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현역, 임권택 감독의 신작 <화장>은 죽어가는 아내와 젊은 여자 사이에 놓인 한 남자의 이야기로 안성기, 김규리, 김호정 등 명품 배우들이 최고의 열연을 선보인다. 세월만큼 한층 더 깊어진 시선, 삶과 죽음, 사랑과 번민이라는 보편적인 감정과 공감, 시대와 소통하는 감각적이고 세련된 프로덕션으로 격조 있는 작품의 탄생을 예고하고, 제71회 베니스 국제영화제, 제39회 토 론토 국제영화제, 제33회 벤쿠버 국제영화제, 제19회 부산국제영화제, 제34회 하와이 국제영화 제, 제25회 스톡홀름 국제영화제, 제9회 런던한국영화제, 제25회 싱가포르 국제영화제를 비롯해 브리즈번 아시아 태평양 영화제, 뉴라틴아메리카 영화제, 인도 케랄라 국제영화제에 초청되었으 며, 가장 최근에는 제65회 베를린 국제영화제 비평가주간에 초청되어 상영을 마쳤고 이달에는 제 39회 홍콩 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됩니다. 국내에서는 4월 개봉을 예정하고 있는 영화 <화장> 곁으 로 다가가 본다. 아내와 젊은 여자, 그 사이에 놓인 한 남자 이야기 4년의 투병 끝에 아내가 죽었다. 소식을 듣고 달려온 딸의 오열에 오상무는 암이 재발했다는 말을 듣고 터트린 아내의 울음소리를
떠올렸다. 화장품 대기업 중역인 오상무는 헌신적이고 충실한 간병인이자 남편이었다. 장례식장은 어느 새 손님들로 가득하고, 부하직원들은 오상무의 결재를 필요로 하는 서류들을 가
지고 온다. 신규 화장품 출시를 앞두고 광고 카피와 부분 모델에 대한 논의를 하면서도 오상무의 신경은 다 른 쪽에 집중된다. 까만 바지 정장을 입고 문상을 온 부하직원 추은주는 오랜 기간 오상무의 연모의 대상이었다…
가족의 일원중에 중증환자가 발생하였을 경우, 그 해당 가족은 온갖 신경이 모두 곤두 서 해당 일 원에게 집중하게 된다. 평소에는 하기조차 싫어하고 엄두조차 못내는 병수발을 자처하고 나서게 되는게 가족이다. 증상이 약하거나 미비한 환자라면 모를까, 중증 이상의 환자라면 대소변은 물 론 갓난 아이 다루듯이 조심해서 병간호를 해야한다. 그러나 '긴병에는 효자란 말이 없듯이', 기 간이 오래되면 오래될수록 몸과 마음상태가 지칠대로 지쳐 자신도 모르게 해당 환자 일원에게 점 차 점차 미루고 소원해지는게 인간의 습성인 것 같다. 그러면 해당 환자의 입장은 어떠한가?, 가 족에게 얼굴조차 들지 못할 정도로 미안하고 또 미안한 마음이 아픈 몸 온 구석에 퍼져있다. '무 겁고 긴병에는 화기애애한 가족애가 무덤덤한 가족애로 변한다'는 말이 그래서 나온 것 같다는 어구가 영화 <화장>을 보고 듣는 동안 온몸에 뼈져리게 사무쳐 온다. 그것도 먹먹하고 암울하기 그지없게 말이다. 영화 <화장>은 앞서 언급한 중증환자와 가족간의 보이고 보이지 않는 미묘한 갈등을 시험대에 올려 놓고 관객들로 하여금 객관적 시선으로 바라보게 한다. 영상에 비추어지는 시험대에 가까이할지, 멀리할지하는 질문을 섬세하고도 혼신의 힘을 다 담은 배우들의 연기를 통 해 연이어 던진다. 본인의 입장 같은 경우엔 중증환자의 경험을 해본터라 스크린에 비추어지는 시험대는 몸과 마음이 지칠대로 지쳐있는 상태라 현실로는 실현 가능성 제로에 가까운 상상만으 로만 가까이할 수 있다고 본다. 그럼 영화는 이런 소재의 이미지를 왜? 관객들에게 피력하는 것일 까? 그건 아무래도 환자나 환자의 가족에게 감당하기 버겁고 어려운 현실로부터의 상상의 도피처 이기 때문이다. 엔딩 자막이 올라가면서 참 본인에겐 여운이 짙게 깔린 동시에 많은 생각을 가져 다 주는 영화 <화장>이고, 그 누구에게나 미래에 현재에 다가올 수도 있는 부정할 수 없는 소재 를 다룬 영화 <화장>을 여러분께 추천드리는 바이다.
여러분 좋은 영화 많이 감상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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