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점제로(2004, Average Red / Promedio rojo)
| 낙제점수 또는 주인공 로드리게즈의 인생을 뜻하는 제목처럼 영화의 초반부는 꼴통들의 고교생존기를 연상시킨다. 뚱뚱한 몸매와 못생긴 얼굴 덕분에 친구들로부터 구박만 당하는 주인공 로베르토 로드리게즈, 옆에 있어봤자 전혀 도움도 되지 않고 오히려 인생에 해만 되는 단짝친구 콘도로, 게다가 절대로 좋아하지도 않고 부른 적도 없지만 꼬박꼬박 달라붙는 지능이 모자란 친구 파피타스, 여기에 풍만하고 육감적인 몸매로 자유분방한 성생활을 즐기는 여고생과 어디를 가든지 인기폭발로 여자친구가 넘쳐나는 킹카 남학생, 그리고 주먹을 휘두르며 무게 잡는 골목대장과 허세만 부리지만 어리버리한 담임선생님까지. 어디선가 많이 본 듯하지만 결코 익숙하지 않은 다양한 인간 군상들이, 누구나 겪어봤지만 똑같지는 않은 학창시절을 연기한다. 영화 도입부의 ‘꼴통들의 고교생존기’는 로드리게즈의 첫사랑 크리스티나의 등장으로 칠레판 <몽정기>로 변신하는가 싶었지만 영화는 보다 심각한, 그러나 결코 무겁지 않은 메시지를 남기면서 끝난다. 즉, 모든 인간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언제나 마음이며, 진실은 결국은 통한다는 것이다. 누구나 사춘기를 겪었고 누구나 성장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 시기는 닮은 듯하면서도 누구에게나 다 똑같지는 않다는 점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영화의 묘미는 영화를 보는 관객 각자 해석하기 나름이라할 수 있다. 만화가를 꿈꾸는 주인공의 나레이션이나 상상에 따라 실사화면 사이사이 등장하는 만화와 거친 펜터치의 애니메이션 영상도 영화의 재미를 더해준다. (조예진) -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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