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섹스(2004, Stratosphere Girl)
제작사 : Pandora Film /
수입사 : C&S 엔터테인먼트 /
유럽 명문 제작사가 완성한 동양의 신비주의 에로티시즘
“몇 년 전 도쿄에 다녀오던 중 비행기 안에서 매우 아름답고 어린 여성이 내 옆 좌석에 앉았다. 그녀의 한쪽 눈은 멍들어 있었는데 그녀가 입고 있던 하얀 원피스와 깔끔한 차림새와는 너무나 비교가 되어 그 멍이 너무나 두드러져 보였다. 그녀는 모국인 독일로 돌아가는 길이라고 했는데 어리석은 일이었지만 도쿄의 유흥가에 목돈을 벌기 위해 일본에 갔었다고 이야기하며 자신의 충격적인 경험담을 모두 나에게 들려주었다. 그녀는 명문대를 졸업한 재원이었는데 도쿄에서 보낸 나날은 지옥 같았다고 하며, 인형과 같이 예쁜 세계 각지에서 모인 어린 여자들이 많이 있었으며 모두 호스티스 일을 했다고 하였다. 또한 일본 경제가 어려워져 호스티스들의 경쟁이 치열하며, 그녀들은 아주 작은 아파트에서 모여서 지낸다고 하였는데, 자신도 스웨덴 여성과 싸움을 벌여 멍이 들었다고 하였다. 나는 이 여성의 경험담을 기초로 도쿄라는, 돈을 벌고 싶은 미모의 여성들이 웃음과 몸을 파는 비뚤어진 유토피아의의 모든 것을 표현하고자 이 작품을 기획했다”
위의 연출의 변에서도 알 수 있듯 독일의 촉망 받던 신예 감독 매티아스 X. 오버그는 충격적이면서 오감을 자극시키기에 충분한 소재의 영화화를 위해 귀국 즉시 시나리오 작업에 몰두하여 많은 자국 내 제작사가 경합을 벌인 <아이돌 섹스>의 이야기를 완성하게 된다. 결국 짐 자무쉬, 에밀 쿠스트리차 등 거장들의 영화와 김기독 감독의 <봄.여름.가을.겨울 그리고 봄>을 제작했던 신흥 명문 회사‘판도라 필름’에 의해 영화화 되어 국내는 물론 해외 각지에서 촬영 전부터 큰 주목을 받게 된다. 하지만 호사다마였을까? 어리지만 관능적이며 거기다 천사를 닮은 듯한 청순미까지 겸비한 극중 18세 소녀 ‘안젤라’ 역을 맡을 배우는 찾는 일은 쉽지 않았다. 감독을 비롯한 제작진은 전국 및 해외를 돌며 오디션 및 테스트를 실시하기에 이르고, 결국 벨기에 브뤼셀에 있는 한 연극 학교에서 일류 모델이지만 연기 공부를 위해 수업 중이던 극 중 여주인공이 살아있는 듯한 착각이 들만큼 매력적인 소녀 클로에 빈켈을 천신만고 끝에 찾게 된다.
촬영 시작까지 이렇듯 몇 번의 드라마틱한 과정을 거친 후 결국 영화는 촬영에 들어가게 되고, 우연의 일치인지 영화 촬영을 시작한 후 나이트클럽에서 일하던 스튜어디스 출신인 영국인 호스티스가 행방불명 되는 영화 속 설정과 흡사한 사고가 도쿄에서 발생해 다시 한번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는 계기가 되기도 한 이 영화는 결국 화면 가득 동양의 신비로운 에로티시즘이 가득한 색다른 작품으로 완성되기에 이르렀다.
화려한 네온사인. 밤의 요정들의 거부할 수 없는 몸짓과 치명적 유혹
이 영화의 가장 매력적인 부분은 도쿄의 유혹적인 밤을 지배하는 외국인 호스티스들의 적나라한 생활상을 리얼하게 재현해낸 부분이다. 성문화와 유흥문화에 있어서는 세계 최고라 할 만큼 발달한 일본, 특히 수도이자 세계 경제의 중심지인 도쿄의 밤거리에선 다양한 국적의 유흥업 종사자들을 만날 수 있다. 이들은 대부분 관광비자로 입국해 눌러앉은 불법취업자지만 유학생 신분으로 그곳에 정착해 술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경우도 점점 늘고 있다고 한다.
실제로 도쿄 밤거리의 외국인 여성 호스티스는 신주쿠나 녹본기 거리에서 심심찮게 볼 수 있으며 필리핀, 러시아, 중국, 남미, 유럽 등 세계의 모든 여성이 다 모여 있다고 할 수 있고, 오히려 일본 호스티스가 드물다고 할 만큼 인종 전시장을 방불케 하며 영화 속 장면처럼 경제적으로 윤택하지만 격무에 시달리는 일본 남자들의 쾌락을 위한 도구가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또한 고급 클럽에서는 언젠가부터 러시아, 독일, 프랑스 등 유럽의 모델급 여성들이 등장 했는데, 그 여성들 또한 많은 돈을 벌 수 있다는 생각 하나로 먼 이국땅을 찾았고, 결국 '미즈 쇼오바이(みずしょうばい. 水商賣. 물장사)'라고 불리는 ‘밤의 요정’으로 살아가고 있다.
영화에서도 이런 현실을 반영하듯 금발 미녀들에게 자신들의 취향대로 일본의 여고 교복인 세라복을 입히기도 하고, 거금을 약속한 후 자신의 눈앞에서 여자끼리 애정을 나누는 장면을 은밀히 훔쳐보는 사업가의 모습이 그려지기도 하며, 수족관을 연상케 하는 풀 속에 호스테스가 직접 들어가 손님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술집의 모습 등 기상천외하고 약간은 변태적인 일본이란 나라의 적나라한 성 풍속도를 엿보는 경험을 관객들에게 선사하고 있다.
18세 여인의 눈부신 아름다움과 은밀한 관능미를 만나는 색다른 경험
이 영화의 원제목은 "Stratosphere Girl" 이다. Stratosphere란 단어를 사전에서 찾아보면 “성층권” “최상급” 이란 의미를 담고 있어 제목의 의미는 말 그대로 한마디로 표현할 수 없는 성숙한 여인이 되기 바로 전 경이로운 모습을 가진 최상급의 아름다움을 소유한 소녀를 의미한다. “이처럼 곱고 우아한 사람은 천상에서 내려온 게 아닐까? 남자들을 위해서 말입니다.”라는 극중 대사나 영화의 제목처럼 소녀 ‘안젤라’는 아름다움 그 이상의 매혹의 이름으로 관객에게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이렇듯 천사의 얼굴을 한 유럽 출신의 한 소녀가 도쿄에서 호스티스로 일하면서 황당한 실종 사건에 휘말려 드는 에로티시즘 드라마 <아이돌 섹스>는 오프닝부터 몽환적 관능미로 숨가쁘게 시작하고 있다. ‘저렇게 순수한 모습을 한 소녀가 왜 낯선 나라에 까지 와서 호스티스 생활을 하는가?’ 하는 의구심은 어느새 그녀가 이끄는 대로 나도 모르게 도쿄의 밤거리를 거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고, 젊은 여인들의 개방적 자유분방함과 물질 만능주의의 후유증일 뿐이라며 그녀의 존재를 부정을 하려 해도 시각과 청각을 단숨에 마비시키는 18세 소녀 ‘안젤라’에게 모두 포로가 되어버리고 만다. 그런 그녀가 순백색 화면에 재현되는 남자와의 정사 장면에서 선보이는 전라의 모습은 숨을 멎게 할 만큼 유혹적으로 마음을 파고들고, 환락의 세계에서 그녀가 겪는 모든 낯설고 은밀한 경험들은 안타깝지만 때론 남성들의 미묘한 심리를 조심스럽게 자극하며 서서히 그 관능의 여정으로 끌어들이고 있는 것이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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