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한국영화시장이 한해 관객 2억 명 시대를 맞이했습니다. 작년에 비하면 무려 10% 이상이 폭증한 발전인데요. 더군다나 그 중 한국영화가 무려 60%에 달하는 점유율(59.2%)을 차지하며, 외화를 압도했습니다. 연간 흥행 순위 10위권에 있는 외화가 아이언맨3가 유일하다는 점만 봐도 관객 2억 명 시대를 이끈 주역이 한국영화라는 사실은 자명합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한국영화계에 여전히 산재한 문제가 곪을 대로 곪은 한해이기도 했습니다. 영화진흥위원회 집계에 따르면 올해 개봉된 영화 흥행순위 상위 18위 안에 든 작품의 매출액은 7775억 원으로 전체 매출액의 50%가 넘었습니다. 전체 개봉작 중 2%에 불과한 18편의 영화가 총 매출액의 절반 이상을 가져간 셈이죠. 나날이 폭증하는 시장의 규모와는 달리 독과점과, 불균형은 더욱 심화되었다는 뜻입니다. 몇몇 상업영화들이 막강한 배급을 발판삼아 수많은 관객들의 사랑에 행복한 비명을 지를 동안 다른 한 편에서는 차디찬 냉대와 외면을 받은 작품들이 다수 있었다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개인적으로도 종교적인 가치관에 큰 질문을 던진 ‘사이비’와, 신비로운 분위기가 이색적이었던 ‘소녀’를 인상 깊게 관람했는데요. 두 편을 비롯한 대부분의 독립영화들이 번번이 주목받지 못한 채 쓸쓸이 간판을 내려야 했습니다. 물론 영화자체의 대중성 부족을 탓할 수도 있겠지만, 사실 상 ‘퐁당’ 상영이 대부분인 이와 같은 작은 영화들이 제대로 된 경쟁이라도 할 수 있었을까요?
전체 영화관의 90%를 차지하는 멀티플렉스 집중 배급구조 역시 문제입니다. 특정 멀티플렉스들의 개별적인 시장장악력이 강해지다 보니 관람객들의 ‘볼 권리’를 보장하는 것에 한계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제작과 배급을 동시에 운영하는 관행 역시 문제죠. 제작과 배급을 동시에 해서 자신들이 제작한 영화를 자신들이 보유한 극장에서 상영한다는 것. 왠지 시작부터 평등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2014년에는 이와 같은 문제가 조금씩 해결되었으면 좋을 것 같은데... 무슨 좋은 방법 없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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