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비(정지훈·26)이 출연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스피드레이서’가 미국에서 흥행실패 후폭풍에 직면했다.
제작비 1억5000만달러, 마케팅비 1억달러를 들인 대작 ‘스피드레이서’는 개봉 첫주 흥행수입 1856만달러에 그치며 박스오피스 3위로 떨어졌다. 현지 박스오피스 집계사이트 ‘구루’는 “대부분의 비평가들에게 외면당한 양식화된 이 레이싱 영화는 어린이와 부모를 타깃으로 삼았으나 관객과 소통을 이루지는 못했다”고 지적했다.
영화전문지 ‘버라이어티’는 제작사 워너브라더스가 주말흥행 예상을 실제보다 상당히 부풀렸다고 폭로하기도 했다. 실제로 ‘스피드레이서’는 3500만달러짜리 저예산 영화 ‘라스베가스에서 생긴 일’(2017만달러)보다도 입장수입이 낮았다. 워너브라더스는 라이벌인 20세기폭스의 저예산 영화에게 패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쉽지 않았으리라는 분석이다.
버라이어티는 “스피드레이서는 적어도 3000만달러를 벌 것으로 예상했는데 가뜩이나 낮춰 책정한 영화업계 예상치를 상당히 밑돌았다. 특히 해외흥행도 재난 수준이라 워너브라더스가 실패작을 내놓았다는 점이 재입증됐다”고 확인했다.
워너브라더스 배급담당 사장인 댄 팰먼도 “이번 일은 우리 비즈니스에서 결과가 희망을 정당화시켜주지 못한 순간들 중 하나다. 그래도 우리는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현실을 수용했다.
일부 국내 미디어는 이래도 엉뚱한 소리를 늘어놓고 있다. 영화 개봉 전에는 비의 영화속 비중이 생각보다 높다고 치켜세웠다. 흥행에 참패하자 비는 그저 조연일 뿐이라며 편리하게 말을 바꾸고 있다.
심지어 ‘스피드레이서’가 ‘매트릭스’처럼 3편까지 기획돼 있다며 속편은 비가 연기한 ‘토조 캐고칸’의 뒷이야기를 담을 것이라고도 했다. 비가 후속편 계약을 마쳤다는 설도 나돌고 있다.
제작자 조엘 실버의 코멘트가 근거라면 근거다. 조엘은 ‘커밍순넷’과 인터뷰에서 “스피드레이서의 속편을 만드는 게 합당할 경우 우리는 멋진 속편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문제는 속편 제작이 합당한 상황이 아니라는 것이다. ‘무비모론’은 “속편이 만들어지는 것은 스피드레이서는 흥행성적에 달렸다”고 짚었다. ‘스피드레이서’의 흥행성적은 손익분기점에도 미치지 못할 전망이다. 영화 평가도도 낮아 DVD, 비디오 시장에서 기사회생할 가능성도 적다. 망한 영화의 관련상품이 많이 팔릴 까닭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