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극광영화사와 일본의 쇼치쿠가 합작한 <어화>는 어촌을 떠나 서울로 상경해 풍파를 겪는 한 여성을 그린 멜로드라마이다. 서울에 가서 돈도 벌고 공부도 하고 싶은 인순은 가난한 어부의 딸이다. 인순은 집의 빚을 갚아 준 철수를 따라 서울로 올라오지만, 결국 그의 정부 신세가 되어버린다. 서울에서 차장을 하는 옥분의 도움으로 그의 손아귀에서 벗어나지만 그녀의 앞길은 어둡기만 하다. 고기잡이 배에 켜놓는 등불을 일컫는 ‘어화’는 서울에서 지쳐버린 인순을 인도하는 고향의 등불이기도 하다. 서울에서도 흔들림 없이 자신을 지켜나가는 옥분과 대조적으로 인순은 도시의 모든 유혹에 쉽게 무너진다. 그러나 영화는 인순에게 가혹하지 않다. 정조를 빼앗긴 인순을 보듬는 것은 아마도 빼앗긴 나라에 대한 연민이었는지 모른다. ‘쾌지나칭칭나네’라는 민요로 시작하고 끝을 맺는 <어화>는 ‘조선적 색채’로 가득 차 있다. 바다와 바위, 그리고 파도가 어우러진 어촌의 마을풍경과 철수와 인순이 상경 길에 나선 관광을 통해 보여지는 조선의 산하가 아름답게 펼쳐진다(조영정).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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