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6월 5일 첫 개봉 (수입사: 유니라인 코리아/배급사: (주)씨네월드) 2021년 7월 21일 재개봉
Prologue
10년 동안 한 남자를 만나 연애를 했습니다. 처음엔 정말 마음을 드러내지 않고도 자알, 아주 잘 만났습니다. 그를 쳐다보며 마신 콜라나 커피 등등이 몇 박스가 되는 지도 모릅니다. 언제부턴가 그는 싸움도 걸어 왔습니다. 처음 같지 않게 형편없이 무너진 모습으로 실망을 주기도 했습니다. 가끔씩 우린 부딪쳤지만 그래도 난 별로 힘들지는 않았습니다. 그가 슬럼프, 침체기에 빠지면 난 잘도 딴 남자들에게 눈을 돌렸으니까요. 난 원래 누구랑 싸워도 꼭 이겨야지 하는 생각이 애초에 없어서 언제나 딴 곳으로 눈을 돌렸고 그는 아마 모르긴 몰라도 무척 서운했겠죠. 헤어지고 나면 늘 탁탁 손 털고 말았다가 몇 년 뒤 다시 만나곤 했었으니까.
지금에 와서는 모든 게 다 핑계고 한심한 추억 더듬기가 됐지만 솔직히 아직도 난 마음이 안 접어집니다. 시간이 좀 더 필요하겠지만 그의 이름 석자에 놀라게 됩니다.
내가 정말 그렇게 오랜 시간 좋아했던 거 다 거짓말 같기도 하고 오락가락 중입니다. 하지만 당신도 어렵게 결정한걸 테니 이젠 나만의 방식으로 당신을 기억하려 합니다. 되도록이면 안보고 소식도 안 듣고 그러는게 맞는거 같다는 생각도 해보지만 난 지금도 진짜 당신이 처음 시작 때처럼 여전히 좋습니다.
당신은 내 마음속의 남자, 장국영이니까요....
About the Movie
아시아의 대스타 장국영, 그가 남긴 마지막 작품! 영화처럼 살다간 그의 죽음과 관련, 많은 의혹을 품으며 더욱 화제!
2003년 4월 1일 만우절은 영화계에 진짜 거짓말 같은 소식이 전해진 날이다. 홍콩의 한 호텔 24층 객실에서 장국영이 투신자살을 한 것. 국내는 물론 아시아 전역을 통틀어, 장국영을 사랑하는 팬들에게 믿어지지 않는 비보(悲報)였다. 1978년 [홍루춘상춘]을 데뷔작으로, 2002년 [이도공간]까지 총 50여 편의 영화에 출연한 장국영은 영화 속 캐릭터에 깊이 몰입하는 연기로 호평을 받았다. 폭력의 세계에 적응하지 못하는 유약한 인물 자걸을 연기한 [영웅본색]을 통해 일약 스타덤에 오른 그는 [아비정전]에서는 친어머니를 찾아 헤매는 공허하고 냉소적인 청년 아비, [패왕별희]에서는 동료 경극배우를 사랑하는 여성적인 인물 데이, [해피투게더]에서는 떠도는 영혼인 동성애자 보영 역으로 인상적인 연기를 선보였다. 그는 자신의 유작이 된 [이도공간]에서는 슬픈 사랑의 기억을 간직한 정신과의사 짐을 연기한다. 원혼의 존재를 믿지 않던 그의 눈에 귀신들이 보이기 시작하면서, 점점 공포의 세계에 빠져드는 인물이다. 장국영은 [이도공간]을 촬영하면서 극도의 우울증에 시달리는데, 이는 영화촬영이 끝난 후에도 계속됐다. 또한 이 영화로 인해, 정신이상 증세를 보인다는 소문이 돌면서 해명 인터뷰를 갖기도 했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 장국영은 자신을 쫓아오는 혼령을 피해, 고층건물 옥상에서 투신자살을 시도한다. 이 장면은 실제 그의 죽음과 관련하여 많은 의혹을 품게 하였다.
슬픈 눈빛과 특유의 무표정으로 애절한 연기를 선보인 장국영 그가 선사하는 마지막 슬픈 사랑의 공포
여러 편의 영화에 출연하면서 코미디, 액션, 멜로 등 다양한 장르의 연기를 보여준 장국영. 하지만 사람들의 기억 속에는 유독 순수하고 여린 눈빛에 어두운 그늘이 가득한 그의 모습이 강하게 남아있다. 장국영은 그렇게 아이와 어른, 남성성과 여성성의 중간지점에 위치하는 배우였다. [이도공간]에서 사랑의 상처를 가진 정신과의사 짐을 연기한 장국영. 자신의 과거를 애써 외면하지만 자신조차 깨닫지 못한 공포의 세계에 점점 빠져드는 인물이다. 슬픔과 공포가 뒤섞인 상처받은 영혼을 애절하고 실감나게 연기한 장국영. 스크린 속 그의 슬픈 눈빛과 특유의 무표정한 연기는 어느 순간 관객의 가슴을 뭉클하게 만든다. 영화 속 마지막 대사인 지금까지 난 한번도 행복한 적이 없었다는 말이 의미있게 다가오는 것은 그가 이제 이 세상에 없어서이기도 하지만, 현실과 영화 속을 오가는 상처 가득한 영혼의 모습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원혼( 魂)이라는 동양적 소재를 다룬 탄탄한 심리공포 [링], [폰], [디 아이]에 이은 올 여름 최고의 전율!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 외에 또 다른 세계의 공간은 존재할까. [이도공간]은 눈에 보이지 않는 세계와 그 곳의 혼령들의 슬픔과 공포를 이야기하는 영화다. 죽은 사람의 넋을 위로해줄 때, 진정 자신의 공포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동양적 소재를 다루고 있다. [이도공간]은 헐리우드의 호러영화처럼 선혈이 낭자하거나 긴박한 액션장면을 취하지는 않는다. 긴 호흡을 통해 주인공들이 왜 불안함과 두려움을 느끼는지, 진정한 공포는 자신 안에 있음을 밝혀간다. 자신이 부모에게 버려졌다고 생각하는 여주인공 얀과 과거 사랑의 아픈 기억으로 어떤 것도 기억하지 않으려는 짐의 심리는 상처받은 영혼들이 느끼는 공포가 무엇보다 극한 상황으로 몰고 갈 수 있음을 보여준다. [링], [폰], [디 아이]에 이어 [이도공간]까지 원혼을 소재로 한 공포영화들이 관객들에게 어필하는 이유는 설득력 있는 전개에 있다. 누구나 자신 안에 숨겨둔 비밀과 슬픔들이 있기 마련. [이도공간]은 슬픔이 부르는 공포가 더욱 무섭고 강렬함을 말한다.
독특한 스토리, 섬세한 연출을 자랑하는 나지량 감독 홍콩 금장상 최우수 신인 감독상에 빛나는 신예감독
나지량 감독은 [창왕]과 [이도공간] 단 두 편의 작품을 통해 감독으로서 확실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두 영화 모두 장국영이 주연을 맡았던 작품으로 그와 인연이 깊은 감독이다. 1991년 홍콩 유명 감독들의 조감독으로 영화 일을 시작한 그는 [열화전차], [색정남녀], [성월동화], [성원] 등의 시나리오 작가로도 유명하다. 2000년 그는 장국영이 살인에 중독되는 킬러로 변신한 액션 스릴러 [창왕]의 각본과 연출을 맡으며 감독으로 데뷔했다. 나지량 감독은 이후 두 번째 작품 [이도공간]을 통해 홍콩 금장상 최우수 신인 감독상을 수상하며 확실한 재능을 인정받은 실력가이다. 독특한 스토리 구성에 섬세한 연출을 선보이는 나지량 감독은 [이도공간]에서 공포의 근원은 자신 안에 있음을 말한다. 인물의 감정선을 섬세하게 따라가는 연출은 공포영화이지만 무서움과 함께 애잔한 슬픔을 동시에 전달한다. 단 두 편의 영화를 통해 공포, 멜로, 액션, 스릴러 등 다양한 장르의 변주를 보여준 나지량 감독은 앞으로의 활약이 더욱 기대되는 감독이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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