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9년 8월의 우드스탁 페스티발은 그 당시의 베트남 전쟁에 대한 젊은이들의 반전 분위기와 히피 문화로 대표되는 시대정신이 나타난 문화적 사건으로 알려져 있다. 이안 감독의 신작은 엘리옷 타이버가 톰 몬테와 함께 쓴 2007년산 베스트셀러 자전작인 회상록 '테이킹 우드스탁: 분출과 콘서트, 그리고 인생에 관한 진짜 이야기(Taking Woodstock: A True Story of a Riot, a Concert, and a Life)'를 영화화 했다고 한다.
이안 감독은 주인공 엘리엇을 중심으로 우드스탁이 어떻게 개인과 미국 사회에 영향을 끼쳤는지 매우 정교하게 그려내고 있다. 재미있는 에피소드와 가벼운 듯한 분위기 속에서도 역사적 사건에 대한 깊은 고민과 고찰이 담겨져 있기 때문에 이 영화를 단순한 범작으로 보는 것은 너무 안일하다.
영화의 촬영과 미술은 매우 편안하고 친숙하여 그 당시의 젊은이들의 의상, 말투, 유행을 담고 있으며 마치 옛 필름처럼 탈색시켜 일부러 거칠게 보여주거나, 라이브 다큐멘타리처럼 흔들리는 화면도 보여주는 점이 재미있다. 또한 우드스탁 페스티발을 소재로 하고 있지만 정작 공연 장면은 한 번도 나오지 않은 채, 주인공을 중심으로 공연 주위에서 일어나는 사건 사고를 보여주면서 그 당시의 기성세대에 대한 반항과 자유에 대한 갈망을 재치있게 표현하고 있다. 공연 장면은 나오지 않지만 그 흥겨운 공연 주변의 묘사는 매우 정교하고 활기차 그들과 함께 어울리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뉴욕주 교외라고는 하지만 거의 시골에 가까운 마을은 그 당시 60~70년의 사상을 대표하던 가부장적인 미국 사회를 대표하고 있다. 가정을 소중히 하고 자신의 가정과 목장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60~70년대의 책임감있는 기성 세대들은 어떤 면에서 너무 메마르고 무자비했다. 베트남전을 일으키고 세계 평화라는 이름으로 별 죄책감 없이 젊은이들을 전쟁터로 몰아부쳤던 어른이었다고도 볼 수 있다. 젊은이들이 이런 기성세대를 어둡고, 속을 알 수 없으며, 음모가 획책하고, 영혼을 악마에게 팔아넘겼다고 생각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개인적으로는 69년도 우드스탁 페스티발은 젊은 정신의 혁명적 사건임과 동시에 세대 파멸의 불행한 한 단면이었다고 생각된다.
이안 감독은 우드스탁이 가져온 미국 사회에 대한 변화(시대정신의 교체)를 깊은 인문학적 고찰로 주인공의 변화를 통해 보여주고 있다. 이런 이유로 이 영화를 우드스탁에 대한 회고나 에피소드로만 보는 것은 많은 것을 놓치고 보는 것이라 생각된다. 그러나.. 이안 감독이 말하는 자유 정신에는 동의하기 어려웠다는 개인적인 아쉬움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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