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도스도 전기 OVA(1990, Record of Lodoss War)
[로도스도 전기]의 매력 포인트는 뭐니 뭐니해도 개성있고 뛰어난 능력을 지닌 캐릭터에 있다. 실수를 연발하지만 점차 기량을 쌓아가는 기사 지망생 판, 미모 뿐 아니라 정령을 소환하는 솜씨도 대단한 디드리트, 주문을 외우는 모습 하나 하나가 멋진 슬레인, 엘프인 디드리트와는 앙숙처럼 지내지만 마음속은 따뜻한 기므, 그리고 친절하지만 심지가 굳은 에토 등 다섯 주인공들은 어느 하나라도 빠지면 안 될 것처럼 잘 조화를 이루고 있다. 특히 남성 팬들에게 디드리트의 인기는 엄청나다. 고개를 돌릴 때마다 찰랑거리는 금빛 머릿결은 감탄을 자아낸다. 악역이지만 주연보다 더 멋있어 보이는 아슈람과 용병왕 카슈 등도 조연이라 말하기 어려울 만큼 비중 있는 캐릭터로 극의 분위기를 주도한다.
[로도스도 전기]의 두 번째 감상 포인트는 정통 판타지물의 공식을 그대로 따르면서도 화려하고 박진감 넘치게 만들어진 액션 장면이다. 기사와 전사가 칼과 도끼로 타격을 하고 마법사는 뒤에서 주문을 외우고 정령술사는 상대에 따라 알맞은 정령을 소환하고 사제는 자신이 모시는 신에게 기도를 해 상처를 치료하거나 전사에게 용기를 불어넣는다. [로도스도 전기]는 다른 판타지 애니메이션과는 달리,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정확한 원칙을 지키면서 보여준다. 이러한 원칙은 세세한 부분에도 적용되어 있는데, 심지어 주인공들이 걸어갈 때도 전사가 앞장을 서고 마법사와 사제는 뒤를 따라간다는 원칙을 지키고 있다. 언뜻 생각하면 이런 원칙을 지키다 보면 화면이 딱딱해질 것 같지만, [로도스도 전기]의 액션 장면은 오히려 다른 어떤 판타지 물보다도 더 화려하다. 아니, 각자의 자리에서 역할을 지키며 한 뜻이 되어 싸우는 것이 어떤 감동적인 의식처럼 보이기까지 한다.
또 하나의 매력 포인트로 탄탄한 줄거리를 빼 놓을 수 없다. [로도스도 전기]에 비하면 후속편인 [영웅기사전]은 캐릭터도, 줄거리를 엮어나가는 공력도 딸리는 편이다. OVA는 매 편마다 새로운 궁금증을 하나씩 던지고 지나간 퍼즐은 하나씩 풀어나가면서 가끔 화려한 액션을 섞어 주는 방식으로 구성해, 시청자들의 눈을 사로잡는다.
이런 여러 장점 덕분에 [로도스도 전기] OVA는 외국에서도 많은 인기를 얻었고 지금도 수많은 영문 팬 페이지가 운영되고 있다. 애니메이션 뿐 아니라 판타지 팬이라면 꼭 봐야 할 작품임에 틀림없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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