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은 제 블로그(http://blog.naver.com/c106507)에 작성한 글을 가져온 것임을 밝힙니다.
전형적인 한국형 학원 공포물 / 15세 관람가 / 90분
오인천 감독 / 강하늘, 김소은, 김정태.. / 개인적인 평점 : 3.5점
안녕하세요? 공기중에 가득한 습기 때문에 한층 더 후덥지근하게 느껴지는 금요일이네요. 오늘은 어제(3일) 롯데시네마 프리미엄칠곡에서 관람하고 온 2014년 첫 한국 공포 영화 <소녀괴담> 이야기를 해볼려구요. <소녀괴담>은 지난 2008년 <큐어>라는 단편 영화로 데뷔하신 오인천 감독님의 상업영화 데뷔작임과 동시에 재작년 개봉했던 공포영화 <두 개의 달>의 각본을 쓰셨던 이종호님께서 시나리오를 쓰신 작품인데요.
사실, 한국 공포 영화는 지난 2008년에 개봉했던 창감독님의 <고死:피의 중간고사>를 마지막으로 100만을 돌파한 작품이 단 하나도 없을 만큼 극심한 침체기를 겪고 있죠. 그나마 지난 2년 동안에는 50만을 돌파한 영화조차도 없었구요. 그런 까닭에 오인천 감독님께서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100만 돌파가 1차 목표다!!"라고 밝히신 바 있는데요.
과연, 오인천 감독님의 바람대로 <소녀괴담>이 6년만에 100만명을 돌파하는 한국 공포 영화가 될 가능성이 있는 작품이었는지, 언제나 그렇듯 제가 보고 느낀 그대로 지금부터 솔직하게 말씀드려보도록 할께요. ^^
■ '100만이 이렇게나 커 보이다니!!', 한국 공포 영화의 암흑기
소녀귀신과 친구가 된 소년
줄거리 올해 고등학교 2학년인 인수(강하늘)는 집안 대대로 이어져 내려오는 귀신을 볼 수 있는 능력을 지니고 있는데요. 초등학교 4학년 때, 같은 반 친구였던 아영이(이장경)의 귀신을 처음 본 이후 멘붕에 빠져 미국으로 도망치다시피 떠났다가 최근에서야 다시 한국으로 돌아왔죠. 하지만 원한을 풀어달라며 끊임 없이 자신을 찾아오는 원혼들 때문에 두려움의 나날을 보내던 인수는, 자신과 같은 능력을 지니고 있는 삼촌(김정태)과 함께 살기 위해 고향 마을에 위치한 상월고등학교로 전학을 오는데요. 그렇게 인수는 버스를 타고 고향집으로 향하던 중에 우연히 창밖에 서 있던 소녀귀신(김소은)과 눈이 마주치게 되고, 그것을 계기로 두 사람 아니 한 사람과 한 귀신은(^^;;) 각별한 우정을 나누게 되죠. 하지만 그 둘의 우정은 반 친구들을 하나씩 잡아가는 마스크 귀신의 등장으로 인해 위기를 맞게 되는데요. 과연, 인수와 소녀귀신의 우정은 어떤 결말을 맺게 될까요?
★ <소녀괴담> 무비툰 ★
★ <소녀괴담> 예고편 ★
10억원 안팎의 제작비가 투입된 초저예산 공포 영화 <소녀괴담>은 몇주전 개봉 소식을 처음 접했을 때 부터 <여고괴담>과 꼭 닮아 있는 제목으로 인해, 저로 하여금 '뻔하디 뻔한 한국형 학원 공포물이 아닐까?'하는 불안감을 자아냈었는데요. 아니나 다를까, 극장에서 직접 만나본 <소녀괴담>은 <여고괴담>시리즈, <고死>시리즈 등이 보여져 왔던 한국형 학원 공포물의 전형을 그대로 따르고 있는 작품이더라구요. ^^;;
으스스한 분위기를 풍기는 불 꺼진 한밤중의 교정에서 너무나 익숙한 모습으로 두둥!! 하고 나타나는 마스크 귀신에서부터, <여고괴담>시리즈 최고의 명장면(?)으로 손꼽히는 순간이동 장면에 이르기까지 영화 곳곳에서 보여지는 익숙한 장면들은 물론이거니와, 왕따를 당해 죽은 피해 학생의 원혼이 가해 학생들에게 처절한 피의 복수를 벌인다는 설정까지도 그동안 만들어져 왔던 한국형 학원 공포물의 식상한 레퍼토리를 그대로 답습하고 있었던 <소녀괴담>이었던 탓에, 한여름의 무더위를 잊게 해줄만 한 오싹한 공포는 전혀 찾아볼 수가 없더라구요. 대신, 국내 극장들이 공포영화를 상영할 때면 으레 그렇듯, 빵빵하게 틀어놓은 에어콘으로 인해 시원하다 못해 춥다고 느끼기는 했었지만 말이죠. ^^;;
공포보다는 청소년 계도에 훨씬 더 힘을 쏟은 듯??
솔직히 제가 직접 보고 느낀 <소녀괴담>은 '공포영화'라기보다는 '청소년 계도 영화'라는 타이틀이 훨씬 더 잘 어울릴 것 같은 작품이었는데요. 홍보과정에서 '감성공포'라는 단어를 내세운 <소녀괴담>이었지만, 작품 속에서 주로 다루고 있는 이야기는 학원폭력과 집단 따돌림 그리고 가해 학생들의 때늦은 뉘우침 등에 대한 것들이었거든요.
사실, <소녀괴담>이 지니고 있는 학원폭력과 관련된 설정등은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이미 <여고괴담>, <고死>등에서 여러번 다뤄졌던 내용이라 그다지 특별할 것이 없기는 하지만, 극장을 찾은 여러 여고생들은 꽤나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것 같아 보이기도 했는데요. 실제로 제 옆자리에 앉아서 관람한 한 여고생은 같이 온 친구에게 "이 영화 은근히 슬프다."라는 말까지 하더라구요. ^^;;
그렇게 <소녀괴담>의 메시지가 약간이나마 여고생들에게 전해질 수 있었던데에는 아마도 출연 배우들의 안정적인 연기력이 커다란 역할을 한게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드는데요. 최근 몇년간 개봉했던 한국 공포 영화들이 한결같이 신인 배우나 아이돌 가수등을 주인공으로 내세웠던 것과는 달리, <소녀괴담>은 눈에 띄는 스타급 배우는 없을지라도 다들 다년간의 연기 경력을 지닌 전문 배우들이 출연하고 있는 덕분에 꽤 안정적이고 유연한 내러티브를 지니고 있기는 했거든요. ^^
그런 의미에서 <소녀괴담>은 성인 관객보다는 청소년 관객들에게 좀 더 강하게 어필할 수 있는 작품으로 볼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애초에 제작 단계에서부터 청소년 관객들을 타겟으로 만들어진 영화라고 보시는 것이 정확할 것 같네요. ㅎ
제작비를 감안하면 선방하긴 했지만..
개인적으로 <소녀괴담>처럼 진부한 레퍼토리를 답습하고 있는 영화를 관람할 때면 무척 불쾌한 기분을 느끼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요. 하지만 제작비가 10억여원에 불과한 <소녀괴담> 만큼은 '그래, 제작비 10억짜리 영화치고는 이만하면 선방했지, 뭐.'라는 생각이 계속 맴돌아서 그런지, 불쾌하기보다는 오히려 안쓰러운 마음이 들더라구요. (물론, 제작비 1,500만원을 투입해 무려 1,950억이라는 엄청난 수익을 기록한 <파라노말 액티비티> 같은 영화도 있긴 하지만요. ^^)
하지만 모든 관객들이 저처럼 <소녀괴담>의 제작비까지 감안해서 작품을 감상하시지는 않을 것이고, 또 엄밀히 말해 그럴 필요도 없는 것이 사실인 탓에, 아마도 오인천 감독님께서 말씀하신 100만 관객 달성까지는 꽤나 힘겨운 여정이 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드는데요. ^^;; 개인적인 바람은 부디 손익분기점인 50만이라도 달성했으면 좋겠네요.
전 그럼 이쯤에서 청소년 계도 영화 <소녀괴담> 리뷰는 마치고, 오늘 저녁 관람 예정인 <신의 한수> 리뷰로 조만간 다시 찾아뵙도록 할께요. 모두들 행복한 일만 가득 일어나는 불금 되셔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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