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2006년 12월 15일) 제27회 청룡 영화제 시상식이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어제 시상식을 보면서 감동을 받은 장면과 안타까운(짜증나는, 열받은) 장면들입니다.
여러분 생각은 어떠신지?
[감동적인 장면]
1. 변희봉 남우조연상 수상
[괴물]의 아버지 역으로 남우조연상을 수상한 변희봉. 잘은 모르겠지만 예전 어느 잡지의 인터뷰를 보건대 변희봉 선생님에게는 요즘 몇 년이 연기 인생에서 어쩌면 가장 행복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그런 자신의 연기에 대한 인정을 받았다는 의미도 있고.(어제 수상소감처럼 요즘 상은 마치 젊은 인기스타에게 주는 듯하기도 한데요)
특히 자신에게 새로운 연기 인생을 열어준 봉준호 감독에 대한 감사의 마음과
꿈 속에서라도 부모님을 뵜으면 한다는 그 소감에 눈물이 핑~~~~~
남우조연상 수상 발표 때 너무 좋아하던 봉준호 감독의 제스처까지 포함해서 어제 시상식 중 가장 감동적 장면이었습니다.
2. 안성기·박중훈 남우주연상 공동 수상
누군가 농담으로 [라디오스타]는 재활용을 어떻게 하면 되는지 확실하게 보여준 작품이라고 얘기한 바 있는데, 연기 인생 50년, 20년 운운하는 두 배우의 공동수상. 참 보기 좋았습니다. 특히 두 배우의 최근 모습은 이미 한물간거 아니냐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는데... 박중훈 씨 말대로 앞으로도 주연, 조연, 단역 가릴 것 없이 좋은 작품에서 좋은 연기 볼 수 있다면 참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3. 작은 영화의 선전
비록 흥행에는 큰 성공을 거두지 못했지만, [가족의 탄생] [천하장사 마돈나]의 성과는 과히 눈부십니다. 여우조연상, 신인 남우상, 감독상, 신인감독상, 각본상... 분위기로 봐서 이거 혹시 작품상까지 받는 거 아닌가 했을 정도로. 한국 영화제가 주로 흥행 성적 위주로 평가를 내리곤 했는데, 좋은 작품에 적절한 상을 수여한 거 같아 참 보기 좋았습니다.
[짜증나는/열 받은 장면]
1. 윤정희/정준호의 신성일 구명 발언
뭐니 뭐니 해도 이 발언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잘 모르는 사람들은 마치 신성일이 억울한 옥살이를 하는 것 처럼 느껴질 법도 했는데, 신성일은 배우로서 감옥에 간 것도 아니고, 제16대 국회의원인 정치인 자격으로 대구 유니버시아드 대회 지원과 관련, 뇌물을 받은 혐의로 대법원 판결까지 끝내고 5년 징역형을 선고 받아 감옥에 간 것입니다. 같은 영화인으로서 그럴 수 있다고 보는 사람들도 있을 수 있겠지만, 분명히 어제 행사는 공중파에 의해 생방송되는 행사입니다. 좋은 발언도 때와 장소를 가려야 하는데, 좋은 발언도 아니고, 범법자를 위해 공중파 생방송을 이용, 발언을 하다니... 이건 비난받아 마땅합니다.
예전에 한보그룹 정태수라든가 많은 부정 기업인, 뇌물 받은 관료들, 정치인들,... 감옥에 조금 있으면, 아프다.. 나이 들었다.. 이런 이유로 슬그머니 감옥에서 나온곤 했는데, 그 때마다 국민들로부터 많은 지탄의 대상이 되기도 했습니다.
어쨌든 어제 윤정희의 발언은 영화인들의 집단이기주의가 어느 정도로 천박한 수준인지 여실히 보여주었습니다. 거기에 젊은 정준호까지.. 쯧쯧쯧.. 정준호 희망 중의 하나가 정치인이라는데, 그 정도 수준에 제발 정치인 되질 마시길 (덧붙이자면, 이러니 영화인들의 스크린 쿼터 수호 주장에 일반인들이 쉽게 동의하지 않는 거라는 생각도 듭니다.)
2. 후보임에도 참석하지 않은 배우들
정말로 받을 가능성이 없어서 참석을 안 했는지, 아니면 어쩔 수 없는 사정 때문에 참석을 안 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그래도 후보까지 오른 배우가 그 자리에 안 보이는 건.. 좋아보이지 않습니다. 특히 만약에 국내 영화제 후보가 아니라 칸, 베를린 같은 영화제에 작품만 출품되어도 꼭 참석하러 가는 배우들을 떠올려보면 더 씁쓸해지더군요. 왠만함 참여합시다 ~~~~~
3. 여전한 자기 출연작 홍보
그나마 지난 대한민국영화대상보다는 자제하는 돗 보였지만, 이범수, 현영 같은 일부 분위기 파악 못하는 배우들.. 여전하더군요. 분위기 파악 좀 하시고, 자제 좀 합시다.....
이상.. 개인적으로 본 청룡 영화제 감동적 장면/짜증나는 장면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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