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서 음식이 내린다... 물론 기발한 상상력이긴 하지만 왠지 끌리는 것 없고 너무 말이 안되는 내용이라 극장에서 보고 싶은 생각까지 들진 않았던 애니메이션. 그러나 정말 이 작품을 안봤다면 앞으로 제 삶에 변화의 욕구는 없을지도 모릅니다. 이 작품은 기존에 자리잡은 인생 철학만이 옳다고 믿으며 살아가는 저에게 단비와 같은 축복이고 아들을 키우는 아버지로서 느끼는 바가 남다른 작품이었습니다. 대부분 부모가 TV나 영화 특히 만화를 보여 주기 꺼려하지만 전 이 작품을 제 아이들에게 꼭 보여 주려 합니다.
그 이유는 무엇보다 아이 때 가져야 할 상상력이 일반적인 수준을 넘어선다는 점입니다. 물을 부으면 원하는 음식으로 만들어진다... 이미 어른의 뇌 속에선 아무리 과학이 발전해도 있을 수 없다는 결정을 내리지만 아이들에게 이것은 충분히 가능하고 앞으로 아이의 머리 속에선 더 말이 안되는 상상을 해 창의력을 키워 줄 겁니다. 또 부모의 입장에서 보면 아이의 꿈을 지켜주려는 부모의 노력 특히 아버지의 부성애는 자식을 키우는 아버지의 입장에서 완전 공감으로 다가옵니다. 노력없이 떨어지는 음식에 행복해지고 그를 마구 먹으면 불어나는 체중처럼 결국 비극을 맞이하는 후반부는 자식을 아끼는 마음에 물질적으로 많은 것을 해 주려는 노력이 오히려 자식을 망치고 심지어 나약하게 만든다는 삶의 진리를 깨닫게 됩니다.
늘 뭔가를 만들며 발명가를 꿈꾸지만 항상 사고만치고 작품이래봐야 실패작이라 부르는 것들 뿐이지만 자신의 꿈을 위해 새로운 도전을 계속 해 결국 물로 음식을 만드는 장치를 만든 플린트. 무시 받던 시선이 인기로 변해 달콤한 마약처럼 중독되어 멈춰야 할 때를 놓치는 잘못을 저지르기도 하지만 아버지와 동료의 응원에 힘입어 결국 성공하는 모습은 앞으로 힘든 세상을 살아야하는 아이들에게는 꿈과 희망이 될 것입니다. 또 플린트의 든든한 후원자이자 울타리가 되어준 부모님은 늘 사고를 치는 아들에게 자신감을 잃지 않게 해 줍니다. 특히 아버지는 자식이 잘못된 길을 가더라도 믿음을 잃지 않으며 기다려 주었고 더 큰 실패로 좌절에 힘들어 할 때 다시 일어날 수 있는 격려를 해주었습니다. 아버지인 제게 이 모습 역시 많은 것을 느끼게 합니다.
화면도 깔끔하고 스토리 전개도 흥미를 잃지 않도록 새로운 사건이 꼬리를 물며 전개되는 이 작품을 3D로 본다면 하늘에서 음식이 떨어지는 장면이나 기계를 끄기 위해 하늘로 날아 올라 인공지능을 갖춘 기계와 벌이는 사투 장면이 더 실감날 것 같더군요. 기발한 상상력이 주는 재미와 함께 좋은 부모가 갖추어야 할 덕목도 깨우쳐 주고 꿈에 대한 열정, 물질적 풍요가 인간에게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가를 보여 주며 경각심을 갖게 합니다. 최우수 애니메이션에 노미네이트 된 것이 이유가 있더군요. 위기의 순간마다 나타나는 과테말라 아저씨. 카메라맨에서 의사, 조종사로 변하는 그의 눈부신 활약도 재미를 더해 주는 <하늘에서 음식이 내린다면>... 정말 재미와 교육적 효과까지 담뿍 담긴 최고의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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