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양의 세계를 접목한 크로스오버의 대가 양방언이 <천년학>을 통해 임권택 감독과 조우하게 되었다. 애니메이션, 다큐멘터리, 드라마를 넘나들며 동양의 절제된 정서와 서양의 자유분방한 정서를 오묘하게 표현해내고 있는 재일교포 피아니스트인 양방언과 한국적 소리의 대가 임권택 감독의 만남은 그 자체만으로 상상을 뛰어넘는 결과물을 기대하게 한다. 그의 음악에는 피아노, 드럼, 베이스부터 태평소, 가야금, 꽹과리, 아이리시 휘슬, 크룸호른까지 등장하지 않는 악기가 없을 만큼 다양하며 국악, 클래식, 재즈 등 모든 장르와 색감의 음악이 만나 이루어내는 풍부한 스펙트럼으로 듣는 이의 몸과 마음을 동시에 사로잡기로 정평이 나있다. 몇 년 전부터 양방언의 팬이었던 오정해가 임권택 감독에게 그의 음반을 들려드리고 공연에도 초청하곤 하였는데 <창>을 끝으로 김수철 음악감독과의 만남이 중단되어 뭔가 비어있다고 느끼던 임감독의 귀를 양방언의 음악이 단번에 사로잡은 것이다. <하류인생>은 한국 록(Rock)의 대부 신중현이 이미 마음을 맞추어 두었던 터라 양방언은 기꺼이 오래 기다려 <천년학>에 안착하였다. “동양적인 한과 흥을 놓치지 않으면서도 묘하게 현대적인 음악이 마음을 사로잡았다.”며 양방언의 음악세계를 평한 임권택 감독은 양방언에게 “마음 가는데로 작업하라”고 했을 만큼 한국의 전통적인 소리인 창을 주요한 소재로 삼는 <천년학>에서 현대음악과 버무려 새로운 감동을 끄집어 내는 양방언의 실력에 200%의 믿음을 보이고 있다.
양감독은 촬영지인 장흥과 남도 일대를 직접 둘러보며 소리를 수집하기도 하였는데, 극 중 주요 장소인 선학동이 품어 내는 고즈넉한 아름다움이나 가슴이 찡할 정도로 매화꽃 흐드러져 날리는 진한 정서 같은 것이 그의 음악으로 기지개를 펼 것이다. 장르의 경계와 한계를 뛰어넘어 온 양방언의 음악이 <천년학>과 만나 한국의 정한(情限)마저 담아내는 자기 확장으로 세계를 놀라게 할 듯하다.
필모그래피 작 품 | 천년학(2007) 천년여우 여우비(2007) 상도(2001-MBC드라마메인테마곡) 도자기(KBS 다큐멘터리) 썬더볼트(1995) 십이국기(일본-애니메이션) 외 다수
앨 범 | Echoes(2004) Pan-O-Rama(2001) In to the Light (2001) only Heaven knows(1999) Gate of Dream (1996) 외 다수
그 외 | Frontier(2002 부산아시안게임 공식음악) NETEASE의 ‘天下2’(게임음악) NCSOFT의 ‘AION’(게임음악) 한국관광공사의 한국관광종합홍보영상(2006 겨울 예정) 외 다수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