서의 소박함과 다정함을 지니고 있다. 그녀가 강렬하게 희망하여 직접 출연을 결정한 최초의 영화 <와니와 준하> 현장에서 김희선의 그런 모습을 보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와니와 준하> 스탭들은 김희선을 "우리 희선이.." 또는 "김공주", "써니"등의 사랑스러운 호칭으로 부른다. 김희선 역시 스탭들 중 연장자들에겐 오빠나 언니라는 호칭을, 어린 사람들에겐 일일이 이름을 부르며 가깝게 지내고 있다.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진심을 다해 성심성의껏 잘해주어 의리파로 통하는 그녀는 자신의 성격 그대로 <와니와 준하>에 무한한 애정을 드러내고 있다. 촬영에 임하기 전에 연기를 위해 필요한 모든 준비를 성실하게 했고, 촬영장에서는 명실상부한 '주인'으로서의 태도를 보여주고 있는 것. 연기 톤도 차분해졌고, 분위기와 이미지도 많이 바뀌었다.
김희선이 <와니와 준하> 작업에서 보여주고 있는 새로운 모습과 열의는 영화계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어쩌면 영화에서의 '김희선 시대'는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열리고 있는지도 모른다.
<자료출처 : 스포츠조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