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마틴 샤프의 <데싸우 덴서스>는 독일이 통일이 되기 전 80년대 동독을 배경으로 브레이크 댄스에 빠진 네 명의 젊은이에 관한 이야기다. 스물 살 언저리의 주인공 프랭크는 어느 날 아버지와 티비를 보다가 미국에서 유행하고 있다는 브레이크 댄스를 처음 접하게 되고 그 티비 프로그램을 통해 동독의 많은 젊은이들은 그 문화에 빠져들고 만다. 심지어 극장에서 브레이크 댄스에 대한 영화가 상영되고 뒷골목에서 야전(야외전축)을 갖고 다니며 춤을 추는 청년들이 점점 늘어난다. 사회주의 문화권에서 이런 걸 용납할리 없다. 단속들로 인해 조금씩 사그라들지만 우리의 주인공들은 몰래 춤을 추다가 결국 유치장 신세를 지게 된다. 그런데 정부에서 재밌는 아이디어를 낸다. 이 청년들을 통해 사회주의 선전에 이용하려고 한다. 이 순진한 청년들은 이들의 말을 곧이곧대로 듣다가 마지막엔 자존심을 건드리는 무대까지 서라고 하면서 갈등은 극에 달한다. 영화를 보면서 떠오르는 작품이 있었다. 다니엘 브륄이 주연이었던 <굿바이 레닌>이 떠올랐다. 물론 다른 부분이 많지만 특히 통일 전 그 시대를 묘사하는 부분이 많이 닮아있었고, 상황을 역으로 활용하는 코미디의 연출도 두 작품 다 꽤 훌륭했다. <데싸우 댄서스>는 성장영화에 가까운 작품이다. 한 여자를 서로 좋아하는 두 절친이 서로 만나지 말자고 약속을 하거나 단체에 있어서 리더가 얼마나 중요한지도 보여준다. 당연히 기성세대와의 갈등과 해결도 존재한다. 이렇게 장르 영화 공식을 잘 맞추어나가는 동시에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브레이크 댄스와의 결합도 상당히 좋았다. 단지 클라이맥스의 사건이 조금 약하고 여자 주인공이 대상화 되어 있는 것이 조금 불편했다. 데싸우는 동독의 지역 이름이다. 작은 마을에서 이 청년들이 성장해나가는 모습이 30년전 동독에서 실제 있었던 것처럼 리얼했다. 확실히 헐리웃에서 춤을 소재로 한 하이틴 물들과는 차이가 있었다. 색다른 유럽, 특히 동구권 영화들이 이 영화를 보면서 좀 더 소개 되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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