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댄스 영화제 출신의 매우 역량있는 여성감독. 불행한 과거와 상처를 극복하고, 영화에 입문한 앨리슨 앤더스는 90년대 초중반 뛰어난 수작필름으로 각광받았다. 그녀의 영화들은 어딘지 자전적인 느낌을 전하며, 항상 여성들이 자신의 삶을 찾아가는 시각이 돋보인다. 남성우월 사회를 그리더라도, 도식적인 느낌보다는 그럴 듯한 남성 캐릭터를 만드는 것이 장점 중에 하나.
92년 [쉐드와 트루디]는 뉴멕시코의 한 가정사를 다룬 영화이다. 불행한 결혼생활을 했던 엄마와 그녀의 두 딸이 성장하면서 겪는 스토리. 강인하면서도 유연한 삶의 태도는 곧 건강한 사랑의 상대를 만나게 한다. 또한 그 상대가 실종됐지만, 곧 주체적인 삶을 성취할 수 있다는 주제가 멋지다. 감독 자신의 인생이 묻어나는 것은 미혼모 문제가 들어있다는 것. 그후 96년에 만든 [그레이스 하트]는 한 여성가수가 쇼비즈니스와 휘말리면서 자신의 정체성을 묻는 진지한 작품. 주제가 노골적이어서 교훈은 남지만, 재미는 전혀 없는 그런 페미니즘 영화가 아니라 삶의 기본적 충동과 건강함을 항상 풋풋하게 그리는 영화를 만드는 것이 이 여성 감독의 최대 장점이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