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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전히 정재영의 연기가 보고 싶어 관람한 영화는 그 이상의 보물을 품고 있었다. 사회 주변부에 위치한 소시민들의 궁상맞은 일상들에 대한 따뜻한 시선, 자꾸만 사라져가는 지방색 문화들에 대한 애잔한 향수와 연민, 그리고 인간 보편의 심성에 자리하고 있는 휴머니티에 대한 소박한 믿음. 영화는 보는 내내 관객들을 미소짓게 하고 때론 안타깝게 하면서 마침내는 감동이라는 큰 보물을 안겨준다.
그 감동을 증폭시킨 것이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였음은 말할 것도 없다. 이제는 달인의 경지에 들어선 정재영(그는 위대하다) 신동이라는 말로는 표현이 모자란 지민 역의 아역 배우(이름을 꼭 기억해야겠다) 악역을 맡아도 결코 미워할 수 없는 이기영(안정과 개성이 동시에 존재하는 배우) 연기가 아니라 인물 그 자체가 아예 빙의되는 듯한 이도경 님 (그가 사생결단의 그 인물이었다는 게 도저히 믿어지지 않는다) 소풍 날 곳곳에 배치된 보물찾기 쪽지처럼 곳곳에 보석처럼 숨어있는 배우들의 연기만 봐도 저절로 배가 부르다. 연기의 성찬이다. 작은 영화를 꽉 채우는 배우들의 큰 연기.
<마이 캡틴, 김대출>처럼 작은 영화의 큰 힘을 보여주는 작품들이 많이 나오길 바란다. 한국 영화의 미래는 엄청난 물량으로 밀어붙이는 블럭버스터들에 있는 게 아니라 이처럼 여물게 꽉 들어찬 완성도를 보여주는 작은 영화들에 달려있을 것이다. 배급의 한계 때문에 이런 좋은 영화들이 극장에서 금새 밀려나는 현실이 못내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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