촬영은 예정보다 2개월 더디게 진행되었다. 여배우 오린 역을 맡았던 72세 노배우가 네 번째 장명을 찍은 후 갑자기 고혈압으로 쓰러져 급히 사카모토 스미코로 교체되었다. 사카모토는 45세. 연기 중 앞이 네 개를 부러뜨리고 58kg의 체중에서 15kg 감량하여 참여했다가 무리하여 쓰러졌다. 스탭에게 들려 하산한 후 휴양, 1주일 후 촬영을 재개하는 해프닝이 잇달았다. 사카모토는 "진통의 아픔을 맛본 뒤 아기를 낳았을 때 통증이 싹 가시는 그런 기분입니다" - 산케이 스포츠
<나라야마 부시코>의 길고 힘든 준비기간에는 캐스팅도 큰 몫을 차지했다. 다츠헤이 역은 이마무라 감독과 각별한 신뢰를 쌓아온 성격배우 오카타 켄이 만장일치로 선정되었지만 그 어머니 오린 역은 난항을 거듭했다. 역 자체가 워낙 강한 몰입을 요구하는 데에다 이마무라 쇼헤이 감독의 열정은 사소한 디테일도 놓치지 않았다. 오디션을 통과한 노배우도 스트레스를 못 이겨 중도하차했다. 전국의 양로원을 샅샅히 뒤졌으나 오린의 이미지를 가진 노인을 찾을 수 없었다. 결국 이마무라 감독은 <포르노 그래퍼>에서 함께 공연했던 45세의 여가수 사카모토 스미코를 최종으로 선택한다. 그러나 중년의 여성에게 죽음을 앞둔 노인의 역은 힘든 일이었다.
그러나 사카모토 스미코는 기적처럼 오린을 연기해냈다. 몸무게를 감량하여 작고 다부진 여인의 이미지를 만들어냈고 머리를 탈색하여 백발을 만들었다. 매 촬영마다 세 시간 이상 걸려 얼굴의 주름을 분장했다. 또한 오린이 돌절구에 이를 부러뜨리는 장면에서는 실제로 자신의 치아를 부러뜨려 스탭들을 경악하게 만들었다. 가수생명에 치명적인 위협이 될 열연에 전 스탭은 감동했고 그녀의 희생은 오린의 모습 그 자체였다. 이듬해 칸느 영화제 최고의 히로인이었던 사카모토 스미코는 이 영화를 끝으로 영화 인생을 마감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