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드비가의 베개(2000, Jadviga's Pillow)
제작사 : Mafilm, Uj Dialog Studio / 배급사 : 예맥필름
수입사 : 예맥필름 /
-헝가리 국제 영화제 심사위원 대상 -살레르노 국제 영화제 대상 -카를로비바리 영화제 초청작 -팰릭스 국제 영화제 초청작 -모스크바 국제 영화제 초청작 -로마니안 국제 영화제 초청작
베개맡에 숨겨진 한 여인의 사랑, 욕망, 불륜 그리고 죽음의 로맨스
영화 [야드비가의 베개]는 20세기초 헝가리의 대평원을 주무대로 하여 펼쳐지는 고품격 불륜 치정극이다. 여전히 보수적 성향을 견지하고 있던 유럽 출판계 전체를 들썩거리게 했던 팔 자바다의 1997년작 베스트셀러 '야드비가의 베개'를 원작으로 크리스치나 딕 감독은 남녀간의 치열한 욕망과 사랑, 죽음의 삼각구도를 대담하고 파격적인 영상으로 담아낸다.
한 여자만을 사랑했지만 결코 행복할 수 없었던 남자. 한 남자만을 사랑했지만 그 남자를 완전히 소유할 수 없었던 여자. 역사의 혼란스런 수레바퀴 사이로 찾아든 강렬한 유혹. 우리는 영화 [야드비가의 베개] 속에서 끊임없이 고민하게 된다. 불륜이란 그저 부도덕적인 치부일 뿐인가? 아니면 다시 찾아온 운명적 사랑의 다른 이름인가? 그리고 우리는 드디어 야드비가의 베개맡에서 그 해답을 찾을 것이다.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 [정사]를 뛰어넘어 [글루미 썬데이], [해피엔드]를 가로지르다.
끝없이 펼쳐진 초록의 평야. 그 위를 한없이 달리는 증기기관차. 영화 [야드비가의 베개]에 자주 등장하는 풍경이다. 영화는 레일 위를 질주하며 헝가리 제국이 해체되어 가는 과정을, 그 속에서 붕괴되어 가는 한 가족의 일대기를, 그리고 두 남자와 한여자의 운명적인 관계를 풀어낸다. 그런 면에서 [야드비가의 베개]는 이제까지 모든 불륜영화가 가질 수밖에 없었던 벽을 허물기에 충분하다.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의 맛있게 포장된 비 현실의 사랑보다는 운명적 사랑의 절대성을 흠모하고, [정사]의 불투명한 도덕성을 닮기보다는 사회적 관습의 통념을 깨부수는데 인색하지 않다. 한편 [글루미 썬데이]에서 보여졌던 영혼을 울리는 자상한 감동을, [해피엔드]가 남겨주었던 사회적 문제의식과 치밀하고 깊은 치정구조를 재해석해낸다. [야드비가의 베개]는 무척이나 솔직하다. 한 남녀의 만남에서부터 출발하여 그들이 가정을 꾸리고 아이를 낳고 설레는 사랑과 복잡한 애증의 갈래선을 교차하면서도 결코 무거운 위선을 덮어씌우지 않는다. 한 여인의 삶을 드라마틱한 시선으로, 주인공들의 삼각구도를 충격적인 성묘사와 미스테리한 사건의 전개로, 역사의 거대한 물줄기를 장대하고 스펙타클한 한편의 서사시로 풀어내었다. 그리고 어느새 슬픔의 아리아와 감동의 흔들림만이 존재하는 서정적 엔딩이 찾아든다.
웅장한 영상, 다채로운 의상과 화려한 세트 그리고 아름다운 선율로 감상하는 불륜...
영화 [야드비가의 베개]는 헝가리 국토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광활한 대평원의 웅장함으로 우리의 시선을 잡아끈다. 부다페스트의 화려함이나 형식미는 없지만 장대하게 펼쳐진 원대한 자연의 선물을 보고 있노라면 절로 엄숙해지기까지 한다. 자칫 디테일에 소홀해질 수도 있는 방대한 스케일의 무대를 촬영감독 가보르 발로그는 꼼꼼한 장인의 정신으로 담아냈다. 평원을 가로지르는 다뉴브강의 푸르름, 밀회의 은밀함만큼이나 신비한 호수의 물안개, 동서양이 공존하는 듯한 그래서 상실과 고독의 아름다움이 동시에 묻어나는 이름 모를 도시들... 이미 카메라를 장악한 그들은 거기에 만족하지 않았다. 의상박람회를 연상시킬 정도의 다양한 헝가리 민속의상들은 완전무결한 채색의 조화가 무엇인지 말해주고 무도회장 등에서의 세트디자인은 마치 동화 속에나 나올법한 세계로 우리를 안내한다. 그러나 향연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우리가 보다 눈여겨 아니 귀기울여야 할 것은 베를린 영화제 은곰상 수상작인 [Time]에서부터 시작하여 칸느 수상작인 [Daniel takes a Train], 칸느, 뉴욕비평가협회, 동경영화제 수상에 빛나는 [Time Stands Still] 등으로 연결되는 고르기 셀메치의 주옥같은 사운드트랙들. 마치 '헝가리 광시곡'의 리스트가 부활한 듯 애잔하고 섬세하기 그지없는 피아노의 조율들, 그와 대비되는 거친 남성미의 행진곡들, 때론 민족의 불운 앞에 초연하려는 듯한 움직임의 헝가리 전통음악들을 듣고 있으면 어느새 우리는 불륜 앞에서조차 행복해질지 모른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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