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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본성에 대한 의구심. 액트 오브 킬링
ermmorl 2014-12-08 오후 4:21:20 15333   [1]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을 수 있고, 편의상 말을 짧게 합니다.

 

또 대사는 일부 틀릴 수 있으나 느낌을 전하기에 충분하리라 판단합니다.

 

마지막으로 오타가 많을 수 있으니 지적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개인적인 느낌을 적어놓은 것이니만큼 의견을 주시면 감사히 수렴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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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영 장소 : 메가박스 이수
상영일시 : 2014.11.10 20:10


성선설과 성악설, 성무선악설이 있다.
각기 다른 인물들이 말한 인간 본성에 대한 내용이다.
순자는 인간의 본성은 악하고 점차 교육이나 사회적인 부분을 통해
선함이나 윤리적인 부분으로 교화된다는 것이다.


성선설은 맹자가 말한 것으로 인간의 본성이 선하며,
사회적 환경이나 배경에 따라 타락할 수 있음을 말한 것이다.


성무선악설은 고자의 견해이며, 아무것도 아닌 상태에서
점차 그 흐름을 가지고 변화한다는 것이다.

인간의 본성에 대한 의견은 이처럼 다양하게 주장이 되고 있고,
주제로써도 많이 사용되고 있다.


영화 '다크나이트'에서 조커(히스 레져 분)는 인간의 본성이 악하다며,
그것을 시험하려 했고, 반대로 배트맨이자 브루스 웨인(크리스천 베일 분)은
그 의견을 반대하며, 아직 희망이 있다고 말한다.


영화에서는 결론적으로 선한 것처럼 표현되어 있으나 그것은 현재일 뿐
원래 선했는지 악했는지를 설명하는 것은 아니었다.


이처럼 인간의 본성에 대한 이야기는 끝도 없이 이야기될 수 있으며,
무엇이 진실인지는 너무나 모호하고, 판단하기가 어렵다.


개인적으로 필자는 성악설을 믿는 편인데, 그 근거라고 한다면
어린아이가 잠자리의 날개를 찢으며 웃는 모습을 보고 난 뒤였다.


누군가는 이것이 모르기 때문에 그렇다고 할 수 있지만,
무지가 선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생각한다.

무지는 오히려 악에 더 가깝다고 생각하며, 사람을 죽이고
이게 나쁜 것인지 몰랐다고 말한다고 모든 것이 용서되는 것은
아닌 것과 비슷한 이치가 아닐까 조심스레 생각해 본다.


무엇이 옳고 그르냐를 말하기 어려운 이때, 자신의 관점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작품이 바로 '액트 오브 킬링'이다.


수많은 사람을 죽인 학살자들을 보여주는 이 영화는
그들의 마음대로 모든 것을 판단하게 내버려 둔다.


'당신이 한 행동은 잘했다, 못했다'가 아니라 그냥 스스로 판단하고
마음대로 이야기하기를 바라는 것처럼 보인다.


다소 긴 상영시간을 가진 이 영화는 크게 두 가지 분류가 되어 나뉜다.
하나의 흐름이나 마찬가지이지만 굳이 나눈다면 그렇다.


자신들의 이야기를 영화화해보라는 그들을 따라가는 흐름 속에서
처음부터 자신의 의견은 보이지 않겠다는 것 같은 감독의 의도가 보인다.


하지만 결국 그의 냉소적인 모습이 드러난 후반부는 처음부터
단 한 번도 냉소적이지 않았던 적이 없다는 자신의 의도를 보인다.


그들을 따라가는 흐름은 솔직하게 무척이나 힘겹다.
감독의 의도와는 전혀 무관하게 그들은 다양하게 자기 자신을 표현한다.


아직 권력을 잡고 있는 그는 역사란 원래 승자들의 역사라며,
자신의 행동이 정당한 것이라며, 국외의 다른 인문들을 예로 들기도 한다.
그의 말에 한 점 의심도 없었으며, 어떠한 측면에서는 맞을 수도 있다.


학살자들의 평가는 그 당시에 될 수도 있지만, 결국 시간이, 미래의 사람들이
그를 분명 재평가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그가 계속 승자인 상태라면 아마 그는 계속해서 자기 자신을, 아니 그를 사람들이
영웅이며, 필요했던 인물 등으로 표현할 것이다.


오히려 다른 이보다 그의 행동이 더욱 괜찮다고 느껴질 정도로
그는 솔직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전했다.


반면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하던 다른 인물은 자기 자신이 후회하고 있으며,
그래서 이 영화를 연출하는 것이 고통스럽다며 울부짖었다.
자기 자신이 했던 고문들을 그대로 재현하며, 상세한 설명까지 하던 그는
어느 사이엔가 고통스럽다며 말했다.


나는 후회하고 있다는, 그러한 말들을 계속해서 했고, 자신의 죄를 저지른
그 장소에서 헛구역질하거나, 눈물을 훔치는 모습들이 계속해서 카메라에
고스란히 잡혔으나, 그것이 진심인지 알 수 없었다.


그래 어찌 보면 정말 후회하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잠시 생각했다.
하지만 자신의 손자들에게 자신이 연출한 영화를 보여주며,
웃으며 그 이야기를 하는 그의 모습을 보니 확실히 알았다.


그마저도 연기라고.


그는 점점 변해가는 사회에 두려움을 느끼며, 자기 자신을 포장하기에 이른 것이다.
나는 원래 선한 사람인데 시대가 나를 그렇게 만들었다고 하듯이.
하지만 그의 손은 너무나 많은 피로 물들여졌으며, 지금은 깨끗해 보일지 모르지만,
영원히 지워지지 않는 그 무언가가 그의 손에 있는 것이다.


만약 그가 정말로 뉘우치고 있었다면, 이 다큐멘터리를 극구 반대했을 것이며,
처음부터 동의하지 않았어야 할 것이다.

굳이 자신의 모습을 끝까지 담아냈으며, 나오지도 않는데 억지로 내는 구역질 소리는
말 그대로 영화를 보는 내내 구역질이 날것 같이 만들었다.

그는 몰랐을 것이다.
자신이 연기하는 것이 자연스러워 보였을 거로 생각했을 것이다.
내가 이러는 것을 아무도 모를 거로 생각했을 것이다.
그 오만하고 역한 행동은 그렇게 만들어진다.


그때, 감독의 의도가 고스란히 느껴지는 것만 같았다.
마치 '인간의 본성은 변하지 않는다'는 듯이 말이다.
그를 바라보던 처음의 차가운 시선은 결국 끝까지 차가웠고,
마지막 그들이 춤을 추는 장면으로 정점을 찍었다.


보기 힘든 영화는 단순히 잔혹하고, 피가 튀기고, 무섭다고 결정되는 것이 아니다.
때로는 잔인한 장면 하나 없이, 두려움에 떨기도 하며, 피가 튀기지 않아도 구역질할 수 있다.


별것 아닌 행동에도 잔인함을 느낄 수 있으며,
왠지 비릿한 피 냄새가 나는 것 같이 몸은 반응할 수 있다.

'그의 태도를 이해해 볼까?'라는 생각도 해 봤다. 그가 어느 부분은 진심이 아닐까 하면서.
하지만 다른 이를 이해하기 어디 쉽던가. 자신도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은데
어찌 남인 내가 이해하겠는가. 결론적으로 이해한 부분은 있다.


바로 그가 전혀 반성하지 않았으며, 단지 자신의 이미지 세탁을 원한다는 것을.

★ 5개 만점

★★★☆(스토리 9 연출 9 비쥬얼 8 오락 6 총점 8)
인간의 본성이 원래 악한지, 선한지, 아무것도 없는 상태인지는 결국 결론이 나지 못했다.
무엇을 믿느냐는 본인의 의지이며, 정답이 있어도 자기 생각에 따라 오답이 될 수 있다.
그의 작품 역시 그 결론을 낸 것은 아니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밝혀졌다.
본성은 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생각한다. 차라리 성선설이기를.


인간을 늘 생각하고, 그래서 유사한 답에 접근하려고 노력한다. 그래서 그것이 정답이 아니어도 우리는 믿고자 한다. 여기에서 본성은 변하지 않는다고 증명하지만, 믿고 싶지 않다. 본성은 변할 것이다. 아니 변해야 한다. 안 그러면 내가 너무 힘드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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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트 오브 킬링(2012, The Act of Kill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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