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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자도 좋지만 일단은 재미가 있어야.... 아이언 스카이
jksoulfilm 2012-10-27 오전 11:13:13 524   [0]

 

★☆ 풍자도 좋지만 일단은 재미가 있어야....

상업영화의 재미를 재단하는 기준은 다양하지만 가장 중요한 기준은 영화를 보기 위해 들인 시간과 비용에 충족하는가 하는 것이다. 그러니까 예술영화로 명명되어지는 영화를 제외하고 멀티플렉스 극장에서 관객을 끌어들이는 것이 목적인 영화라면 9000원의 티켓값은 상업영화가 갖추어야 하는 의무라는 것이다.

[아이언 스카이]는 단도직입적으로 말해 9000원의 영화 티켓값을 충당해주지 않는다. 영화가 하나의 문화산업이라는 기준에서 봤을 때 영화적 재미는 상당히 떨어진다. 이유는 다양하다.

일단 [아이언 스카이]를 신개념 SF영화로 홍보한 것이 문제다. 포스터를 보고 기대한 관객은 유럽형 SF 블록버스터 영화를 기대하고 극장에 들어간다. 하지만 영화는 SF의 외피를 입은 블랙 코미디다. 다이내믹한 영상미를 기대한 관객은 실소 터지는 코미디를 마주하게 되고, 기대가 어긋나면서 이마저 즐길 수 없는 상황이 된다.

두 번째, 사전 지식이 필요하다는 점. 영화는 미국사회에 대한 풍자와 조롱, 그리고 과거 나치에 관련한 음모론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구성된다. 이에 대한 사전정보는 [아이언 스카이]를 보기 위해서는 필요조건이다. 대외적으로 드러나는 몇몇의 의미를 파악하는 데 그치면 거기서 끝. 9000원의 티켓값을 전부 충당할 수는 없다. 갖가지 숨어있는 의미를 찾아내서라도 재미를 발견하고 싶다면 공부가 필요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영화 전체에 깔린 코미디 요소가 한국 관객들에게 통할 것인가 하는 문제. 아이러니한 상황은 현실성과 거리를 두고 있고, 치고 받는 대사는 실소를 자아내는 수준이다. 슬랩스틱 코미디가 간신히 제 역할을 하지만, 전체적인 이야기 구조가 탄탄하지 않아 이에 온전히 집중하기도 어렵다.

[아이언 스카이]의 내용은 미국 대통령의 재선을 위한 이벤트로 탐사선이 달에 착륙하고 그 곳에 세계대전에서 패하고 도망친 나치 군을 발견하는 설정으로 시작된다. 초반 설정이 그렇다면 결말이 “지구를 두고 벌어지는 나치군과 미국의 전쟁”이라는 것은 안 봐도 뻔하다.

결말이 뻔하다면 결말까지 가는 과정의 이야기가 재밌어야 하는데, 희안하다는 느낌만 들 뿐 집중되지는 않는다.

찰리 채플린의 [위대한 독재자]도 빌려왔고, 풍자를 위한 고증의 노력들을 곳곳에 포진해 관객들로 하여금 기막힌 풍자 코미디를 전하려는 의도는 알겠지만, 한국 관객에게 맞는 방식은 아닌 듯 싶다. 이 영화가 영화제 초청용의 영화라면 무리 없지만, 일반 관객들이 관람할 극장용 상업 영화라면 무리 아닌가 싶다.

[아이언 스카이]가 가진 가장 큰 약점은 관객이 풍자의 의미에 주목하고 싶은 마음을 갖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의미를 포진하기 전에 이야기 구조부터 단단히 다졌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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