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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이 나오면서 사람과 함께 스토리와 리얼리티도 같이 먹어버린듯. 7광구
fkdk0809 2011-08-09 오후 9:31:15 897   [0]
+ 리뷰 중간에 영화에 장면에 대한 억지를 꼬집고 있는 부분이 있습니다.(셋째 문단과 붙이는 말 1) 영화를 보실 분들은 살포시 넘기세요!

 <7광구>하면 영화를 그래도 좋아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기대했던 작품입니다. 국내 최초 아이맥스 3D 영화에 화려한 캐스팅, 여기에 해외 각국에 선판매되었다는 소식을 들으면서 잠자코 있기는 어려웠죠. 그러나 언론 배급 시사회에서 역대 최악 수준의 악평이 등장하더니 심지어는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서 후반작업을 더 실시, 개봉을 늦추는 극단적인 조치까지 취했는데요. 완성도를 높였다는 소리에 그래도 조금 기대를 하고 봤으나 도대체 어디서 완성도가 높여졌는지 도통 이해가 가지 않았네요.



  이 영화는 시작부터 사람들이 <7광구>라는 영화에 거는 '화려한 CG에 대한 기대'를 확실히 저버리며 시작합니다. 바로 인트로에서 등장하는 생명체인데요. 이 생명체가 이 영화에 등장해서 중심 역할을 할 괴물의 시작점이라고 생각하면 분명 필요한 장면입니다. 하지만 도무지 CG에 신경을 썼다고는 믿겨지지 않을 정도로 물과 생명체가 따로 노는 장면에 상당히 어이가 없었네요. 뒤에 등장하는 괴물도 역시 전혀 생동감은 찾아볼 수 없었고, 오히려 불에 타는 장면같은 경우는 어색함도 상당히 많았습니다. 그렇게 자랑했던 CG부분에서도 봉준호 감독의 <괴물>보다 후퇴했다는 생각을 절로 들게 했죠.


 관객들의 기대와는 달리, 초반부는 오히려 드라마적이고 코믹적인 요소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향후 괴물이 나옴으로서 무거워질 영화를 지금이나마 조금 가볍게 만들어서 재미를 주려고 하고 있는데요. '박철민과 송새벽으로 어떻게 이렇게...'라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로 이 둘을 못 살리고 영화의 흐름만 깨는 각종 에피소드로 억지웃음을 유발하는 것은 전혀 웃기지 않을 뿐더러 불쾌하고 지루하기만 했습니다. 여기에 명배우들을 단숨에 발연기를 하는 초보 연기자로 만들어버린 실생활과 동떨어진 대사들은 절로 비웃음이 나게 했죠. 이렇게 배우를 못 살리는 영화는 <포화속으로>이후로 처음이였네요.



 그리고 본격적으로 괴물이 등장하기 시작하는 중반부부터는 새로운 문제가 생기기 시작합니다. 개연성과 설득력이 실종된것인데요. 그래도 초반은 바이크가 등장하는 장면을 제외하고는 '말이 되는' 스토리가 존재하는데, 괴물이 나오면서 '이것들이 없어도 용서가 되겠지?'라는 식으로 넘겨버릴려고 합니다. '갑자기 통화 장애 발생'이라는 시덥지 않은 설정이 당연하게도 등장함은 물론이고 괴물의 탄생도 '인공배양'이라는 말만 하지, 아무런 설명도 없고, 왜 이것들이 인간을 공격하는 지에 대해서도 이유가 나오지않습니다. 괴수 영화의 명작들은 물론이고, 그 허접하다는 B급 영화에서조차 이런 이유를 어설프게나마 찾아볼 수 있는데 나름 '대작'을 표방하고 나온 영화가 이런 점이 전혀 없었다는 점은 황당하기만 했네요.


 이뿐만이 아닙니다. 괴물과 싸울때도 역시 개연성과 설득력은 찾아볼 수 없었죠. 그 큰 괴물이 돌아다니면서 소리도 내지 않고 등 뒤에 갑자기 나타나거나 귀신같이 나타나서 사람만 공격하는 신기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애교이고, 불 켜진 라이터를 던졌는데도 바람의 영향을 전혀 받지 않고 불씨가 살아있는 기초 과학조차 무시한 장면이 등장함은 물론이죠. 불이 켜진채로 32시간 버텼다는 생명체에서 발생한 괴물이 불에 1시간도 못 버티고 살갗이 달아오르는, 본인들이 만든 과학적인 이론조차도 뒤집는 만행까지 보여줍니다. 여기에 마지막에 등장하는 '자동 폭파 장치'는 앞에서 전혀 언급이 없었음은 물론이고, 도무지 시추선에 있어야할 이유가 없는 것인지라 이 영화의 개연성 상실의 정점을 찍어주고 있었죠. 아무리 SF영화가 현실에서 실제로 이루어질 수 없는 일을 다룬다고 해도 기초적인 개연성이나 상식적인 것을 갖추는 것은 당연한 것인데 이것들이 전혀 갖춰지지 않고 마치 'SF 괴수 영화에서 리얼리티가 필요해?'라는 식으로 넘기려는 제작진의 태도를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SF영화의 진짜 매력은 '비현실적인 소재와 현실적인 스토리진행과 과학적인 사실이 맞물려서 진짜 있을법한 느낌'일텐데 말이죠.


 그러나 개연성과 설득력말고도 문제는 또 있었습니다. 초반부에는 그래도 뭐라도 연관시켜서 스토리를 전달시키려고 노력을 하는데요. 괴물이 등장하면서부터 점차 사라지기 시작하더니 아예 후반부에는 스토리는 고사하고 대사도 없이 그냥 계속 괴물과 싸우고 쫓기는 것의 반복밖에는 없었습니다. 세상에 영화를 보고 나오자마자 그 영화의 스토리가, 그것도 후반부의 스토리가 무엇인지 전혀 기억이 안나는 영화는 처음이였네요. 아무리 액션과 괴물이 중심인 영화라지만 기초적인 스토리도 없는 이 영화를 영화로 인정해야 하는 지에 대한 의문도 잠시 들었습니다. 이러한 점을 조금이나마 인식했던지 마지막에는 뜬끔없이 감동을 주려고 하며 심지어는 영화내에서 한번 언급한 적도 없으면서도 '일본과 7광구'에 대한 이야기를 자막으로 띄우는 짓을 하며 뭔가 의미를 전달해보려고 합니다만 공감도 안가고 짜증만 나는 것은 당연한 일이였겠죠.



 관객에게 긴장감과 흥미를 주기 쉬운 소재, 140억에 다다르는 제작비, 화려한 캐스팅, (3D로는 보지 않았지만) 국내 최고 아이맥스 3D 영화... 이처럼 이 영화는 관객에게 재미를 줄 수 있는 모든 것들을 다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영화는 괴수 영화가 줄 수 있는 기초적인 긴장감 이외에는 전혀 장점을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이 영화는 각 배우들과 감독의 필모그라피에 오점이 될게 분명한 영화입니다. 더 나아가서는 한국 영화의 오점까지도 될 수 있겠죠. 혹여나 이 영화가 흥행에 성공하더라도 '대박!'이러지 말고 문제점을 제대로 잡아서 다신 이런 영화가 나오지 않길 바랍니다. 대중들은 한번까지는 속아주지만 두번은 안 속기 때문이죠!


+ 이 영화의 말이 안되는 점을 좀만 더 언급하자면... '바이크를 따라올만한 속력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뛰는 속도에 맞춰서 뛰는 괴물', '그렇게 사람들이 어떤 방에, 어디 있는지 잘 찾다가 바로 아래 있는 하지원을 못 찾는 괴물' 등이 있겠네요. 하나같이 어이없어서 웃음밖에 안 나오던 장면들...


++ 한국 영화의 발전이라기 보단 후퇴입니다 이건.


+++ 사진은 언제나 네이버 영화 출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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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광구(2011, Sector 7)
제작사 : CJ ENM, (주)JK필름 / 배급사 : CJ ENM
공식홈페이지 : http://www.2011sector7.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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