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색보다는 인간의 본성에 대한 내러티브가 훨씬 인상적이었던 드라마 / 15세 관람가 / 112분
김진무 감독 / 김인권, 홍경인, 최규환.. / 개인적인 평점 : 7.5점
안녕하세요? 오늘은 지난 일요일(16일) 롯데시네마 프리미엄칠곡에서 관람하고 온 <신이 보낸 사람> 이야기를 해볼려구요. <신이 보낸 사람>은 개봉전부터 종교색이 짙은 영화라는 평이 워낙에 많이 들어왔던 작품이었었는데요. 극장에 개봉하는 영화는 장르를 불문하고 닥치는데로 관람하는 저라 할지라도 종교색이 짙은 작품들은 워낙에 꺼려하는 까닭에(발리우드 영화도 제가 굉장히 꺼려한다죠. ^^;;) 솔직히 그다지 보러가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았던 <신이 보낸 사람>이었죠. 하지만 1주일에 최소한 두 편 이상은 극장에서 관람해야만 마음이 놓이는 지독한 영화 중독자인 제가 꼴랑 <로보캅> 한 편만 보고 말려니 도저히 견딜 수가 없어 울며 겨자먹기로 관람했던 <신이 보낸 사람>. 과연, 제가 직접 두 눈으로 확인한 <신이 보낸 사람>은 세간의 말처럼 종교색이 짙은 작품이었을까요? ㅎㅎ
지하 교회 신도들을 탈북시키기 위해 북한의 고향 마을로 돌아온 한 남자의 이야기
줄거리2009년. 아내 영미(오산하)와 함께 사상범으로 회령 정치범 수용소에 끌려갔던 철호(김인권)는 아내의 죽음 덕분에 수용소에서 풀려나자마자 중국으로 탈북하는데요. 그로부터 2년 뒤, 두만강 너머에 있는 고향 마을에 다시 돌아온 철호는 자신의 아버지를 비롯한 지하 교회 사람들에게 모두 함께 탈북할 것을 제안하고, 마을 사람들은 저마다의 이유로 철호의 탈북 제안을 수락한체 도강 예정일만을 기다리죠. 하지만 뇌물도 통하지 않는 열렬한 체제 신봉자인 국경수비대 2분대장 호진(최규환)의 갑작스러운 등장으로 인해 철호의 계획은 조금씩 어긋나기 시작하고, 엎친데 덮친격으로 같이 탈북하기로 했던 마을 사람들 사이에 분열까지 일어나게 되는데요. 과연, 철호의 탈북 계획은 무사히 실현될 수 있을까요?
★ <신이 보낸 사람> 예고편 ★
다들 아시다시피 <신이 보낸 사람>은 김진무 감독님께서 1년이 넘는 시간 동안 직접 탈북자를 찾아 다니며 인터뷰한 이야기들을 영화로 재구성한 작품인데요. 작품 자체가 북한 내 지하 교회에 대한 이야기들을 다루고 있는데다가 제작비의 일부를 크라우드 펀딩으로 마련한 영화라서 그런지 개봉전 신흥 종교 단체인 신천지가 투자를 했다는 등의 소문이 퍼져 김진무 감독님께서 직접 신천지와는 무관한 작품임을 수 차례 밝히셔야만 했던 해프닝이 있기도 했었죠.
■ 크라우드 펀딩으로 제작된 국내 영화들
※ 관객수는 2월 17일까지 집계된 수치 를 기록하였습니다.
이렇듯 개봉되기도전부터 작품에 대한 이야기보다 종교와 관련된 이슈들을 접하는 것이 훨씬 쉬웠던 <신이 보낸 사람>이라서 그런지, 막상 <신이 보낸 사람>에게 관심을 가지고 계신분들도 괜히 영화 보러 갔다가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 개봉때와 같은 봉변(<패션 오브 크라이스트> 개봉 당시 여러 상영관들이 주님을 외치며 울부짖는 분들의 곡소리로 가득 차는 사태가 일어났었죠. ^^;;)을 당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 때문에 관람을 꺼려하고 계신걸 제 주위에서 심심찮게 볼 수 있었는데요. 저도 똑같은 이유 때문에 단체 관람으로 매진되다시피한 저녁 황금 시간대를 피해(제가 관람한 롯데시네마 프리미엄칠곡의 경우, <신이 보낸 사람>의 다른 회차는 자리가 텅텅 비었는데 반해, 개봉일부터 쭈욱 저녁 시간만큼은 제일 앞줄에 몇 자리를 제외하고는 모두 예매가 완료되어 있더라구요. ㅎ) 일요일 오후 2시 15분 영화로 예매해서 관람했거든요. 하지만 저의 이런 우려와는 달리 작품 자체가 종교적인 내용보다는 북한 내 주민들의 생활상과 추악한 인간의 본성에 대한 이야기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어서 그런지 다행히도 주님을 외치며 울부짖는 관객분들은 안계시더라구요. ㅎㅎ
종교적인 내용보다는 인간의 본성과 북한의 실상에 대한 이야기들이 주를 이루고 있는 영화
전 개봉전부터 <신이 보낸 사람>에 대해 워낙에 종교색이 짙은 영화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던터라, 영화를 보기직전까지도 막연하게 성경 구절과 찬송가로 가득한 영화인게 아닐까 하는 걱정을 했었는데요. 하지만 의외로 제 두 눈으로 직접 확인한 <신이 보낸 사람>은 종교색은 거의 느껴지지 않는 작품이더라구요. 물론, 영미가 쇠못에 박히고 나무 기둥에 매달려 물 한 모금 마시지 못하는 순간에도, 하나님에 대한 신실한 믿음을 잃지 않고 마을 사람들을 위해 순교하는 모습등은 종교적이라 말할 수 있겠지만, 작품 전체에서 영미에 대한 이야기가 차지하고 있는 비중은 극히 일부분에 지나지 않는 까닭에 종교색이 너무 짙지 않을까 하는 우려 때문에 <신이 보낸 사람>의 관람을 꺼리셨던 분들은 전혀 걱정하지 않으셔도 될 것 같더라구요. ㅎ
제가 <신이 보낸 사람>을 관람하면서 철호와 마을 사람들의 모습을 통해 보고 느낀건 종교적 메시지보다는 생사(生死)의 갈림길에 놓인 인간이 얼마나 나약하고 추악할 수 있는가에 대한 이야기들과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땅에서 불과 몇십몇백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 하루에도 몇번씩 그러한 생사의 갈림길을 오고가며 살아가고 있는 우리 동포들의 참담한 생활상에 대한 것들이었는데요.
겉으로 보기에는 더 없이 순박하고 사람 좋은 철호를 비롯한 마을 사람들이지만, 사실 알고보면 오로지 중국에 있는 남한 선교사들을 이용해 탈북할 목적으로 거짓 믿음을 가지고 신도 흉내를 내고 있다거나, 자기 한 목숨 부지하기 위해 동료 교인들을 내팽개치거나 팔아 넘기고, 심지어 직접 자신의 두 손으로 동료 교인을 총살시키기도 하는 등에 너무나 나약하고 추악한 모습을 가지고 있는 영화 속 그들인데요. 작품 속 그들의 이러한 모습을 통해 <신이 보낸 사람>은 인간이란 존재가 죽음의 공포 앞에서 얼마나 나약하고 이기적이게 변할 수 있느냐에 대한 이야기와 우리와 같은 피가 흐르는 북한 주민들이 지금 이 순간에도 얼마나 무섭고 고된 삶을 살아가고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들을 관객들이 자연스럽게 보고 느낄 수 있도록 만들어져 있는 작품이더라구요.
하루 빨리 북쪽의 그들도 맘 편히 환하게 웃을 수 있는 그날이 오기를..
비록, <신이 보낸 사람>이 대중들이 좋아할만한 화려한 볼거리나 자극적인 스토리를 가지고 있는 작품은 아니지만 실제 탈북자들의 증언을 통해 재현된 북한 주민들의 디테일한 생활상과 북한내에서 자행되고 있는 인권 유린에 대한 이야기들을 진지하게 풀어내고 있는 꽤 괜찮은 영화였던 것 같아요. 하지만 상업영화적 재미를 기대하시고 <신이 보낸 사람>을 관람하신다면, 제 앞자리에서 관람한 여러쌍의 커플들처럼 영화가 끝나자마자 길바닥에 16,000원 버린꼴이라면서 큰소리로 온갖 불평을 늘어놓게도실 가능성이 높긴 하지만 말이죠. ^^;;
전 그럼 <신이 보낸 사람> 리뷰는 이쯤에서 마치고 조만간 또 다른 영화 이야기를 가지고 찾아뵙도록 할께요. 모두들 행복 가득한 하루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