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터, 일명 싸움꾼이다. 겉 모습만 화려한 복서의 영화들만 봐서 모처럼 파이터를 보고 있으면 남들은 2류 영화 아니면 다규멘터리 혹은 독립영화라 비평했을 법한 영화이다.
가족이란 어떠한 고난 속에서도 부모와 자식 그리고 형제 자매간에 끝까지 믿음을 버리지 않고 서로 사랑하며 때론 싸우고 힘든 나날들을 보내기도 하지만 서로 사랑한다는 서로 믿고 그 믿음을 끝까지 버리지 않는 것이 가장 행복한 가정이라고 본다.
우리의 가족은 부모를 공경하고 부모의 말씀을 져 버리지 않으며 자식에 대한 사랑과 부모를 욕되게 하지 않는 가족이 진정한 가족이라고 생각한다. 이 영화는 오늘 날 핵 가족과 개인 즉 사생활 중심의 솔로의 예찬이 보편화 되고 있는 이 시대에 내 가족을 다시 한번 돌아 보는 계기가 될 것이다.
전설로 통하는 복서 미키 워드(마크 월버그)의 우상이자 친형인 트레이너겸 전략가인 디키 에클런드(크리스찬 베일), 매니저인 어머니, 어머니의 기에 눌린 아버지, 몇 명인지 숫자를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의 누나들. 처음 10여분간은 한 가족 3대가 모인 아니 가족이라고 보기 힘든 어두운 뒷골목 가족 생활을 보여 준다.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고 한다. 가족간 사랑을 보편적으로 아름답게 해석 하지도 꾸미지도 않았다. 그저 있는 그대로의 생활상을 숨김없이 보여 주며 그 속에서 가족의 애환과 가족이라는 족쇄에 힘들어 하고 싸운다. 그리고 화해와 더불어 그 가족은 그것을 행복이라고 생각한다. 우리의 가정의 행복이 물질적으로 변해 가는 이 사회에 나 조차도 잊고 지내던 그 무엇인가를 느끼게 해준다. 좋은 직장 좋은 대학 그리고 좋은 집을 가지고 있는 친인척이 좋은 친인척으로 생각하는 이 사회에 약에 찌든 모습에 항상 말썽으로 집안에 원수 같은 자식이지만 부모 형제들은 그마저 사랑으로 감싸고 슬프고 기쁠 때도 함께 즐거워하며 슬퍼해준다.
그 중심에 디키 에클런드 역을 맡은 [크리스찬 베일]이 있다. 10Kg 이상 감량과 약에 취한 모습, 껄렁한 태도와 어눌하며 술에 취한듯한 말투로 믿음이 가질 않지만 단호한 가족 사랑을 온 몸으로 표현한 연기로 파이터라는 영화를 한층 더 높였다고 생각한다. 이번 아카데미에서 남우조연상으로 수상을 했다는 그 날 시사회를 보고 그의 연기가 실감한다. 그의 연기가 아니었다면 영화의 완성도를 아무도 장담하지 못했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시사회 이 후 늦은 밤 부슬부슬 내리는 밤거리를 나와 집으로 향하는 나의 마음은 어딘가를 헤매지 않고 바로 집이라는 나의 가족이 기다리고 나의 삶의 보금자리로 돌아가는 이 시간, 많은 생각을 갖게 된다.
밤거리의 불빛을 보니 어릴 적 정월 대보름 친구들과 불꽃놀이인 망우리를 돌리다가 온 세상을 환하게 비친 대보름에 취해 마을 언덕에 앉아 구경하고 있을 때 집집마다 비친 달빛이였습니다. 집집마다 반사된 달빛은 장독대 앞 정한수였습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그 가족의 행복을 빌며 또 빌며 정작 본인의 건강과 행복은 뒤로 하고 남편과 자녀들에게만 내려 달라고 몇 시간도 마다 하지 않고 소원을 비는 모습이 이상하게 그리워 지는군요.
불혹을 넘긴 나이에 부모님 모두 너무 일찍 돌아가셨기에 더욱 그리워 지는 것 같습니다.
마지막 2011년 2월 마지막 밤 시사회를 다녀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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