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 중반까지 표현의 한계를 안고 가야했던 한국영화가 10여년 만에, 상상을 현실화하며 소재의 폭을 무한대로 넓히게 된 데에는 특수분장의 역할이 가장 컸다. 그리고 그 중심엔 윤예령 감독이 있다. 강제규 감독의 <은행나무 침대>(1996)에서 환타지를 리얼리티로 전환시키며 한국영화 특수분장을 헐리웃의 수준으로 끌어올린 그는 <퇴마록><자귀모><링>등, 환타지를 현실화 시키는 작품에 참여 다양한 실험과 시도를 통해 2004년 한국영화의 현재를 이루어냈다. 윤예령 감독의 이러한 재능과 노력은 영화 <페이스>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복안이라는 생소한 소재를 현실감있게 표현, 두개골과 복안의 단계별 두상을 완벽히 재현해내었다. 또한 철저한 계산을 통해 제작되어 녹아내리는 인간의 형상은 너무나 사실적이어서 실제 사람을 녹아버린 느낌처럼 오싹하게 다가온다. 모든 허상을 현실로 만드는 진정한 마술사 윤예령. 현재 그는 유영분장학원의 원장으로서 차후 한국영화계를 빛낼 더 큰 재목을 키우는데 공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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