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주전 씨네기사에서 이런 꼭지를 읽은적이 있죠.. 우리나라 여성감독에 대한 글인데.. 정확하게 기억은 어렵지만.. 일본영화 기호를 가졌왔다던가.. 하여튼 그런식의 얘기.. 사실 그당시 씨네에 언급했던 그 영화들을 안보았던지라.. 음.. 그런가 고개만 끄덕이고 말았죠..
이후.. '김씨표류기'를 봤습니다.. 영화보는 내내.. 이런.. 계속 혀를 차게되었지요.. 이영화.. 지극히 일본적이더군요.. 일본색을 입혔다는 소리가 아니라.. 다분히 '일본영화스러워요'.. 나에게 있어 일본영화의 일반적 느낌은 생기부족이죠.. 자로 잰듯 단정하고 단아한데.. 현실에서 길어올린 싱싱한 긴장감이나 에너지가 부족한 느낌.. 그래서 사실 한국영화를 일본영화보다 우위로 치는 편이였이였거든요..
이영화... 단정하고 깔끔합니다.. 재미도 있고.. 의미도 있어요.. 이렇듯 다 좋은데..!! 진짜 장점을 찾아보자면 스물세가지는 찾을수 있는데..!! 결정적으로 영화적 생기가 없어요.. 어딘지 일본영화 짝퉁이더군요.. 특히.. 방안김씨인 정려원이 나오는 장면은.. 계속.. 일본영화 어디선가 본듯한 느낌이 계속 들었지요.. 그것이 무엇이든.. 다른데서 그 이미지를 끌어오는거 좋은데.. 하필.. 거죽만 끌고왔네요.. 또.. 정려원의 헬멧을 쓴 모습에선 같은 히키코모리를 다룬 영화인 '도쿄'의 아오이 유우의 모습이 계속 보이더군요.. (물론 도쿄에선.. 아오이 유우가 히키코모리는 아니고.. 이 영화의 감독도 일본인이 아니라는건 아는데.. 이미지가 어딘지 그렇더라구요)
나같은 사람은 심오한 상징있는 영화 별로 안 좋아합니다.. 그게 뭐지.. 생각하는거 머리빠져요.. 하지만.. 이렇게 직설로 내뱉는 영화는 별루네요.. 감독은.. " 이 영화는 소통에 대해서 말하는것이걸랑요.. 알겠나요..? 밑줄두번.. 별표 세개.. 기억하세요.. 소.. 통.. 자.. 감독인 내가 방점을 찍은곳은 어디일까요.. 네.. 바로 희망.. 희망입니다.. 역시 밑줄두번.. 별표 세개.. 돼지꼬리 땡땡.." 참 친절도 하시지.. 심오한 상징은 어려워서 싫은 단순무식한 관객이지만.. 이렇게 직설적으로 영화가 말하려는 것이 뭔지 뱉어내는건 싫어요.. 교과서에서의 이문장의 의미.. 이 단어의 상징.. 등등을 어떻게 이해할지 토씨까지 그대로 가르쳐주는 '자습서같은 영화'였지요..
이 영화는 그냥 단편으로 만들었으면 좋았을 영화지요..오히려 짧게 보여주면 그 의미가 깔끔하게 들어올텐데.. 장편이 되다보니.. 에피소드가 자꾸 나열된다는 느낌이 들더라구요.. 영화속의 에피소드라면.. 그것들이 차곡차곡 쌓이면서.. 감정을 고조시켜야 하는데.. 그냥 평면적으로 쭉 나열된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러다보니.. 짜장면 에피소드가 '희망'이란 이름을 걸고.. 꽤 오랫동안 보여지지요..
그래도.. 휴대폰통신회사에서 걸려온 광고장면은.. 참 기발하고 재미나더군요.. 상당히 친절한듯 하지만.. 결국 제 할말만 해버리는.. 기분좋게 응대하는 척하지만.. 상대방의 말을 들을 여유도 마음도 없는.. 몰인정한 자본주의의 한 모습.. "네..네.. 손님 무인도 말씀이십니까.."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