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CONCEDTION [시리즈 7]은 매회마다 출연자들이 최후의 한사람이 남을 때까지 서로 죽인다는 가상의 TV쇼 ‘컨텐더(The Contenders)'의 7번째 시리즈이다. 감독 다니엘 미나핸은 ’Cops'와 같은 타블로이드 TV 쇼를 제작하면서 리얼 TV쇼에 몰두하게 되었다. 그리고 여기에 착안해 [시리즈 7]이라는 영화를 만들 결심을 했다. 프로그램을 제작하면서 배운 모든 것을 이용해 [시리즈 7]의 시나리오를 써 내려가기 시작했고, 그것은 규칙 등을 설명하는 쇼에 대한 바이블(bible)로 시작했다. 그러나 영화 속 TV 쇼와 현실의 차이를 어떻게 보여줄 수 있을지가 문제였다. 그에 대한 해답은 [시리즈 7]을 TV 쇼로 바꾸고, TV 쇼를 영화로 보여주는 것이었다. 단지 텔레비전의 관습들 -인터뷰, 나레이터의 목소리(voiceover), B-roll shot(삭제되는 풋티지에 대한 기술적인 용어), 그래픽, 극적 개조(dramatic re-creation)-만을 사용하여 전체 이야기를 전달하려는데 전적으로 몰두했다. 이렇게 완성된 시나리오를 가지고 첫 촬영에 들어갔다. 그런데 촬영이 한창 진행 중인 시점에 [시리즈 7]과 똑같은 컨셉의 ‘서바이버’라는 TV쇼가 전파를 탔다. 이어 [시리즈 7]에 대한 보도가 나가자 ‘서바이버’의 담당 프로듀서로부터 감독에게 전화가 걸려왔다. “마치 우리 대본을 보고 영화를 만든 것 같아”라고. 하지만 다니엘 미나핸 감독은 개의치 않았다. 오히려 더 사실적이고, 인간의 원초적인 본능을 극대화한 [시리즈 7]이 ‘서바이버’보다 큰 반향을 일으킬 것이라고 장담했다. 그리고 ‘서바이버’를 방영하기 전에 제작에 들어가 어설픈 패러디 영화가 되지 않을 수 있었음을 안도했다. [시리즈 7]의 ‘컨텐더’는 ‘서바이버’의 복사판이 아니라 바로 다니엘 미나핸 감독 자신의 TV 쇼인 것이다.
CASTING "REAL" PEOPLE 리얼 TV쇼에서 착안해 제작된 [시리즈 7]은 그렇게 때문에 영화에 출연하는 배우들이 실제 우리 주변의 사람들처럼 보여야 한다는데 인식을 같이 하고 스타나 알려진 배우의 기용을 피했다. 가장 먼저 출연이 확정된 배우는 주인공인 도온 역의 브룩 스미스. 1995년 “작은 괴물"이라는 브로드웨이 프로덕션에서 감독과 처음 만난 그녀는 당시 마약 중독자를 연기했다. 그때부터 감독은 그녀를 염두에 두고 스토리를 썼고, 일년 후, 완성된 시나리오를 보내면서 다시 만났다. 브룩 역시 시나리오에 호감을 보이더니 이내 수정 작업에 동참하면서 어느 덧 도온에 자신의 모습을 투영하기에 이르렀다. 그녀의 상대역인 ‘제프’를 찾기 위해서는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의 여러 배우들과 인터뷰를 하던 끝에 글렌 피츠제럴드를 만나면서 “바로 제프”라고 감독과 캐스팅 디렉터는 환호했다. 눈빛만으로도 풍부한 감수성과 복잡하면서 모호한 캐릭터의 분위기를 엿보이는 글렌은 곧바로 리얼 쇼에 빠져들었고 ‘The Real World Hawaii series'의 열광적인 팬이 되었다. 또다른 중심 인물 린지 역의 메리트 웨버는 실제로 ’The Real World'라는 TV 쇼를 보고 자라 자신의 역할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었다. 일반적인 또래의 아이들처럼 놀기 좋아하고, 자기중심적이며 카메라를 의식하는 캐릭터와 실제의 그녀는 그대로 일치했다. 모든 출연자들의 철저한 감정이입과 리얼한 연기 덕분에 [시리즈 7]은 현실과 허구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든다.
ON LOCATION WITH CREW [시리즈 7]이 기존 영화와 달리 새롭게 도전하고 있는 것 중 하나는, TV쇼의 언어로 장편 영화의 스토리를 전달하는 것이다. 때문에 촬영 감독 역시 TV쇼 형식을 모방하기보다는 보다 사실적인 느낌을 줄 수 있도록 실제로 TV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을 찾았다. 수소문 끝에 랜디 드럼몬드를 만날 수 있었다. ‘America's Most Wanted' 같은 TV쇼로 폭넓은 촬영 경험을 가진 그는 영화 [인형의 집으로 오세요]를 촬영하기도 했다. 감독은 촬영 감독에게 ”이 상황에서 당신은 무엇을 해야 돼죠?“ ”누군가가 방 안에서 총을 가지고 있다면 당신은 어떻게 행동하지요?“ ”당신이 생각하기에 위험한 상황이라면 당신은 어떻게 할까요?“라며 촬영내내 끊임없이 질문을 던져 보다 직관적으로 작업하게 했다. 2000년 11월, 감독의 고향인 댄버리(극중에서는 “Newbury"로 허구화 됨)에서 촬영을 시작했다. 총격전과 폭발이 난무하는 이 영화는 자칫 폭력 영화로 오해받을 소지가 있었기 때문에 사람들이 영화 촬영에 관심을 기울이지 못하도록 조심스럽게, 조용히 촬영이 진행되었다. 세트 역시 감독의 친구들과 가족의 집을 빌려 썼다. 짧은 시간동안 집을 넘겨 받아 모든 것을 부수고, 촬영 세트로 꾸민다는 것은 마치 마술과 같은 작업이었다. 덕분에 하루에 평균 6페이지의 분량을 꼬박 15시간씩 촬영했던 스탭들은 그야말로 4주간 강행군의 연속이었다. 그러나 이것이 영화에 좀 더 사실적이고 긴박한 느낌을 가져다주었다. “Dogma95" 식 작업 방식을 차용해 리얼 TV쇼의 느낌을 강화할 수 있었던 것이다.
SURVING PRODUCTION AND POST-PRODUCTION 편집을 담당한 말콤 제이슨은 내러티브 영화 경험으로 타블로이드 TV 광고(promos)와 다큐멘터리의 편집을 담당했다. 그의 제안으로 이루어진 화면 중간 중간의 광고 삽입은 그래픽, 티저, 매혹적인 TV쇼 오프닝 시퀀스를 완벽하게 재현했다. 여기에 각 참가자들의 인터뷰에서 상황 재연까지 TV의 틀거리를 영화에 십분 활용했다. 그리고 광고 프로듀서인 제이슨 보웰은 ‘컨텐더’의 전체 틀을 잡고, 리얼 TV로써의 컨텍스트를 불어 넣어주었다. 마지막으로 뮤직 수퍼바이저인 줄리 파비안코는 뮤직 에디터 엘리 재니와 그의 밴드인 Girls Against Boys의 팝 음악 선상을 날아다니는 강한 락 사운드를 영화에 덧입히면서 [시리즈 7]을 전혀 색다른 형식과 흥미진진한 영화로 완성시키게 되었다. 특히, 80년대 초의 플래쉬 백 시퀀스와 “Love Will Tear Us Apart"라는 뮤직 비디오는 도온과 제프의 러브 스토리를 보여주기 위해 특별히 제작된 것으로 이 영화에서 가장 재기 넘치는 화면. 아웃사이더이자 별종인 두사람의 관계가 가장 적절하게 표현된 장면이기도 하다. 1981년에 나온 존 디비전(John Division)의 “Love Will Tear Us Apart"는 파괴적인 사랑에 대한 찬가로 이 그룹의 리드 싱어는 후에 자살을 했는데, 그 점이 관객으로 하여금 비극적인 연상을 갖게 해주면서 한층 드라마틱한 감상을 전해준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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