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적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영화가 국내에 거의 전무했던 2001년. 인간이 아닌 철창에 감금된 야생동물들의 관점으로 ‘동물원’을 바라 본 다큐멘터리 영화 <작별>(2001)을 시작으로 <침묵의 숲>(2004), <어느 날 그 길에서>(2006)로 이어지는 ‘야생3부작’을 만든 황윤 감독은 인간중심적 세계관과 현대산업문명을 성찰하는 다큐멘터리 영화를 지속적으로 만들며, 국내•외에서 독보적으로 생태적 화두를 영화 예술로 표현하는 작가로 인정받고 있다.
그녀에게 야생(野生)은 인생에 걸친 화두다. ‘인간 대 야생’으로 구분하여 야생을 타자화하고 착취하는 세계관에 반대하는 그녀는 여성, 장애인, 노동자, 농민, 이주노동자와 마찬가지로 야생동물을 사회적 약자, 소수자로 바라본다. 단순히 자연생태를 해부하는 다큐멘터리와는 다른 그녀의 작품은 ‘야생’이라는 스펙트럼을 통해 인간과 인간의 문명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도록 한다.
<작별>(2001), <침묵의 숲>(2004), <어느 날 그 길에서>(2006)로 이어지는 황윤 감독의 “야생동물 3부작"은 동물원에서 시작하여 점차 야생의 서식지로, ‘자본’과 야생의 관계로 나아간다. 생태계 붕괴에 대한 위기감과 반성이 높아질수록 그녀의 작품들은 더 강렬한 “현재성”을 가지며 관객들의 진심을 움직인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