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겸 감독 알리 아바시는 이란 출생으로 스톡홀름에서 건축학을 공부했으며 이후 덴마크 국립 영화학교에서 영화 연출을 공부했다. 그의 첫 장편 데뷔작 <셜리>는 2016년 베를린 영화제에서 프리미어 상영 후 호평을 받았다.
2018년 연출작 <경계선>은 칸 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 대상을 수상하며 그를 전 세계가 주목하는 감독의 반열에 올려놓았다. 10여 년 전, <경계선>의 원작 소설을 먼저 인상 깊게 읽은 알리 아바시 감독은 “영화화하기 까다로운 요소들이 많다는 점에서 도전의식이 생겼고, 또한 보편적이면서도 특별한 이야기라는 점에서 마음이 끌렸다” 라며 연출 계기를 밝힌바 있다. “<경계선>은 ‘티나’라는 여성이 자신을 찾아가는 러브스토리”라고 명쾌하게 정의한 알리 아바시 감독은 “감독으로서 <경계선>을 여러 번 볼 때마다 매번 느끼는 것은 이 영화가 러브스토리라는 사실이다. 기묘하고 강렬한 러브스토리는 장르와 캐릭터들을 움직이게 하고 변주시킬 수 있는 원동력이다”라고 덧붙여 올가을 모두를 사로잡을 매혹적이고 파격적인 오드 판타지 로맨스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여객선 출입국사무소, 경찰서, 도심 등 지극히 평범한 공간 속에서 일상을 살아가는 특별한 두 주인공 ‘티나’와 ‘보레’의 드라마는 환상과 현실의 경계를 과감하게 무너뜨리며 관객들에게 강렬한 몰입감을 선사하는 한편, 정체성과 진정한 사랑에 대한 보편적 화두를 던졌다.
봉준호 감독이 2020년 영국 영화 협회에서 발행한 잡지 <사이트 앤 사운드>와의 인터뷰를 통해 알리 아바시 감독을 주목해야 할 ‘차세대 거장 20인’ 중 한 명으로 선정하여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이란 내에서 허가를 얻지 못하여 터키로 향했지만, 이란 정부의 방해로 촬영 시작 한 달 만에 다시 요르단 암만으로 이동하여 촬영을 끝마치는 험난한 제작 과정을 통해 탄생한 <성스러운 거미>를 통해 감독은 이란 사회의 특수성과 그러한 환경 속에서 서로 다른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을 그려내고자 하였다. 2001년 연쇄 살인 사건의 범인 사이드 하네이가 체포되었을 당시 이란에서 거주 중이었던 알리 아바시 감독은 이 살인 사건의 범인을 영웅으로 칭송하는 보수 언론과 일부 대중의 주장에 큰 충격을 받았으며 2002년 교수형 집행 후 발표된 다큐멘터리 속 사이드 하네이의 인터뷰 영상이 그에게 많은 영감을 주었다고 전한다. 이후 15년이 넘는 기간 동안 다양한 버전의 시나리오를 집필하면서 살인마 한 개인에 대한 영화가 아니라 연쇄 살인마를 탄생시킨 이란 사회의 문화적 측면과 함께 그 안에 뿌리 깊게 자리 잡은 여성 혐오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위해 허구의 캐릭터 ‘라히미’를 추가하였다. 비록 여성 혐오와 그에 따른 비인간화를 영화에서 탐구하고 있지만 감독은 관객들이 <성스러운 거미>를 단순히 메시지를 전달하는 도구와 같은 영화로 바라보지 않길 원한다. 그는 이 영화가 이란 사회를 비추는 거울과 같은 역할을 하길 바라며 그 거울이 더럽거나 부서져 있을 수도 있지만 그곳에서 살아가는 것이 어떤 감각일지 관객들이 조금이나마 느껴보았으면 한다고 전했다.
Filmography 영화_<경계선>(2018), <셜리>(2016), <M for Markus>(2011) 외
드라마_HBO 시리즈 [더 라스트 오브 어스](2023)
수상경력 2021 판타스틱 페스트 감독상 수상 2018 칸 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 대상 수상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