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3년생, 1998년 사망. 제롬 빅스비는 헐리웃 유명 SF영화작가이자 여러 TV시리즈의 극작가로서 활발하게 활동했지만 국내에는 그의 이름이 약간 생소하다. 하지만 원래 영화<맨 프럼 어스>의 원제는 각본을 쓴 제롬 빅스비의 이름을 먼저 넣어서<”제롬 빅스비”의 맨 프럼 어스>(Jerome Bixby's The Man From Earth)로 명기되어 있었을 만큼 시나리오 작가로서 그의 명망은 드높다. 제롬 빅스비는 <맨 프럼 어스>를 1960년대부터 구상해 38년간 수정에 수정을 거듭해 써 왔는데, 지병으로 인해 정상적인 시나리오 집필작업을 할 수 없게 되자 병상의 침대에 누워 <맨 프럼 어스>를 완성시키기 위해 자신이 하는 말을 아들이자 영화제작자인 에머슨 빅스비에게 받아 적도록 시켰다. 그의 마지막 작품이 된 <맨 프럼 어스>는 일반적인 미스터리 장르의 구조인 사건의 동기와 배경엔 별 관심이 없고, 극 중 등장하는 주인공이 설명하는 이야기의 내러티브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어 그의 대표작인 <환상특급>의 구조와도 전혀 다른 느낌이 든다. 이는 관객이 영화 속 주인공과 주변인물들의 대사를 의미해 보면 깨닫게 되는데, 죽음을 앞둔 75세의 늙은 작가가 자신의 청년시절에 매달린 주제를 가지고 연구하고 확장해서 극 중 주인공의 생명처럼 영원히 지속시키려던 것이 아니었는가 싶은 추측이 들게 한다. 해외 뿐만 아니라 국내 SF팬들에게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천재작가 제롬 빅스비, 영화사상 유례없는 작가 사후 약 10여 년이 지나 제작된 <맨 프럼 어스>는 그 위대한 SF작가의 이야기 실력을 제대로 감상할 수 있는 보기 드문 수작으로 국내관객에게 기억될 것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