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년의 사랑과 돌봄, 경계를 넘어온 이방인으로서 ‘사랑하는 당신에게’ 보내는 러브레터
낯선 나라 독일에서 반평생을 함께 해온 ‘두 사람’의 사랑으로 경계 너머 서로에게 나아가는 로맨틱 다큐멘터리 영화 <두 사람>은 독일로 간 한국 간호 여성들의 이야기를 주제로 한 기획 전시에 걸린 사진 한 장에서 시작되었다. 사진 속 ‘두 사람’은 나치 박해를 받은 동성애자를 추모하는 기념비 앞에서 손을 잡고 있다. 이수현과 김인선의 마주 잡은 두 손은 이들이 걸어온 단단한 삶의 궤적을 연상시키며 영화 속 이야기로 이어진다.
이수현은 1970년, 150명의 한국인 간호사들과 함께 함부르크에 도착했다. 석유 파동으로 인해 서독은 불러들었던 외국인노동자들을 돌려보내는 대대적인 정책을 실행했고, 이런 혼란의 시기에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베를린에 있는 학교 입학을 거절당했지만 베를린 병원에서 근무했다. 김인선은 1972년, 어머니의 초대로 독일로 정착해 파독 광부와 결혼한 후 간호 학교를 졸업하고 신학교에 입학했다. 이후 두 사람은 1985년, 독일의 여신도회 수련회에서 처음 만났다. 독일 외곽 산골 마을이었던 하르츠에서 이수현은 김인선에게 첫 눈에 반해 꽃을 건넸고 김인선 역시 이수현에게 마음을 열었다. 두 사람은 점차 가까워졌고, 이후 그들이 주고받은 편지 속에는 독일 한인 사회와 교회 내 시선, 한국에 있는 가족들의 외면에 대한 우려와 고민이 담겨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사람은 사랑과 애정으로 떠올리며 함께하고자 하는 진심을 나누었다.
독일 사회에서 이수현과 김인선은 퀴어 커뮤니티와 지역 사회의 정치 활동에 참여하며, 여러 연대의 방식으로 터전을 마련했다. 여생을 함께 하기로 다짐하며 현재까지도 많은 사람들과 함께하는 삶을 이어가고 있다. 이렇게 40여 년의 세월을 함께 한 두 사람은 한국에서 수많은 파독 간호사 인력이 베를린으로 투입되던 시기, 그리고 독일의 석유 파동과 함께 찾아온 경제 불황으로 손님 노동자(Gastarbeiter)로 불렸던 한국인 간호사들이 본국으로 돌아가야 했던 혼란의 시기에서 서로의 쉴 곳이 되어주었다. <두 사람>은 성소수자 및 이주민 등 주변화된 사람들과 함께 세상을 마주하는 이들의 이야기로 더 많은 퀴어와 이주민들을 호명하며 따뜻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진심으로 아껴주고 평생을 함께하는 것이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한 삶임을 보여주는 영화 <두 사람>은 2025년 2월 12일 극장을 찾아 많은 관객들의 따뜻한 지지와 응원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 지금, 여기에 더 많은 존재와 함께하다! 모든 형태의 사랑과 존엄이 인정받는 미래를 꿈꾸는 이들에게
인생의 절반을 베를린에서 함께 살아온 이수현과 김인선의 사랑 이야기 <두 사람>은 노년의 레즈비언 커플로서의 삶을 조명한다. 이 작품은 두 사람의 일상과 기억을 면밀히 살피며, 더 넓은 사회적 맥락에서 성소수자와 디아스포라의 삶을 탐구한다. 두 사람은 외국인 노동자 권리를 외쳤던 파독 한인 간호사 1세대로서, 동성혼 법제화가 승인되지 못했던 시대의 혼인 평등을 꿈꾸는 퀴어이자 디아스포라로서, 한인 교회의 여성 신자들이 모이는 수련회에서 운명 같은 사랑을 만난 교인으로서의 삶과 역사를 천천히 따라간다.
영화는 이들의 첫 만남과 그 배경이 되는 낯선 나라 독일에서의 생활양식을 중심으로,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던 시기 독일에 정착하게 된 시대의 이주민으로서의 역사적 맥락을 담아내고 있다. 석유 파동 이후 많은 외국인 노동자가 본국으로 돌아가야 했고, 베를린한인교회에 다니던 이수현을 비롯하여 남아있던 한국인 간호사들은 독일 전역에서 시위를 벌이며 무기한 계약 연장 권리를 쟁취하고자 했다. 이렇듯 타향에서 이방인으로 살았던 두 사람의 삶은 지금의 안정적인 일상을 가꿔나가는 단단한 배경이 되었으며, 두 사람은 도시 변방을 보살피며 새로운 공동체를 만들어 나가고자 했다.
이후 이수현과 김인선은 이종문화 간 호스피스 단체를 설립하여 타향에서 생을 마감하는 이들을 위한 돌봄의 사회적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들은 돌봄의 과정 속에서 일상에 깃든 죽음을 직면하며 동시에 노화와 투병을 겪는 개인으로서 복잡한 감정들을 마주하며, 서로의 법적 보호자가 되어 함께 삶의 마감을 고뇌하고 행복한 나이 듦에 관해 이야기해오고 있다. 더불어, 김인선은 뒤늦게 레즈비언으로 정체화한 후 성소수자로서 살아가는 삶의 경험을 젊은 세대의 성소수자와 나누는 일에 적극적이다. 신앙을 바탕으로 교회 내 성소수자들을 동료로 축복하기도 하고 퀴어문화축제에 참여하며 서로를 위로하고 지지하는 일에 앞장서고 있다.
<두 사람>은 파독 간호사와 기독교를 배경으로 삶을 이어온 이수현과 김인선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사랑, 결혼, 가족, 종교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다. 애틋하고 단단한 두 사람이 서로의 곁을 지켰듯 2025년 한 해를 시작하는 로맨틱 다큐멘터리 영화 <두 사람>은 2월 12일 전국 극장에서 개봉하여 겨울의 끝자락을 따뜻하게 녹여줄 예정이다.
‘두 사람’으로 하여금 꿈꾸는 로맨틱한 미래 세계 각국 퀴어-아시안-디아스포라를 연결하는 새로운 시각!
<두 사람>은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 와이드 앵글 부문 최초 공개에 이어 디아스포라영화제, 서울국제여성영화제 등에서 공개되었을 뿐만 아니라 서울독립영화제에서 ‘새로운선택상’을 수상하며 큰 화제가 된 바 있다. 이후 영화는 퀴어-아시안-디아스포라를 아울러 다양한 사회적 소수자를 주제로 한 세계 각국의 유수영화제에 초청되며 주목받았다. 아시아 영화의 생동감을 전달하는 영화제로 잘 알려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시네마시아영화제에서는 “퀴어 삶의 보이지 않는 면을 드러낼 뿐만 아니라, 사랑하는 사람과 늙어가는 모습을 상상할 수 있게 한다”라는 평을 받으며 독일에서 오픈리 퀴어로 살아가는 두 사람을 통해 낙관적인 미래를 긍정 받기도 했다.
사회적 소수자로서의 노후와 돌봄, 주거 등은 정책과 환경의 변화가 필요한 사회적 과제들과 직면하게 된다. 영화를 연출한 반박지은 감독은 “2025년 현재까지 한국에서 차별금지법은 제정되지 않았다. 퀴어문화축제 옆에서는 매년 반대 집회가 동시에 열린다. 한국에서는 특히나 나이 든 레즈비언이 비가시화되어 있다. 미디어에 등장하지 않으니, 없는 존재처럼 ‘존재’가 지워진다.”라고 연출 의도에서 밝혔다. 영화의 한 장면으로 스톤월 항쟁 50주년을 기억하고 지나듯, 역사 속에서 지속적으로 퀴어 서사가 존재했으며, 미디어에서는 퀴어의 재현이 여전히 제한적이다. 그러나 ‘두 사람’이 걸어온 거칠고 담대한 삶의 궤적은 수많은 역사 속 기쁨과 슬픔을 지나온 현재임을 증명한다. “한 번 살고 가면 끝이니까. 본인의 의무와 권리를 다 하고 보장받고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함께 생활하고 싶은 사람하고 살고, 그게 중요한 거 아니겠어요?”라는 영화 속 김인선의 대사처럼 <두 사람>은 행복해질 권리를 보장받는 삶을 그릴 수 있는 낙관적인 미래를 제시한다.
법적 혼인 관계 이외 제도 바깥 존재들의 인권과 사회적 평등과 함께하는 ‘두 사람’의 삶은 ‘우리는 여기에 있다’(We Have Always Been Here)라는 퀴어 운동의 유구한 구호를 떠올리게 한다. 동성 간 혼인, 유사 파트너십에 대한 제도적인 안정 등 노후와 돌봄의 영역까지 걸어온 예행연습 없는 삶을 뚜벅뚜벅 걸어가는 ‘두 사람’에게 따뜻한 응원과 지지를 보내게 되며, 2025년 한 해를 시작하는 로맨틱 다큐멘터리 영화 <두 사람>은 겨울 소낙눈이 내리는 2월에 극장가를 찾아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예정이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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