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가도>는 세 명의 연출자가 세 편의 단편을 묶은 옴니버스 영화입니다. 예고편과 시놉만 알고 갔는데 첫 장면인 광화문의 전경과 첫 에피소드의 시작을 보고 나니 세월호 참사의 이야기인걸 알게 되었습니다. 세 편 모두 사고의 남겨진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첫 에피소드는 모녀에 이야기입니다. 딸을 그리워하는 엄마(전미선)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3년이 지나도록 딸을 잊지 못하고 무당을 통해서 단 하루만이라도 딸과 함께 보내게 해달라고 합니다. 특히 엄마는 사건 당일 좋지 않은 기분으로 딸을 떠나보낸 게 너무나 한스러웠습니다. 그렇게 딸과 화해를 하고 남겨진 자는 작게 남아 위안을 갖게 됩니다. 두 번째 에피소드는 살짝 장르적인 분위기를 연출시킵니다. 첫 에피소드와 관련해서 이번엔 부녀에 대한 에피소드로 착각했습니다만 그런 구성은 아니었습니다. 불쑥불쑥 주인공과 관객을 놀라게 하는 장면 때문에 어떤 공포 영화보다 무서웠습니다. 그 놀라게 하는 상황이 주인공 상원(유재명)이 정신적으로 너무 힘들게 만들어 일상생활을 못 하게 할 정도입니다. 그는 끝까지 아이들을 구조해준 어른이었는데 결국 구하지 못 한 아이들에게 너무 미안해합니다. 그의 손으로 살아남은 아이들의 응원으로 그는 자기의 삶으로 돌아가게 됩니다. 세 번째 에피소드는 부부의 관한 이야기입니다. 여기선 아내가 떠나고 남편이 남게 됩니다. 역시 그도 다른 주인공들처럼 힘든 삶을 살아갑니다. 그런데 우연히 냉장고에 붙어있는 아내의 김치찌개 레시피를 보고 혼자서도 잘 살아보려고 합니다. 그것이 평소에도 아내가 그에게 당부했던 말이어서 더욱 더 힘을 냅니다. 엄청난 사건의 희생자의 유족 혹은 사고로 인한 남겨진 자들의 이야기. 개인적으론 <래빗 홀>과 <걸어도 걸어도>그리고 최근작 <살아남은 아이>가 가장 먼저 떠오릅니다. 물론 이 영화는 세 작품과는 다릅니다. 삶의 가장 큰 고통 속에서 그 상처를 치유하고 결국 생존이라는 인간의 원초적인 목표를 위해 주인공들은 다시 삶을 살아갑니다. 그리고 다시 광화문 광장을 보여줌으로써 희생자들을 잊지 않겠다는 다짐도 합니다. 아름다운 음악과 함께 보이는 광화문의 모습 관객들도 절대 잊지 않을 것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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