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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 시인(2005, Poet of the Wastes)
배급사 : CJ CGV(주)
수입사 : CJ 엔터테인먼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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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이란 영화에 대해 알고 있는 딱 그만큼의 영화 ★★★  idlecat6 06.09.26
코믹영화일까? 감성영화일까? 어쩐지 청소부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  skyhan00 06.09.20
재밌지만 슬픈.시인이란.. ★★★☆  gasina12 06.09.20



테헤란 거리에 낙엽이 질 때,
청소부는 시인을 꿈꾸기 시작한다…


<쓰레기 시인>은 2002년 부산국제영화제에서도 상영된 바 있는 다큐멘터리 <포로, 기다림>의 이란 감독 모하마드 아마디가 내놓은 첫 번째 장편 극영화. 감독의 영화적 스승이라 할 수 있는 모흐센 마흐말바프(<칸다하르> <아프간 알파벳> <섹스와 철학>)의 시나리오를 스크린에 옮겼다. 이란의 암울한 사회상을 바탕에 깐 채 청소부가 된 어느 순진한 청년의 이야기를 때로 유머러스하게, 때로 가슴 시리게 그려냈다.

청년이 되고자 했던 건 시인. 하지만 그에게 허락된 것은 거리를 치우는 청소부가 고작이다. 고단한 업무와 타인의 멸시까지 견뎌야 하는 청년에게 위안이 되어주는 것은 우연히 주운 쓰레기 봉투에 찾아온다. 어느 여인이 자신의 오빠에게 보내기 위해 쓰다 만 편지와 은둔생활을 하고 있는 어느 유명한 시인의 메모. 청년은 시인에게 시를 배우면서, 한편 여인을 어떻게 도울 것인가 골몰하는 걸로 일상의 활력을 찾는다.

카메라로 담아낸 또다른 언어, 그리고 애잔한 선율

영화가 잃지 않고 있는 것은 잔잔하게 흐르는 유머들. 찢어진 편지 하나로 흠모하는 마음을 갖게 된 여인을 향해 청년이 벌이는 에피소드들은 시종 입가에 미소가 번지게 한다. 우체부를 가장해 여인에게 편지를 전하고 황급히 사라지는 모습, 어설프게 여인을 미행하는 모습, 여인이 가는 길목의 낙엽을 서둘러 치우는 모습 등은 사랑에 설레이는 서툰 연인의 심정을 흐뭇하게 표현한다. 하지만 영화가 끝까지 놓지 않고 있는 것은 현실에 대한 냉정함이다. 암살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에 스스로를 유배시킨 시인의 비극적인 최후와 순진한 청년의 호의 마저도 의심해야 되는 처지에 놓인 여인. 그들이 청년과 온전히 소통하기란 어쩌면 처음부터 불가능한 것이었는지도 모른다.

이야기뿐만 아니라 <쓰레기 시인>에서 탁월한 것은 영상과 음악이다. 카메라는 마치 시인의 펜이라도 되는 양 테헤란의 거리를 한 폭의 풍경화처럼 고즈넉하게 담아냈다. 낙엽이 지는 테헤란의 쓸쓸함이 스크린 밖에서 그대로 체감될 정도. 음악 역시 오래도록 여운을 남긴다. <루나파파>의 음악을 맡았던 달레르 나자로프가 만들어낸 애잔한 선율들은 이야기, 영상과 함께 <쓰레기 시인>을 한편의 시로 완성해낸 또 다른 ‘언어’이다. ‘아름다운 비극’이란 아이러니가 궁금한 이들에게 <쓰레기 시인>은 올 가을 가장 감동적인 영화로 기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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