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은 제 블로그(http://blog.naver.com/c106507)에 작성한 글을 가져온 것임을 밝힙니다.
사랑과 인생에 관한 사유를 서스펜스 가득한 내러티브를 통해 절묘하게 녹여낸 치정멜로 / 15세 관람가
108분 / 브누아 쟉꼬 감독 / 샤를로뜨 갱스부르, 키아라 마스트로얀니, 브누아 뽀엘부르드..
개인적인 평점 : 7점 (IMDB평점 : 5.9점, 로튼토마토 지수 : 73%, 4월17일 기준)
안녕하세요? 오늘은 어제(16일) 대구칠곡CGV에서 관람하고 온 <나쁜사랑> 이야기를 해볼려구요. ^^
작년 여름에 열렸던 제71회 베니스 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에 노미네이트 되기도 했던 <나쁜사랑, 원제 Trois coeurs>은 북미에서는 지난 3월 13일에 1개 상영관으로 제한 상영을 시작해, 북미 평론가들로부터 "능력 있는 감독과 뛰어난 배우들이 만나 양질의 시너지 효과를 만들어낸 프랑스식 로맨틱 드라마"라는 호평을 주로 받으며 73%의 로튼토마토 지수를 기록하고 있지만, 일부 평론가들로부터는 "창의력 결핍과 게으름을, 몇 안되는 괜찮은 장면과 배우들의 연기력으로 눈가림한 영화"라는 혹평을 받고 있기도 한데요.
과연, 전 <나쁜사랑>을 어떻게 보고 왔는지, 언제나 그렇듯 제가 직접 보고 느낀 그대로 지금부터 솔직하게 말씀드려보도록 할께요. ^^
운명의 장난에 휘말리게 된 세 남녀의 치명적 러브스토리
줄거리 파리 세무서에서 세무 조사관으로 일하고 있는 47살의 마크 브라우(브누아 뽀엘부르드)는 리옹 출장길에서 우연히 마주치게 된 실비 베르제(샤를로뜨 갱스부르)와 운명적인 사랑에 빠지게 되는데요. 그러나 지금의 이 감정이 앞으로도 영원할 수 있을 것인지를 운명에 시험해보고 싶었던 실비는 마크에게 자신의 이름도 나이도 연락처도 알려주지 않은 채 금요일 저녁 6시 파리 틀뢰르 정원에서의 재회만을 기약하며 마크를 파리로 떠나보내죠. 하지만 약속 당일, 실비를 만나기 위해 사무실을 나서던 마크가 갑작스러운 심장 쇼크로 정신을 잃는 바람에 두 사람의 재회는 결국 이뤄지지 않게 되는데요. 이대로 실비를 잃을 수 없었던 마크는 수시로 파리와 리옹을 오가며 그녀를 찾아 헤매던 와중에 말투와 행동 하나하나에서 실비를 연상시키는 소피(키아라 마스트로얀니)를 만나 새로운 사랑을 시작하게 되죠. 소피가 실비의 친동생인 줄은 꿈에도 모른 채 말이에요.
자매와 사랑에 빠진 남자의 이야기라는 <나쁜사랑>의 시눕만 봐서는 아마도 많은 분들이 뻔하디 뻔한 치정극을 예상하시지 않을까 싶기도 한데요. 실제로 <나쁜사랑>이 보여주고 있었던 이야기들도 기존의 치정멜로들이 보여줬었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았구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직접 보고 느낀 <나쁜사랑>은 '금지된 사랑'을 소재로 한 상당수의 한국멜로 영화들이 민망한 베드씬으로 얼룩진 신파 치정극을 보여줬던 것과는 달리, 사랑과 인생에 대한 사유를 스릴러적 연출과 접목시킴으로써 색다른 치정멜로를 보여주는 꽤나 흥미로운 작품이었답니다. ^^
사랑과 인생에 관한 흥미로운 고찰을 말하고 있었던 <나쁜사랑>
사실 <나쁜사랑>은 국내 개봉명인 '나쁜사랑'보다는 원제인 'Trois coeurs' 즉, '세 개의 심장'이라는 제목이 훨씬 더 잘 어울리는 이야기를 보여주고 있는 작품이었는데요. 마크와의 운명적인 사랑 앞에서 마치 갈대처럼 이리저리 흔들리는 실비의 심장, 자신이 그토록 꿈에 그리던 실비와 자신에게 헌신하는 소피 사이를 거센 회오리 바람이 되어 오가는 마크의 심장, 그리고 마치 어린아이처럼 순수하고 여린 소피의 심장, 이렇게 서로 다른 성향을 지닌 세 개의 심장이 치명적인 사랑에 휘말리게 되면서 정신없이 요동치게 되는 이야기들을 담아내고 있었던 <나쁜사랑>이었거든요.
그렇게 <나쁜사랑>은 익숙하고 편안하지만 두근거림은 없는 안정적인 사랑과 아슬아슬하고 위태하지만 자신의 모든 사고 능력을 마비시켜버릴 만큼 뜨겁게 타오르는 격정적인 사랑 사이에서 고뇌하는 실비, 마크, 소피를 통해 '과연 당신은 어떤 사랑을 선택하겠느냐?'라는 딜레마적 질문을 던지는 것과 동시에 인생의 곳곳에서 마주하게 되는 선택의 기로에서 우리가 내린 결정들이 인생 자체를 크게 뒤바꿔 놓게 된다는 철학적 고찰을 펼쳐냄으로써, 흔하디 흔한 치정멜로와는 전혀 다른 작품색을 보여주고 있더라구요. ^^
마치 스릴러 영화를 연상시키는 서스펜스를 통해 치명적인 사랑을 그려낸 <나쁜사랑>
개인적으로 <나쁜사랑>을 보면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다름 아닌 웬만한 스릴러 영화 이상의 서스펜스를 통해 이들 세 남녀의 치명적 러브 스토리를 그려내고 있다는 점이었는데요. 극 중에서 인물들이 느끼는 감정 하나하나를 절묘하게 캐치해내고 있었던 섬세한 카메라 워킹, 극의 서스펜스를 한껏 끌어올리는데 크게 일조하고 있었던 OST, 여기에 브누와 쟉꼬 감독의 노련한 연출과 배우들의 탁월한 연기력이 완벽한 조화를 이루면서 어우러진 덕분에 <나쁜사랑>은 실비, 마크, 소피 이 세 남녀 사이에 흐르는 팽팽한 긴장감을 스크린 가득 진하게 담아내고 있었거든요. ㅎㅎ
솔직히 <나쁜사랑>이 서스펜스를 끌어내기 위해 사용하고 있었던 아슬아슬하게 어긋나는 타이밍, 불투명한 유리창 너머의 실루엣 등은 하나하나 따지고 보면 기존의 여러 작품들에서 익히 봐왔던 익숙한 것들이긴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촬영, 음향, 연출, 연기가 완벽하게 맞아떨어지면서 만들어낸 환상적인 케미는 익숙함 이상의 서스펜스적 쾌감을 저에게 선사해주더라구요. ^^
비록, <나쁜사랑>이 표면적으로는 어쨌거나 폐륜적인 러브 스토리를 다루고 있고, 또 영화 중간중간 난데없이 흘러나오는 3인칭의 내레이션 등과 같은 익숙하지 않은 연출 스타일을 보여주고 있는 탓에 작품에 대한 거부감을 느끼게 되시는 관객분들도 분명 계실 것 같은데요. 하지만 앞서 제가 말씀드린 사랑과 인생에 대한 사유와 서스펜스적 연출 등에 주목해서 관람해보신다면 다들 충분히 흥미롭게 <나쁜사랑>을 즐기실 수 있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드네요. ㅎ
멜로를 기대했는데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서스펜스에 훨씬 더 가까웠던 <나쁜사랑> 리뷰는 이쯤에서 마치기로 하고, 오늘(17일) 저녁 관람 예정인 <더 건맨> 리뷰로 조만간 다시 찾아뵙도록 할께요. 모두들 행복 가득한 불금 되셔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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