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스트 회원된 지가 거의 10여년을 넘었는데 오래간만에 '아리랑, 삶의 노래 흩어진 나날들'이라는 국악풍 정가악회 공연에 당첨되어 남편과 대학로 나들이를 다녀왔습니다.
우선 도입부문에서 국악 특유의 현악기소리와 잔잔하면서도 울림이 있는 4명의 목소리는 그야말로 감동의 도가니였습니다. 꼭두각시 할매의 몸짓으로 예전 우리 동포가 녹음했던 '아리랑'과 함께 공연은 시작되었습니다.
살길이 막막했던 일부 우리 나라 사람들이 연해주로 이주했다가 그곳에서 독일군의 포로가 되어 여기저기 이주민으로 사는 동안 겪어야 했던 그들의 고통과 이방인으로서의 조국에 대한 그리움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6곡의 편집곡이 국악기와 함께 무대를 장악하는 동안, 우리나라 국악기에서 나오는 생생한 소리가 이리도 가슴을 훑어내릴 줄 몰랐습니다. 스크린에서 보이는 지난 삶의 현장과 지금 이곳에서 살고 있는 '고려인'들의 생생한 목소리와 함께 한 편의 공연이 아닌 한 편의 다큐멘터리를 보았습니다.
한국인이 아닌 고려인으로 살아야 했던 지금까지 어설픈 발음과 생김새로 인하여 이방인 취급을 받고 있는 이들에게 더없이 따뜻하고 동료의 손길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미처 몰랐던, 신문 기사에서 얼핏 보고 지나쳤을 법한 우리 민족의 아픈 과거를 이렇게 무대 위에서밖에 볼 수 없는 현실이 안타까웠습니다. 이런 이야기를 대중들에게 널리 소개도 하고 역사를 재조명하여 그들에게 한국인으로서 이땅에서 살아가기에 충분한 보상을 해주어야 한다고 느꼈습니다.
또한 때론 애절하게 때론 어깨가 들썩일 정도로 신이나게 연주하는 우리 국악 정가악회라는 장르를 널리 널리 보급했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고, 꼭 다시 한 번 이런 공연에 와보고 싶었습니다.
정말 너무 너무 소중한 시간 즐거운 공연 보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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