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처한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고 성공하는 스토리는 언제나 감동적이다.
다만 그 감동이 나는 저렇지 않아서 다행이라는 자기 위안이나, 저 사람은 저래서 안됐다는
연민 정도로만 끝날 수도 있다는 것이 위험한 사실. 그런 점에서 <천국의 속삭임>은 주인공이
역경을 극복한 영화라기보다는, 주인공이 자신의 상황 속에서 같은 어려움을 겪어보지 못한
사람들보다도 더 아름다운 걸 이뤄내는 과정을 보여주는 영화다.
사고로 시력을 잃게된 미르코. 이 당시 이탈리아의 정책 탓에 장애가 있는 아이들은
무조건 특수학교에서 교육을 받아야만 했고, 때문에 미르코는 부모를 떠나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기숙사형 특수학교에 전학하게 된다. 엄격한 규율로 아이들을 '관리'하고 있는 교장과 수녀님들.
점점 시력을 잃어가 결국은 아무것도 볼 수 없게 된 미르코는 이곳에서 만난 친구들과 함께,
즐거운 자신만의 세상을 찾아간다.
걱정했던 것처럼 눈물을 빼진 않았다. 오히려 쿡쿡 웃음이 터지는 순간이 더 많았다.
그만큼 소리를 발견하는 미르코의 능력은 놀라울 정도! 마지막에 아이들의 힘으로
세상을 눈으로만 보는 모든 사람들을 감동시키는 순간, 나 또한 조용히 눈을 감았다.
억지로 환상적인 미래를 그리지 않았어도, 사람들이 흔히 성공이라 말하는 것을 보여주지 않았어도
충분히 멋진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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