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디 브레스내치가 연출한 <비바>는 드래그퀸 가수로서 무대를 꿈꾸는 남자와 고향으로 돌아온 아버지와의 이야기다. 드래그퀸 가수들의 머리를 만져주고 집에서 동네 할머니들의 머리 만져주면서 생계를 유지하는 주인공 헤수스. 너무 착한 헤수스는 할머니들에게 돈을 받지 못하고 머리를 만져주고 친한 여사친의 데이트 장소로 자기 침대를 내어주기도 한다. 그러던 와중 꿈꾸던 드래그퀸으로서의 첫 무대에서 10여년 만에 얼굴도 알지 못하는 아버지와의 만나게 되고, 꿈을 이룬 첫 날 악몽 같은 미래가 시작된다. <비바>는 우리가 흔히 접해보지 못했던 ‘드래그퀸’이라는 소재와 많은 영화들의 소재가 된 뒤틀린 부자관계, 특히나 마초적인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빌리 엘리엇, 천하장사 마돈나)를 통해 인물이 성장해나가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 영화가 마이너적인 소재에도 불구하고 불편하지 않고 따듯하게 느껴지는 지점은 바로 주변 인물에 있다. 특히 ‘마마’라는 캐릭터가 헤수스를 아들처럼 보호하고 그의 꿈을 지지하는 역할을 한다. 그리고 마초적인 아버지 또한 헤수스의 편이 결국 되어준다. <비바>를 보기 전 기대했던 쿠바 특유의 정서와 특히 음악에 있어서 인상적인 것이 없어서 조금 아쉬웠지만 색다른 성장영화를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고 또한 흔히 볼 수 없는 쿠바영화라서 좀 더 반가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쿠바의 정서를 좀 더 잘 보여주는 <치코와 리타>와 같은 작품들이 우리에게 좀 더 많이 선 보였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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