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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로이 트로이 디렉터스 컷
hongwar 2007-10-12 오후 10:34:36 1809   [8]
고대 그리이스를 지배하던 각양각색의 다양한 신과 불완전하고 미약하기만 한 인간들사이의 사랑, 운명, 질투 그리고 전쟁을 넘나드는 장대하고 매혹적인 대 서사 극이자 서구문학의 초석이 된 호머의 <일리아드>는 실제로 그 책을 직접 읽었던 읽지 않았던 간에 그 책의 유구한 역사만큼이나 널리 알려진 책 속의 재미있고 매력적인 에피소드들 때문에 오랜 역사를 두고 세대와 성별을 불문한 많은 사람들의 사랑과 관심을 받아왔다. 더구나 동경해 마지않는 신비스러운 신들의 아름다운 모습과 환상적인 일상을 엿볼 수 있다는 흥미진진함과 더불어 전지전능한 신이라곤 하지만 사랑에 한없이 초라하고 질투나 원망을 일삼아 때론 그것으로 인해 돌이킬 수 없는 운명적인 사건에 휘말리기도 하는 불완전하고, 미약한 인간의 모습과 닮은 듯한 다양한 신들의 철없는 모습들은 우리들의 흥미를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히 매력적이며 환상적이다. 또한 그런 신과 인간이 함께 어우러져 만들어낸 에피소드들은 이국적이며 환상적인 고대 그리이스의 분위기와 맞물려 마치 천상에서 펼쳐지는 인간들의 이야기로 더 로맨틱하고 더 운명적이며 더 드라마틱하게 다가와 현재의 근간이 된 고대 인간들의 장구한 역사를 담은 대 서사 드라마로 이야기가 주는 마력(?)에 푹 빠져버리곤 하게 했었다.

이런 매력적인 원작에 브래드 피트, 올란도 볼룸, 에릭 바나 등 특급 스타 배우들과 여신을 닮은 듯 아름답고 신비로운 다이앤 크루거, 거기에 숀 빈, 피터 오툴, 브라이언 콕스 등의 선 굵고 듬직한 조연들에 이르기까지 영화 <트로이>는 극적인 드라마와 신구를 아우르는 화려하고 비중 있는 배우들의 포진으로 벌써부터 영화에 대한 기대를 한 몸에 받기에 충분한 그 무언가가 있었다.
더욱이 대작전문 감독은 아니어도 다양한 장르의 재미있는 상업 영화(<특전 유보트>, <사선에서>, <아웃 브레이크>, <에어포스 원>, <퍼팩트 스톰>)들을 많이 연출해온 볼프강 피터슨 감독에 대한 믿음이 더해져 영화 <트로이>는 규모와 내용을 고루 갖춘 멋진 블록버스터로 탄생하게 될 것이란 것을 믿어 의심치 않게 했었다. 더욱이 올 초부터 등장, 이 영화에 대한 설레임을 가중시킨 장대하고 웅장한 스케일의 예고편은 영화에 대한 기대를 더욱 증폭시키며 이 영화의 개봉만을 손꼽아 기다리게 했었다. 그리고 고대하고 기대해 맞이하던 <트로이>를 드디어 보았다.

나의 기대가 너무 컷었던 탓인지 아님 신화 속 트로이 전쟁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던 나의 문외함 때문일까 영화 <트로이>는 내가 예상하지 못했던 산만하고 느슨한 전개와 기대에 못 미치는 평면적이고 밋밋한 인물들의 모습으로 점점 나를 실망시키고 있었다. 2시간 30분이 넘는 긴 상영시간에도 불구하고 극적인 무엇인가가 빠진 긴장감이 느껴지지 않는 이야기, 꽤 개성있어 보이기는 하지만 무언가 깊이가 느껴지지 않는 많은 인물들, 막대한 물량이 투입된 장대한 전투 씬임에도 이 영화이전의 어떤(?) 영화를 자꾸만 연상하게 하는 조금은 익숙한 스케일의 전쟁 씬 등 영화는 기대만큼의 스케일과 멋진 화면은 있지만 내용은 공허한 나의 기대치에 못 미치는 실망스런 모습으로 많은 아쉬움을 주고 있는 느낌이다.

신들이 배제된 인간들의 이야기 <트로이>
트로이 전쟁은 표면적으로 트로이의 왕자 파리스와 스파르타 왕 메넬라오스의 아내 헬레나의 금지된 사랑으로 인해 트로이와 스파르타를 포함한 그리스 연합군 사이에서 벌어진 10년간의 전쟁을 이야기 하지만 그 전쟁의 이면엔 불화의 여신 에리스의 황금사과와 그것을 차지하고자 했던 세 명의 여신(헤라, 아프로디테, 아테나)에 대한 에피소드가 담긴 꽤나 복잡한 신과 인간의 이야기이다. 하지만 감독은 신과 관련된 에피소드를 과감히 제거하고 전쟁의 원인이 되는 파리스와 헬레나의 로맨스, 헥토르와 아킬레스의 영웅적인 활약상이 담긴 트로이 전쟁 그리고 전쟁 통에 느껴지는 전쟁에 대한 부조리와 고뇌, 가족간의 사랑, 장수의 명예 그리고 각국의 이해관계 등에만 집중 자칫 산만해 질 수도 있는 드라마에 집중력을 불어넣고자 한다.
하지만 그런 감독의 의도는 지나치게 전쟁의 스펙타클에 만 치중하고자 했던 감독의 욕심으로 멋진 주인공들의 액션에만 치중하게 됨으로 인해 겉 만 번지르르하고 속이 빈, 강정 같은 느낌을 받게 한다. 비중 있는 등장 인물들의 인과관계가 없는 산만한 포진과 짜임새 없는 평면적 내용의 전개로 극 전체가 유기적으로 연결되지 못하고 장면 장면만 인상적인 지루한 블록버스터로 전락하고 있는 느낌이다.
즉, 전쟁을 발발시킨 원인은 트로이의 왕자 파리스와 스파르타의 왕비 헬레나의 로맨스 때문이지만 영화는 그들의 운명적인 만남은 건너뛰고 곧장 이미 사랑하고 있는 그들의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그들의 운명적 사랑에 대한 설득력을 잃는다.
그런 사건(?)을 빌미로 전쟁을 일으키는 통일 그리이스 제국을 꿈꾸는 미케네의 왕 아가멤논은 이 전쟁의 주역이다. 하지만 그 정복야욕이 어디에서 비롯되었는지 트로이는 그에게 어떤 의미를 주는지를 설명하지 않는 드라마는 여러모로 아가멤논의 이미지를 악하게 할뿐 그의 캐릭터에 힘을 실어주고 있지 못하다는 느낌을 준다.
하지만 이 전쟁을 이끌고 활약하는 이는 아가멤논도 파리스도 아닌 헥토르와 아킬레스이다.
한 사람은 국가를 위해 한 사람은 장수의 명예를 위해 참여한 전쟁이지만 전쟁을 회의적으로 바라보는 그들의 모습은 과연 트로이 전쟁이 누구의 전쟁인지를 의심케한다.
더욱이 이 전쟁의 최고의 지략가이자 최후의 승리를 맛보는 오디세우스는 영화 내내 존재를 숨기고 드러나지 않아서 영화의 막판 진정한 승리자로 희열을 느끼는 모습이 오히려 더 낯설게 느껴진다.
그러니까 드라마 속의 모든 인물들이 전쟁에 고뇌하고 전쟁의 소용도리 한가운데 놓여있지만 정작 그것에 고통스러워하는 인물은 헥토르 한명이며 승리의 희열을 느끼는 인물은 오디세우스 한 사람으로 많은 사람이 참여하고 있는 전쟁지만 각각의 잇속이 엇갈린 그들만의 전쟁으로 전쟁을 방관하고 회피하고 또는 들러리 같은 느낌의 인물들이 지나치게 많아 산만한 느낌을 가중시킨다.

산만한 드라마를 이끄는 비중 있는 그러나 평면적인 인물들
영화 <트로이>에는 아주 매력적인 비중 있는 인물들이 꽤나 많이 등장한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인물은 아킬레스. 트로이 정복의 결정적인 키를 쥐고 있는 불세출의 전쟁 영웅이며 위대한 전사, 무모하리만치 겁이 없고 용맹스러운 반면 여성에겐 한없이 로맨틱한 매력적이고 인상적인 모습의 영화 전체를 통틀어 가장 입체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아킬레스 역의 브래드 피트는 영화가 트로이가 아닌 아킬레스의 전쟁인 양 극 전체를 주도하며 치명적인 매력을 발산, 영화 속에서 가장 빛나는 인물이 된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키를 쥐고있는 인물임에도 이 전쟁엔 관심도 흥미도 없는 듯한 다소 거만하고 이기적인 면모의 캐릭터는 전체적으로 드라마에 대한 흡입력을 떨어뜨리고 인물이 드라마에서 겉돌고 융합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 드라마의 짜임새를 떨어뜨리는 결정적인 구실을 하는 느낌이다.
하지만 캐릭터가 가지는 맹점에도 불구고 아킬레스를 연기하는 브래드 피트의 매력은 치명적이다 못해 살인적이다. 만일 영화 속에서 브래드 피트가 아닌 아킬레스는 상상이 가지 않을 정도로 그는 용맹스럽고 거만하며 매력적인 아킬레스의 모습을 가장 확실하고도 제대로 보여준다.
이 전쟁의 근본적인 원인이 된 영화의 가장 핵심적 인물이지만 극중에서 가장 유약하고 비겁한 모습의 대책 없는 로맨티스트 파리스역의 올란도 볼룸은 어쩌면 이 영화에서 아킬레스로 분한 브래드 피트 만큼이나 주목을 받은 인물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대책 없이 유약하고 로맨틱하기만 한 평면적인 극중 성격이 주는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평범한 트러블 메이커로 전락하는 느낌으로 많은 아쉬움을 남긴다.
잔인하고 불운한 비련적 사랑의 주인공이자 고대 그리이스의 역사적인 전쟁의 한가운데 놓인 스파르타의 왕비 헬레네역의 다이앤 크루거는 신비스런 외모와 아름다운 자태로 그 몫을 충분히 하는 듯한 분위기를 풍기지만 정작 파리스와 헬레네의 절대적인 사랑을 제대로 설명하고 있지않은 영화의 내용은 그들의 사랑을 한 낯 철없고 대책 없는 청춘 남녀들의 풋사랑으로 전락시키는 인상으로 극중 파리스와 헬레네의 비중을 심하게 떨어뜨리고 그들을 개성 없고 책임감 없는 인물들로 스스로 전락시켜 버린다.
트로이의 왕 프리아모스의 장남이자 트로이 총사령관으로 동생으로 말미암은 트로이의 절대절명의 위기 상황을 온몸으로 막아내는 용맹함과 부드러움을 간직한 남성적 매력의 헥토르 역의 에릭 바나는 그리이스 연합군의 축 아킬레스의 카리스마에 절대 지지않는 트로이의 한 축으로 전쟁으로 점철된 드라마의 팽팽한 긴장감을 유지하는 믿음직한 축으로 영화를 떠받든다. 이기적이고 거만한 아킬레스와는 달리 정의롭고 사려 깊은 현장으로써의 면모를 보이는 그는 브래드 피트가 연기하는 아킬레스만큼의 치명적이지는 않지만 진득하고 우직한 든든한 매력으로 묵묵히 역할과 비중을 충실히 해낸다.
이 외에도 파리스에게 아내를 빼앗긴 스파르타의 왕 메넬라오스 역의 브랜든 글리슨, 미케네의 왕이자 메넬라오스의 형인 아가멤논 역의 브라이언 콕스, 트로이의 왕인 프리아모스 역의 피터 오툴, 트로이의 여사제 브리세이스 역의 로즈 번, 이타카의 왕인 지장 오디세우스 역의 숀 빈에 이르기까지 꽤나 선이 굵고 매력적인 조연들로 포진 된 드라마는 사건이 가지는 무게를 더욱 근사하고 그럴 듯하게 포장하여 극적인 긴장감을 더해주는데 공을 세우고 있기는 하지만 깊이가 느껴지지 않는 전쟁처럼 평면적이고 밋밋하게 그려지는 인물들의 모습은 극중의 누구에게도 그다지 의미가 없어 보이는 트로이 전쟁의 비극적 들러리로 불멸의 신화 속의 일종의 배경으로 평면적으로 나열되는 느낌으로 많은 아쉬움을 준다.

나의 아쉽고 실망스런 느낌과는 상관없이 영화 <트로이>는 많은 볼거리를 간직한 블록버스터 다운 스케일과 캐스팅의 면모를 제대로 갖춘 전형적인 블록버스터임에 분명하다. 대략 2번에 걸쳐 벌어지는 대규모 전투장면과 바다를 통해 트로이로 진격하는 그리이스 연합군의 트로이 진입장면 그리고 헥토르를 포함하여 아킬레스가 전사들과 벌이는 1 대 1로 벌이는 대결장면 등 영화는 거대한 스케일과 매력적인 액션으로 관객을 압도하고 사로잡는다. 영화를 볼만하게 한다. 그러나 밋밋하고 평면적인 줄거리와 무게는 있어보이지만 비중이 없고 깊이가 느껴지지 않는 빛이 바랜 듯 겉도는 캐릭터들에서 느껴지는 허무함과 실망감은 화면이 주는 시각적 충격을 그리 오래가게 하진 못하게 한다. 아무리 멋진 배우가 멋진 모습으로 멋진 장면을 연출하더라도 눈이 휘둥그래 질만큼의 스케일을 보여준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제대로 엮어내지 못하는 연출의 부재와 짜임새가 느껴지지 않는 드라마의 구조는 영화의 재미와 흥미를 모두 헤쳐버리고도 남을 치명적인 약점으로 작용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다. 지나치게 요란한 겉치장 때문에 그로 인해 올라간 기대치 때문에 덜 실망하고 덜 허무할 수도 있었을 영화가 스스로 자멸하고 있는 기분이다. 요란하고 내용은 없는 실속 없는 겉치장보다는 짜임새 있는 내용과 캐릭터가 생생히 살아있는 블록버스터였더라면 하는 아쉬움을 가져본다.

(총 0명 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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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쿤요   
2010-03-14 2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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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로이 디렉터스 컷(2004, Troy: Director’s Cut)
제작사 : Warner Bros., Village Roadshow Pictures / 배급사 : 판씨네마(주)
수입사 : 판씨네마(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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