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터>는 <감시자들>로 화려하게 복귀한 조의석 감독이 이병헌, 강동원, 김우빈이라는 꿈의 캐스팅으로 다시 돌아온 작품이다. 원네트워크라는 회사를 운영하며 사기를 일삼는 진회장(이병헌), 그리고 그의 최측근 박장군(김우빈)을 본격 수사하는 수사팀장 김재명(강동원)은 박장군에게 몰래 접근해 그의 약점을 붙잡고 원네트워크의 전산실의 위치와 진회장의 장부를 손에 넣으려고 한다. 어쩔 수 없이 박장군은 수사의 참여하지만 모든 걸 다 김재명에게 알려주지 않는 등 서로 100퍼센트 믿지 못한다. 그러던 와중 원네트워크의 위기가 닥치고 진회장은 많은 부분을 손해를 보지만 경찰에 잡히지 않고 김엄마(진경)과 함께 밀항을 하게 된다. 여기까지가 불과 전체이야기의 절반 정도이다. 하지만 본격적인 이야기를 위한 셋팅에 불과하다. 영화의 재미는 거의 이 이후에 있다고 볼 수 있다. 필리핀에서 다시 사업을 시작하는 진회장과 김엄마는 필리핀 정부와 손을 잡지만 역시나 정부의 돈을 횡령할 사기 계획을 진행중이고, 한국에서 이미 한 방 먹은 김재명과 박장군은 이전과는 다르게 서로의 믿음이 돈독해지면서 의기투합을 한다. 그리고 본격적인 필리핀 로케이션의 멋진 액션들이 등장한다. <마스터>는 감독의 전작인 <감시자들>처럼 완전 신선한 소재의 작품으로 보기는 힘들지만 우리의 세태를 제대로 보여주는 작품이다. 그리고 전작처럼 상황과 캐릭터를 이해하는데 전문적인 지식이 조금 필요하기 때문에 관객들은 처음부터 집중해서 관람을 하지 못하면 후반부에서 이해를 하기 힘든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게 불친절한 연출은 아니고 조금 놓치는 부분이 있더라도 이 버라이어티한 작품에서 다른 재미는 충분히 찾을 수 있다. <마스터>는 캐스팅을 빼고 말할 수 없는 작품이다. <내부자들>로 우뚝 선 이병헌과 흥행불패 강동원 그리고 20대 대표 남자배우 중 하나인 김우빈까지. 이렇게 화려한 캐스팅도 없을 것이다. 근데 의외로 이병헌이 아니라 강동원이 영화의 중심을 잡아가는 캐릭터를 맡았고, 김우빈과의 케미스트리로 상당한 재미를 주었다. 다만 감정의 폭이 큰 장면에서의 연기는 관객들의 감정선을 깰 정도로 많이 아쉬웠다. 김우빈의 경우, 초반부에선 <스물>때와 거의 비슷한 톤의 연기를 보여줘서 아쉬웠으나 강동원과의 본격 앙상블을 펼치면서 전작과의 차별성을 주었다. 이병헌는 역시 이병헌이었다. <내부자들>과 같이 일생일대의 캐릭터를 맡은 건 아니지만 그가 등장하는 모든 순간이 정말 ‘영화’같았다. 아마 현존 최고의 ‘무비스타’가 아닌가싶다. ‘배우의 존재감이란 이런 것이다‘ 다시 한 번 느꼈다. <마스터>는 화려한 캐스팅으로 주목받은 작품이지만 <감시자들>의 감독의 후속작이기도 하다. 개인적으로 <감시자들>의 신선함을 아직까지도 기억하고 있기 때문인지 <마스터>에선 그런 신선함은 없었다. 하지만 조의석 감독 고유의 색깔이 느껴졌고 아직까지 그의 색깔이 지루함은 전혀없다. 그리고 배우의 쓰임새를 정확히 알고 연출한다는 생각도 이번에 다시 느껴졌다. 차기작에선 앞선 두 작품과는 다른 장르의 연출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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