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백야행><용의자X>의 원작자로 잘 알려진 미스터리의 거장 히가시노 게이고의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베스트셀러'의 이정호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으며, 장르를 막론하고 다양한 연기를 보였던 천의 얼굴 정재영과 뜨거운 연기로 자신의 존재감을 확고히 한 배우 이성민의 압도적인 조합으로 완벽한 연기를 선보인다는 영화 <방황하는 칼날> 곁으로 다가가 본다. 한 아이의 아버지는 하나뿐인 딸을 잃은 피해자가 되고, 이제는 살인자가 되었습니다. 버려진 동네 목욕탕에서 싸늘한 시체로 발견된 여중생 수진. 아버지 상현(정재영)은 하나뿐인 딸의 죽음 앞에 무력할 뿐이다. 그러던 어느 날 상현에게 범인의 정보를 담은 익명의 문자 한 통이 도착한다. 그리고 문자 속 주소대로 찾아간 그 곳에서 소년들에게 성폭행을 당하며 죽어가는 딸의 동영상을 보고 낄낄거리고 있는 철용을 발견한다. 순간, 이성을 잃고 우발적으로 철용을 죽인 상현은, 또 다른 공범의 존재를 알게 된 후, 무작정 그를 찾아 나선다. 한편, 수진이 살인사건의 담당형사 억관(이성민)은 철용의 살해현장을 본 후, 상현이 범인임을 알아차리고 그를 추격하기 시작한다. 재미나 흥미, 감성충만등 영화로 얻은 내적 요소에 의해 해당 영화가 취하고 가진 이미지나 메세지에 감상하기전 객관적으로 바라보던 시선이 주관적인 시선으로 바뀌곤 하는 걸 해당 장르의 수우작들을 만날적마다 느끼는 본인이다. 아무리 객관적 시선으로 바라보려고 해도 영화의 이미지나 메세지가 본인의 가슴과 뇌리에 충만할 정도로 자리잡게 되면 그 영화에 대해서 주관적 입장이 강해진다. 즉 , 다시말해서 영화에 매료된다는 표현이다. 사회적 이슈로 내세울 만큼 현대사회의 문제중에 큰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소재를 다룬 영화 <방항하는 칼날>은 감상하기도 전부터 영화가 가지고 피력하는 이미지나 메세지가 워낙 강해 내용에 대해서 분개, 분노할 정도로 주관적인 시선이 역력한채로 다가가 본 결과, 예상치와는 사뭇 다른 느낌을 받아서인가? 아님 본인의 영화 취향이 안맞어서인가? 아무튼 영화 상영이 끝나고 엔딩 자막이 오르는 순간까지 분개, 분노의 수준이었던 시선이 차디차가운 객관적 시선으로 스크린을 바라보고 있었다. 사회적으로 큰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소재를 다룬 영화인 만큼 보다 리얼하게, 보다 긴장감 있게, 보다 이미지에 적합한 연기로 영화를 구성해야될텐데 <방황하는 칼날>은 전체적으로 이미지를 부각시키기 위해 스토리 전개, 배경, 배우들의 연기등등 어색할 정도로 너무 짜맞춘듯한 인상이 역력해 내용에 대해서 심취하는 게 아니라 겉만 맴돌게 할 뿐이다. 특히 배우들의 연기면에 있어서도 배우 특유의 성향이 각기 달라 해당 장르에 준하는 캐스팅이 필수 요건중에 하나다. 그런데 <방황하는 칼날>은 이 필수 요건을 무시한 경향이 있는가, 아니면 영화에 대한 연출가의 색다른 시각이 깃들은 영화라고 표현하고 싶게 만든다. 단편적인 예로, 이 영화의 주제로 보아 주,조연을 막론하고 내공이 두터이 쌓인 내면적 연기의 달인이 스크린에 비쳐져여야할텐데 영화는 그렇지 못하고 내공의 성향이 다른 위트성 있는 외내면의 연기 달인이 비쳐지고 만다. 주연급이 이정도이니 조연급은 더 이상 언급하고 싶지 않을 정도로 차가운 객관적 시선으로 바라보게 된 가장 큰 이유중의 하나다. <방황하는 칼날>을 감상하면서 연출가의 영화에 대한 시각이 관객이 바라보는 시각과 극히 다를 수 있다는 걸 예로 들게 하는 영화 <방황하는 칼날>이다. 여러분 좋은 영화 많이 감상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