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를 통한 글로벌 프로젝트 영화 제작 방식의 혁명
최근에 아이폰으로 영화찍기가 유행하기도 했지만, 인터넷 환경이 발달하고 유튜브가 활성화되면서부터 UCC 또는 UGC (User Created/Generated Content) 의 제작과 유통이 활발해진 지 오래이다. 2006년도에는 타임지가 올해의 인물로 "당신(You)"을 선정했던 상징적인 사례가 있듯이, 유튜브, 트위터, 페이스북, 블로그 등을 활용하여 개인 미디어가 확산되는 경향은 디지털 민주주의라는 새로운 사회 현상을 만들어 내었다. 미디어 전문가나 언론인이 아닌 보통 사람들이 보여준 인터넷 혁명은 위키피디아와 같은 참여형 미디어의 성공을 가져왔고, 사람들은 더 이상 정보의 수신자에 머물지 않고 적극적인 생산자로 활동하고 있다. 따라서 2010년에 유튜브가 주축이 되어 보통 사람들이 참여하여 극장 개봉 영화를 만든다는 아이디어로 시작된 이 프로젝트는 그리 놀라운 것만은 아니다. 그러나 그 결과물인 <라이프 인 어 데이>는 불특정 다수의 공동 작업을 통해서 예술 작품이 탄생할 수 있다는 놀라움을 안겨 주었다.
트위터와 인터넷을 달군 뜨거운 반응
공동체(Community)가 협력(Collaboration)을 통해서 컨텐츠를 만들어 나가는 것은 세계적인 추세이지만, 이렇게 전 세계인을 대상으로 하여 하나의 영상 프로젝트가 진행된 것은 최초이며, 이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영화 <라이프 인 어 데이>가 2011년 1월 27일 선댄스 영화제에서 상영되었을 때, 트위터 상에서 가장 인기있는 주제로 떠올랐으며 (하루 평균 트윗 횟수가 190만번에 달했음), 같은 날 유튜브에서 생중계 되었을 때 시청한 조회 수는 1,800만 건에 달했다. 감독 케빈 맥도날드는 <라이프 인 어 데이>의 제작이 인터넷과 유튜브가 생기기 전이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말한다. 또한 영화에 삽입된 다이빙이나 스카이 다이빙 장면 등 몇몇 장면에서 개인들이 보여준 독특한 촬영 기법은 영화 전문 스탭들을 놀라게 하기도 하였다.
삶의 작은 조각들이 만들어내는 아름다운 모자이크
세계 곳곳의 평범한 사람들이 바라본 세계의 모습은 가장 진솔하게 삶의 한 순간 순간을 포착할 수 있었고, 평범하기 때문에 더욱 특별한 영상을 만들어 내었다. 대도시의 북적거림에서부터 지구의 가장 외딴 곳의 고요함까지 다양한 장소에서 각자의 삶이 카메라로 기록되었고, 일출, 출퇴근, 동네 아이들의 모습, 아이의 첫 걸음마, 사랑하는 이를 잃은 느낌 등 사실적이고 개인적인 영상들이 인류의 일생을 담아내었다. 지구의 구석구석을 비추면서 희로애락, 남녀노소, 생로병사 등 삶의 모든 조각들을 모자이크처럼 아름답게 펼쳐내는 영화 <라이프 인 어 데이>는 오늘날 지구에서 살아간다는 것의 의미를 영화 한 편으로 완성해내었다. 영화를 보고 있노라면, 관객들은 자신도 모르게 미소를 짓기도 하고 눈물이 흐르기도 할 것이며, 영화를 보고 나면 사랑하는 사람에게 전화를 걸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될 것이다.
일상이 행복이 되는 마법의 순간 인생의 가장 빛나는 순간들이 빚어내는 감동의 퍼레이드
사람들이 잠들어 있는 고요한 새벽, 아프리카의 코끼리들은 강에서 목욕을 하고, 북극에서는 오로라가 빛나며, 부지런한 사람들은 해가 뜨기도 전에 일하러 나선다. 시끌벅적한 새벽 시장에는 활기가 넘치지만, 중환자실의 한 노인은 말하는 것조차 힘겹다. 어딘가에서는 생명이 탄생하고 있고, 15살 소년이 생애 첫 면도를 배우며, 누군가는 연인에게 프로포즈를 하고, 노부부가 유쾌하면서도 다정하게 결혼 50주년 언약식을 올리기도 하고, 한 게이 청년은 할머니에게 전화를 걸어 커밍아웃하는 용기를 낸다. 일생 일대의 의미있는 날이건, 아무 사건도 없는 평범한 날이건 간에, 삶의 작은 순간들이 얼마나 빛나고 아름다운지를 보여주는 영상들의 퍼레이드가 우리로 하여금 행복의 의미를 되새기게 만든다.
세계 각지에서 바라본 각기 다양한 시각들, 다르면서도 닮아 있는 세계인의 삶
2010년 7월 24일의 여름날, 어떤 사람은 극지방에서 캠핑을 하고, 어떤 사람은 스카이다이빙을 하며, 어떤 사람은 바다 속에 잠수를 하고, 어떤 용감한 소녀는 인간 피라미드의 꼭대기에 올라간다. 어떤 이에게는 평범한 하루이지만, 어떤 이에게는 최고의 하루이기도 하며, 어떤 이에게는 고달프고 힘겨운 하루이다. 세계 각지의 사람들은 잠자는 장소 (침대, 침낭, 작은 보트, 거리의 벤치 등) 에서부터 출근하는 교통 수단 (자전거, 오토바이, 승용차, 수레, 걷기 등)까지 각기 다른 환경에서 살아가는 듯이 보이지만, 자는 모습, 세수하는 모습, 양치질하는 모습, 아침 식사하는 모습 등이 교차 편집되면서 우리의 삶의 모습이 얼마나 닮아있는지가 암시된다. 어떤 이는 염소에게서 갓 짠 우유를 마시고, 어떤 이는 집 앞에 배달되는 우유를 마시지만 다양함 속에 숨어있는 공통점이 세계가 하나라는 것을 느끼게 한다.
당신이 사랑하는 것은 무엇입니까, 그리고 당신이 두려워하는 것은 무엇입니까
동시대에 살고 있지만, 사는 지역도, 환경도, 언어도 다른, 다양한 인종과 연령층의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서 우리는 이 세계가 얼마나 넓은지 다시 한번 실감한다. 이 모든 사람들에게 세 가지 질문을 던졌다. “지금 주머니에 가지고 있는 물건은 무엇입니까?”, “당신이 사랑하는 것은 무엇입니까?”, “당신이 두려워하는 것은 무엇입니까?”. 예상했던 답변들과 예상 못했던 답변들이 우리를 미소짓게 만든다. 주머니 속에서 튀어나오는 햄스터, 자신의 냉장고를 가장 사랑하는 남자, 머리 숱이 줄어드는 게 두렵다는 남자 등등. 다양한 답변들 속에 숨어있는 편견, 신념 또는 삶의 지혜를 만나면서 우리는 때로는 슬픔을, 때로는 가슴 찡한 공감을 느끼게 된다.
자전거 여행자 윤옥환씨가 찍은 영상이 주요 에피소드로 등장
<라이프 인 어 데이> 제작에 영상이 채택된 331명 중 최종 선정된 26명은 2011년 선댄스 영화제에서 열린 월드 프리미어 시사회에 초대되었는데, 한국인으로는 유일하게 선정된 윤옥환씨는 여전히 자전거 여행 중이어서 참석하지는 못했다고 한다. 그는 남북통일과 세계 평화를 위해 2001년부터 자전거로 9년 넘게 세계를 여행하고 있으며 그동안 190개국을 여행해 왔다. 영화를 찍은 2010년 7월 24일에는 네팔의 카트만두를 여행 중이었던 그는 진솔하면서도 유머러스한 독백을 들려주면서 영화의 주요 캐릭터로 등장한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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