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니클] 후기_영화단평 : ★★★
처음이라서 신선했던, "짜집기"영화!
1인칭 시점인 페이크다큐는 호불호가 상당히 심하지요! 저처럼 그 생생한 밀착감에 끌리는 사람도 있는 반면에, 그 특유의 거친 화면 탓에 어지럽고 산만하다고 꺼려하는 이들도 있으니까요! <클로버필드>, <R.E.C>는 물론이고, 이번 <클로니클>까지. 거의 모든 페이크다큐 영화에서 공통적으로 끊임없이 언급되어 온 부분이므로 관람여부 결정에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사실 영화제작하는 입장에서 페이크다큐의 진정한 장점은 '저렴한 비용'으로 만들 수 있다는 점입니다. 당연히 이 <크로니클>도 저예산영화로 제작된 탓에 화려하고 뛰어난 초능력 액션과 CG를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미리 알고는 갔지만, 예상보다 더 조잡한 특수효과이긴 하더군요. 야구공 멈추는 장면부터 전반적으로 너무 티가 나는지라 속으로 한숨을 몇 번 내쉬기도 했습니다. 이해는 충분히 되지만, 아쉽기는 하더군요.
하지만 어차피 아이디어로 승부하는 영화였으므로, 그런 부분의 완성도에는 너그러워질 수 있었습니다. 관건은 '초능력을 가지게 된 일반인'이란 설정이 주는 흥미로움을 어떻게 풀어가느냐였으니까요! 초능력으로 장난치고 어울려 노는 것에 사용하는 에피소드는, 실제로 관객들의 상상과 맞닿는 면이 많아서 재치있게 잘 그려냈다고 보여집니다. 투명인간이 되면, 여탕에 꼭 가보겠다는 그런 비슷한 상상이 영화에 펼쳐지는 느낌이라서 키득거리는 웃음으로 공감하기 좋더군요. <핸콕>에서 살짝 건드려지다 스쳐지나간 부분이었는데, 그 부족함을 속시원하게 긁어준 느낌이네요!
문제는 본격적으로 삐뚤어지기 시작하는 인물을 그려내는 부분에서 발생합니다. 너무 신선한 이야기를 기대한 탓인지 요즘 미국사회에서 워낙 왕따문제가 이슈화 되고 있는 분위기 탓인지, 기존에 익숙히 보아왔던 총기난사사건영화의 패턴에 "총"대신 "초능력"을 사용할 뿐이더군요. 또한, 그렇게 폭주하게 되는 배경과 과정이 지나치게 인위적이고 과장된 탓에 인물과 사건으로 관객을 몰입시키는 영화의 짜임새와 설득력이 상당히 부족합니다. 약육강식을 외치는 부분은 너무 뜬금없어서 좀 안타깝기도 하더군요. 이런 사회문제에 관한 뚜렷한 주제의식을 가지진 않으며, 삐툴어진 초능력자의 탄생과 대결의 원인으로 가볍게 차용한 오락영화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청소년 초능력자들의 결투를 그린 <커버넌트>보다 겉으로만 좀 더 진지한 분위기를 풍기는 정도입니다.
결국 전반적으로 아이디어가 뛰어난 영화라고 하기에는 이미 익숙해진 요소들만 눈에 띄이는 짜집기였습니다. 단지 언급한 여러 조합들이 하나의 영화로 합쳐진 것이 이번이 처음이었기에, 겨우 신선한 느낌을 주는 수준이라 생각됩니다. 초능력으로 카메라를 움직이는 것은 탁월하다기 보다는, 볼만한 영화를 만들기 위한 필연적인 선택에 더 가까워보이고, 가끔 다른 카메라의 시점을 이용하는 것도 딱히 인상적이진 않았습니다. 좀 까칠하고 냉정하게 평가하자면 짜집기 해낸 조합이 신선할 뿐, 참신하고 기발한 영화라고는 말할 수는 없겠습니다.
거기에 워낙 필요한 장면들만 뚝뚝 끊어가는 형식이었고, 저예산+페이크 다큐라는 제한적 상황에서 다소 조잡한 CG와 함께 보여지는 연출이었기에 "85생의 젊은 천재감독"이라는 수식어가 아직 이르지 않냐는 생각이 듭니다. 대단한 한 번의 성공에 그칠 가능성이 아직까지는 높아보이니까요. 과연 후속작에서는 어떤 역량을 보여줄 수 있을지 기대가 많이 됩니다.
아무튼, <클로니클>은 적어도 이번 1편만큼은 즐길만한 독특한 매력은 살아있습니다. 크게 다를 바가 없는 2편이 나온다면 그다지 기대되지는 않을 것 같기는 하지만요;; 아마 시리즈가 이어진다면, <파라노말 액티비티>처럼 3편쯤 되면 아예 관심 밖으로 사라지지않을까 예상이 됩니다.
원문 : http://aciiacpark.blog.me/100153776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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