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69회 골든 글로브에서 최우수 작품상과 남우주연상을 거머쥔 최고의 기대작 <디센던트>. 아
름다운 장관을 자랑하는 하와이 배경과는 어울리지 않는 비 정상적인 가족의 모습을 유쾌한 시
선으로 담아내며 영화 팬들의 흥미를 끌고 있다는 영화 <디센던트> 곁으로 다가가 본다.
뜻하지 않은 아내의 사고! 그 동안 몰랐던 가족의 비밀을 알게 된 남자의 이야기!
잘 나가는 변호사 맥(조지 클루니). 그의 아내가 어느 날 보트사고로 혼수상태에 빠진다.
아내의 사고에 절망한 맷은 막내 딸과 함께 기숙사에 있는 큰 딸 알렉산드라(쉐일린 우들리)에게
엄마의 상태를 전하러 가지만,
그간 일에 매달려 가족에게 소홀했던 사이 부쩍 커버린 딸들과의 소통이 법정에서의 변론보다 어렵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큰 딸은 아내가 다른 남자를 만나고 있었다고 맷에게 고백하는데...
평온하다고 생각했던 한 남자의 인생에 갑작스럽게 들이닥친 딜레마! 그의 예측할 수 없는 여정이 시작된다!
한 가정을 책임지고 있는 가장의 책무는 가정의 행복과 안일을 위해 남이 뭐라고 그래도 나름대
로 매진한다고 생각하는 게 가장이라는 자리에 있는 사람들의 공통 분모이자 뇌리속에 존재하고
있는 일종의 권위의식이다. '내가 이만큼 힘들게 일해서 살게 해주었으면 무슨 불만이야' 하
는 소리를 가족구성원의 불만족스러운 언행을 보는 즉시 뇌깔리고 싶지만 두어번은 참고 넘어
간다는 것이 우리나라만 아니고도 세상을 살고 있는 대부분의 가장들의 심리일 것이다. 요즘 세
대의 가장은 만능 즉 슈퍼맨이 되야한다. 밖으로는 가정을 꾸려나갈 경제적 활동, 안으로는 각각
의 가족구성원에 대한 사랑이 깃든 관심이 없으면 그 가장자리를 유지하기도 힘들거니와 유지한
다고 해도 기간이 길지 못하고 단명하는 수가 지척이나 주위를 보면 쉽게 관찰할 수 있다. 가장
이 이런걸 알면서도 이런 언행 자체가 쉽지 않은 이유는 세상이 가장을 가만히 내두면 모르겠는
데 가만히 내두질 않고 바깥일에 얽매이게 만든다. 영화는 바깥일에 너무 몰두한 나머지 안 살림
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각각의 가족구성원은 어떻게 지내는지 신경을 안 쓰는 것이 아니라 못 쓰
다가 가족구성원의 부가장격인 아내의 생사가 놓인 크나큰 사고로 말미암아 현재 존재하고 있는
가장의 위치를 세밀하게 그것도 심각한 상황속에서도 입가에 자그마한 웃음을 연실 띄우게끔 각
각의 개성있는 캐릭터를 가진 배우들의 호흡이 일치된 연기와 하와이의 아름다운 경치를 스크린
에 담아 다가온다. 영화의 내용은 앞서 언급했듯이 한 가정의 불행 즉 심각한 일로에 서있는 어
떻게 보면 무거울 수 있는 내용이 속으로는 무거울지언정 외관상으로는 하나도 무겁지 않고 가
볍게만 느끼게 한다. 실소 비슷한 자그마한 웃음이 연실 본인의 입에 달린 걸 보면 말이다. 분명
심각한 상황인데 배우들의 가벼운 옷차림 반팔티에 반바지, 슬리퍼용 쪼리 아니면 맨발 차림이
고위층이건 부유하건간에 입고 심각한 언행을 하는데 아이러니하게도 가벼운 웃음으로 일관하
게 만든다. 마치 한편 수준작 블랙 코미디 장르의 영화처럼 느껴졌다. 옷차림도 옷차림이지만 각
각의 캐릭터 배역을 맡은 배우들의 개성있는 연기가 느낀점을 절정에 이르게 한다. 아름다운 경
치에 가볍고 활달하기 그지없는 옷차림에 심각한 상황이란 애초부터 안 어울리는 설정일지도 모
른다. 하지만 이 영화가 그런점을 역발상이라도 했듯이 영화적 요소 즉 배우, 배경, 스토리가 어
긋날듯 하면서도 절묘하게 조화를 이룬 영화 <디센던트>이다.
여러분 좋은 영화 많이 감상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