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적 배경
스페인 내전 (1936~1939년, Spain Civil War) 소설가 이어령씨의 표현에 의하면 20세기는 집단 폭력의 시대였지만, 동시에 예술인들의 행동주의 시대이기도 했다.
'파시즘 대 반 파시즘의 대결'이자 '세계 제2차대전의 리허설'등으로 잘 알려진 스페인내전은 내용적으로 전쟁의 비참함 외에도 전쟁으로 인한 사망자들보다 30~40만 명에 이르는 처형, 보복살인으로 인한 사망자가 많았다는 점에서 독립 후의 우리나라의 내부 상황을 떠올리게 한다.
1936년 스페인령 카나리아 군도에서 프랑코 장군이 스페인 인민 전선 정부와 국민을 향해 쿠데타를 선언했고, 모로코 주둔 부대들을 필두로 본토의 세빌리아, 바르셀로나, 안달루시아 등 전국적으로 반란군이 궐기했다. 반란군은 압도적인 우세로 쉽게 수도 마드리드를 점령할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뜻밖에 민중들의 저항에 부딪혔다. 대도시에선 반란군이 민병들에 대패했다.
또한, 스페인 내전의 성격을 나타내는 말들 중의 하나는 '지식인들의 전쟁'이란 말이다. 스페인 민중들의 힘은 전세계 지식인들을 흥분시켰다. 공황과 전체주의가 지배하는 사회 분위기에 질식할 것 같던 그들이었다. 앙드레 말로, 어네스트 헤밍웨이, 파블로 네루다, 시몬느 베이유, 조지 오웰, W H 오든 등의 세계적인 지성들을 포함, 4만 여명의 외국인 용병이 '정의'를 외치며 '국제 여단'이란 이름으로 공화파 편에서 싸웠다.
앙드레 말로는 직접 비행대대를 조직하여 활동하기도 했다. 당시 전세계를 휘감고 있던 보수와 진보, 전체주의와 민주주의, 파시즘과 자유의 긴장-대립이 스페인 내전 한 판에 응축된 양상이었다. 히틀러의 독일과 뭇솔리니의 이탈리아는 물론 프랑코 장군을 도왔다. 결국 내전은 프랑코,히틀러,뭇솔리니의 연합군 앞에 공화정부의 완패로 끝났다. 사망 40만∼60만 명, 망명 25만∼50만 명.
그러나, 전쟁은 말로의 소설 '희망', 헤밍웨이의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조지 오웰의 '카탈루냐 찬가' 등의 명작을 탄생시켰고, 파블로 피카소의 '게르니카'로 내전의 아픔을 인류사에 남을 걸작으로 승화시켰다.
지식인들은 스페인에서 일시적으로 패했다. 그러나 보수와 전체주의에 대한 저항의 정신은 20세기 지식인의 전통으로 남았다.
Focus on the Award
베를린의 어린이들이 보낸 특별한 찬사! 매년 2월이면 독일의 수도 베를린은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영화의 열기에 휩싸인다. 유럽의 대표적인 3대 영화제 중 매해 첫 번째로 열리는 베를린 영화제가 칸과 베니스영화제와 다른 가장 큰 차이라면 여타 두 영화제가 스타들과 영화인들을 위한 것이라면, 베를린 영화제는-우리의 부산국제영화제가 그러하듯이-철저히 관객들을 위한 영화제란 점이다. 또, 이 영화제는 유럽에서 개최되는 영화제 중 그 성격이 가장 정치적이며, 격조가 높은 것으로 유명하다.
베를린영화제에서 또 한가지 눈여겨봐야 할 점은 심사위원이 아닌 일반 관객들이 투표를 해서 결정하는 파격적인 형식이다. 물론 베를린 영화제의 규모가 커지면서 할 수 없이 그 관객수를 제한하게 되었고, 결국 저명한 감독이나 평론가들에 의한 투표방법을 채택하게 되었지만, 아직까지도 일부 부문에서는 그 방식을 취하고 있다.
영화 [마이러브]가 수상한 KinderFilmFest 부문은 아직도 그러한 전통이 남아있는 부문으로, 매해 베를린에 거주하는 11~14세의 어린이 중 11명을 심사위원으로 채택하여 극영화와 단편영화로 나누어 심사하게 된다. 영화의 실질적인 관객이 되는 어린이들의 감성에 가장 잘 맞는 영화들이 수상작으로 선정되는 것이다. 우리나라 영화 중에서는 주 경중 감독의 [동승]이 같은 해인 2003년에 같은 부문에 출품됐었다.
[마이러브]의 수상 당시 심사위원단의 평을 들어보면 이 영화가 단순한 아동영화를 넘어서 모든 연령층에 충분히 어필할 수 있는 흡인력을 지닌 영화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우리는 이 영화에 몹시 감동받았습니다. 또, 배우들의 연기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전쟁중의 인생을 아이들의 시점으로 잘 나타낸 영화이죠. 우리들은 배우들이 이야기의 흐름을 따라 완벽히 연기하는 것에 매료됐습니다."
영화 [마이러브]는 스페인 내전의 냉혹한 현실 속에서도 열두살 미국소녀 캐롤과 토미체 그리고 친구들이 꿋꿋이 현실을 견디어나가며 건강하고 예쁜 사랑을 만들어가는 내용이다. 유럽의 어린이들이 직접 선정한 좋은 영화 [마이러브] 정서가 메말라가는 요즘 아이들에게 신선한 시골의 향취와 맑은 사랑을 느끼게 할 영화임에 분명하다.
ON THE PRODUCTION
어른과 아이들... 모두를 위한 영화 앙헬 가르시아 롤단이 자신의 소설을 토대로 해 완성한 시나리오가 Aiete-Ariane films에 도착했고, 언제나 어린이들과 어른들을 동시에 만족시킬 수 있는 영화를 꿈꿔오던 이마놀 유리베 감독의 눈에 띄게 되었다.
"한 명은 9살, 또 하나는 24살인 제 두 딸들에게 보여주고는 이 스크립트가 영화화되면 어떨지 물었어요. 그 애들의 반응이 아이들을 위한 영화를 만들려는 제게는 가장 진지하고 중요한 부분이었죠."라고 감독은 말한다.
또한, 이 대본의 매력 중에서도 아빠를 향한 캐롤의 사랑은 유리베 감독을 끌었던 점 중의 하나이다. "캐롤은 엄마의 가족들과 함께 내란으로 혼란한 스페인에 사는 반면, 그 아이의 아버지는 국제여단 소속의 조종사이지요. 그런 상황에서도 딸을 지켜주고자 하는 아버지의 사랑이 저를 끌어당겼지요.
영화 "마이러브"는 Carol의 관점에서 서술되는 영화이다. "영화는 발견입니다. 극장에서 본 많은 영화들에 의해 아이들은 인생을 발견하게 되고, 그런 것들은 전통처럼 쭉 이어지게 되죠. 그럼으로써 아이들은 더 성숙하게 되고, 어른들의 세계를 살게 되는 겁니다."라고 이마놀 유리베 감독은 덧붙인다.
캐롤을 찾아라!? 캐롤 역을 맡을 배우를 선정하는 것은 매우 까다로운 일이었다. 배역선정에 있어 고려해야 할 점이 너무 많았기 때문이다. 스페인에는 처음으로 왔으면서도 스페인 계의 엄마와 북미 계 아빠를 지닌 열두살 소녀라니...
"우린 그 아이가 앵글로 섹슨 이나 히스페닉계의 여자애라는 가정 중에 하나를 선택해야 했죠. 처음엔 앵글로 섹슨 계열이라고 가정하고 몇 달간 진행을 했었는데 그다지 잘 될 거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어요. 결국 라틴계열로 수정을 하고 다시 진행을 했죠."
진행에 애를 먹을 거라고 생각했던 아이들과의 작업은 결국 아무런 어려움도 없었다. "그 아이들과 함께 작업한다는 것은 매우 환상적인 경험이었습니다. 마치 성인배우들과 함께 작업하는 것과 같았지요. 아역배우들을 캐스팅하는데 있어 상당한 변화가 있었는데 이는 텔레비전의 덕택이 컸습니다. 캐스팅은 아주 쉬웠어요. 이들이 아닌 다른 누군가 대신한다는 건 상상하기도 어려울 만큼 자기 역할을 잘 소화해냈습니다."
1930년대를 재현하다 캐롤 아버지의 비행기가 마을에 나타나는 장면은 영화에 있어 가장 중요한 장면 중의 하나이다. "영화의 모든 캐릭터들이 이 장면에 등장하며 이는 캐롤의 갈등이 해소되는 순간으로, 이 영화의 가장 감동적인 장면 중 하나에요. 30-40년대의 비행기는 포르투갈에서 구했습니다. 그리고 매우 잘 숙련된 조종사에게 조종을 맡겼습니다. 그 장면은 매우 복잡하고 찍기 까다로운 장면이었지만 훌륭하게 찍었죠" 라고 유리베는 회상한다.
영화 속의 가상의 마을은 스페인 북쪽에 위치하고, 포르투갈의 Galicia 와 Cantabria에 세트를 지었다. 감독은 멋진 풍경을 잘 담을 수 있는 미술적인 부분의 연출에 힘을 쏟았습니다. 마을의 배치, 큰집과 집 사이에 위치한 바깥의 풍경 등 모든 것들이 영화를 위해 만들어진 것들이다. 이런 것들에 의해 "마이러브"의 역사성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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