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세계의 영화를 보다 보면서 느끼는 것이 내 개인적인 것만인지 모르지만 언제나 순박함과 어색함의 공존이 있다는 생각이 든다. ‘소울 오브 브레드’라는 대만 영화 역시 이런 아슬아슬한 공존이 존재하는 것 같다. 아름다운 대만의 자연풍광을 볼 수 있는 즐거운 기회도 있고, 색다른 대만 스타들의 매력도 직접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 다만 몇 가지는 좀 아쉬운 작품이다. 순박하고 아름다운 대만의 농촌을 보는 것 같아 색다른 재미를 느꼈다. 한국의 농촌에서도 보기 힘든 풍광들이랄까? 아니면 오랜만에 보는 농촌 배경의 영화라 그래서인지, 영화 속 세계는 이제 한국에서도 보기 힘든 그런 아련한 추억의 풍경이었다. 아직도 저런 곳이 대만에 남아 있구나 하는 부러움도 살짝 들었다. 하지만 이 영화의 매력이 그리 오래 유지되는 것 같지는 않았다. 스토리 구성력이 좀 떨어져 보이는 것만 같았다. 개연성이 좀 약하다고 해야 할지, 영화를 보는 내내 답답했다. 도시와의 관계가 작은 농촌에서 벌어진 삼각관계는 확실히 새로워 보인다. 그러나 그 삼각관계가 진행되는 과정이 매끄럽지 못했다. 사랑을 맺고 끊기 힘든 여성의 마음이야 이해하지만 그렇다고 예정에도 없던 빵 경영대회는 좀 이해하기 힘들었다. 그리고 다소 뒤죽박죽 한 구성으로 인해 어떤 스토리의 힘이 느껴지지 못했다. 또한 액기스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긴장도를 높일 수 있는 터닝포인트가 전혀 보이지 않았고, 그래서인지 영화는 활력없는 내용으로만 흘러갔다. 부천 영화제에서 초청된 작품으로 아는데 한국 입맛에 얼마나 다가왔는지 모르겠다. 좀 안타까운 내용들이 활력을 억눌렀고, 그래서 영화는 지루한 공방처럼 애정관계가 매력을 일으키지 못했다. 새로운 활력이 농촌마을에 휘몰아친 것은 좋아 보이는데, 그에 걸맞은 활력이 꽃피지 못했다. 제 3세계 영화권에서 종종 갖고 있는 약점으로 보인다.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자주 보게 되는 약점, 이 영화는 그것을 극복하지 못한 것 같다. 좀 더 기다려야 하나? 아니면 너무 한국적 방식에 익숙해져서 인가? 아무튼 다음 대만 영화를 기대해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