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탕 탈보의 <앙리앙리>는 그의 데뷔작이다. 마치 장 피에르 주네의 작품을 보는 듯 한 착각이 들 정도로 아름다운 영상과 색감, 그리고 착하디 착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작품이다. 주인공 앙리는 부모 없이 수녀원에서 커가다가 성인이 된 후 조명가게에서 일을 하게 된다. 어릴 때부터 빛에 대해 유난히 관심이 많았던 그는 진정으로 자신의 직업을 좋아하고 사랑한다. 얼마지 나지 않아 성인극장 티켓매표원 헬렌에게 첫 눈에 반하고 여태껏 느껴보지 못한 감정을 느끼게 된다. 얼핏 앙리의 캐릭터는 우리가 많이 봐왔던 인물이다. 근작에서 찾아보자면 실뱅 쇼메의 <마담 프루스트의 비밀정원>에서의 주인공 폴과 비슷한 외모와 성격이 그러할 것이다. 폴 보다 앙리가 조금 사회성이 있는 인물이고 좀 더 적극적이다 라는 것이 다른 점 일 것이다. 한 동안 마술적 리얼리즘이라는 장르가 유행할 때가 있었는데 최근엔 거의 찾아볼 수 없는 것 같다. <앙리앙리>는 좀 더 판타지스런 장르일 것이다. 영화를 보고 ‘저게 말이 돼?’라는 장면을 많이 목격할 것이다. 특히 앞이 안 보이는 헬렌이 산 위에 혼자 가 있다는 설정이 그러할 것이다. 하지만 이 영화를 그렇게 읽어가는 것은 감상에 큰 도움이 되지 못 할 것이다. 상황에 대한 판단보다는 두 주인공의 감정 선을 따라가는 것이 우선시 되어야 할 것이다. <앙리앙리>는 센 영화들이 득실대는 최근 영화계에서 오히려 더 튀어 보이는 작품이다. 시네마 천국>이나 <아름다운 인생>의 주인공들처럼 임팩트는 비록 약한 작품이지만 젊은 세대들에겐 어쩌면 오래 기억될 수도 있는 아름다운 동화같은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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