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로드리게즈 (Rodriguez) | | + 생년월일 : 1942년 7월 10일 금요일 / 국적 : 미국 | + 성별 : 남자 | | | | | | | |
| 처음 그의 목소리를 들으면 흑인일 것이라 생각하게 되지만, 그는 1942년 7월 10일에 태어난 멕시코 계 미국인이다. 데뷔 전, 게이 클럽과 싸구려 호텔 바에서 연주하던 ‘슈가맨’은 언제나 진심을 다해 연주했고, 그의 재능을 알아본 음반 관계자에 의해 1970년, 데뷔 앨범 [Cold Fact]를 내게 된다.
밥 딜런의 초기음악처럼 담백하면서도 감미로운 목소리와 제임스 테일러의 달콤함, 마빈 게이의 소울이 담긴 그의 노래는 그야말로 완벽했다. 당시 음반 관계자들은 비틀즈나 롤링 스톤스, 레이 찰스의 음악을 연상시키는 그의 음악이 큰 히트를 칠 거라고 기대했고 평단 또한 극찬을 아끼지 않았지만, 모두의 예상과 달리 그 앨범은 쫄딱 망하고 만다. 그가 썼던 ‘로드리게즈’라는 이름이 마리아치 같은 라틴계 노래일거라는 편견을 대중들에게 심어주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 당시 음악을 하는 사람들은 쾌락주의에 젖어 성의 자유를 외치고 마약을 하면서 음악을 한 반면, ‘슈가맨’의 노래는 세상의 불평등에 대해 이야기했다. 물론 누구도 듣고 싶어하는 말이 아니었다. 그렇게 ‘슈가맨’은 사람들에게서 잊혀져 갔다.
그 후, 그에 관한 이상한 소문들이 나돌기 시작했다. 그가 쓴 노래 중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럼 여러분들도 제 노래에 감사한 마음을 느낄 수도 있겠죠. 그리고 이제 모두 잊어버리세요.”라는 가사 때문이었다. 자살을 했다는 둥, 아내를 죽이고 감옥에 갔다는 둥, 약물중독으로 죽었다는 둥 그에 관한 끔찍한 소문들이 나도는 사이, 정작 그는 웨인 스테이트 대학교에서 못했던 공부를 하며 세 딸을 키우고 있었다. 남아공에서 자신의 앨범 [Cold Fact]가 50만장 이상 팔리고, 자신이 롤링 스톤스나 엘비스 프레슬리보다 훨씬 더 인기 있는 가수라는 사실을 전혀 알지 못한 채 말이다.
‘슈가맨’은 디트로이트에서 공장일과 세탁소 일 등 다양한 일을 하며 평범하게 살아갔다. 오폐물을 처리하고 건물을 철거하는 등 남들이 모두 기피하는 힘든 일을 할 때도 불평 한마디 하지 않고 늘 경건한 자세로, 도무지 이런 일과는 어울리지 않는 점잖은 복장을 갖춰 입고 일했다. 그는 자신의 신념대로 노동자에 관한 사회운동을 끊임없이 했고, 더 나아가 시장선거에 출마하기도 했다. 비록 본인의 이름 철자가 틀린 채로 등록이 되고, 당연하게 떨어지긴 했지만, 그는 언제나 최선을 다하는 삶을 살았다. 모두가 꿈꾸는 성공을 이루지는 못했지만 스스로는 한번도 실망하지 않았다.
그러던 그에게 어느 날, 기적이 찾아왔다. 90년대 후반, ‘슈가맨’을 너무나 사랑한 팬이자 열혈 음악평론가인 스티븐과 크렉이 그를 찾아낸 것이다. 꿈처럼 믿기 힘든 일이 실제로 일어났고, ‘슈가맨’은 남아공으로 날아가 수많은 팬들 앞에서 엄청나게 성공적인 공연을 하게 된다. 1998년, 5천 명이 들어갈 수 있는 공연장에서 열린 6번의 공연은 모두 매진이 됐고, 수많은 남아공 팬들이 자신의 모든 노래를 알고 따라 부르는 모습을 보며 ‘슈가맨’은 감격했고 또 놀라워했다.
4번의 남아공 투어를 통해 30여 차례 공연을 한 ‘슈가맨’은 이를 통해 번 수입의 대부분을 가족과 친구들에게 나눠줬고, 본인은 40년 넘게 살아온 작고 허름한 집에서 아직까지 살고 있다. 남아공에서는 슈퍼스타지만, 미국으로 돌아오면 늘 그래왔듯, 평범한 일용직 노동자의 삶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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