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티네이션2편에서 메가폰을 잡았던 데이비드 R. 엘리스 감독이 완전 입체영화(Real 3D)로서 탈바꿈한 시리즈 최신작으로 돌아왔다. 장르적 클리셰로 무장된 파이널 데스티네이션 4는 그동안 시리즈에서 보여주었던 영화의 중심이 되는 사건을 등장시키는 오프닝씬의 임팩트는 떨어졌다. 1편에서의 항공기 사고, 2편에서의 고속도로 연쇄충돌 사고, 3편에서의 롤로코스터에 비해 사건의 무대가 되는레이싱 관람석 현장이 그렇게 임팩트가 없다는 것이 아니라 그동안 시리즈를 관람해온 관객의 입장에서는이미 익숙해져 있는 시리즈의 크리셰 패턴은 솔직히 진부하다고 느껴질정도로 신선함을 느낄수 없는 영화가 되 버렸다. 그렇다면 감독이 원한것은 관객들에게 어떤 면을 어필하기 위해서 이번편이 제작되었는지 의문을 품게 되는 것은 당연지사, 아니나 다를까... 감독은 오프닝씬 전에 1편에서 3편까지 희생자들의 영상들을 묶어서 보여줌으로써 영화속에서 즐길 다른 면을 선사했다.
바로 죽음의 잔혹성에서 승부수를 띄운 것이다. 완전 입체영화로 즐길 면은 스릴넘치는 상황을
보여주면서 어차피 관객들도 알고있는 죽음의 사신이 끌고가는 본래는 죽었어야 할 인물들을
순서대로 다양한 방법으로 잔혹한 죽음으로 몰고가는 상황에 승부수를 띄웠다. 하지만
이미 스릴러 '쏘우' 시리즈 같은 영화를 비롯한 잔혹한 장면에 이골이 난 관객들을 상대로
이러한 점 한가지 만으로 승부수를 띄운것은 감독의 실수가 아니었나하는 생각이 든다.
사고장면의 환상을 보는 중심인물 닉(바비 캠포)과 닉의 여자친구 로리(산텔 반샌튼),
그리고 친구인 헌트(닉 자노)와 자넷(핼리 웹)커플과 경비원 조지(미켈티 윌리암슨)
등의 생존자들이 살아남는 과정에서 보여주는 실재 일어날 사고의 장면에서 강조되는 것은
얼마나 잔혹한 방법으로 사람들이 죽어가는 면만 강조하는 것이 확연히 들어난다. 이런
면에서 따지자면 전작에 비해서 오히려 몰입성이 떨어지고 감독의 의도가 너무 적나라하게
들어나는 것이 보인다. 스릴과 긴박감을 즐길수 있는 요소가 사라진 아쉬움의 한숨이 절로
나올 정도의 부분이었다. 죽음의 사신의 예고와 불길한 징조를 확인한 이번 편의 중심인물
닉은 솔직히 전작들의 주인공들에 비해 너무나 평범하고 무력한 느낌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건 전작들에 비해 빠르게 일방적으로 죽음으로 몰고가는 씬들이 가득해서 이기 보다는
부자연스러운 느낌이 강한 살아남은 캐릭터들의 행동에서 부터 그런 부분들이 드러난다.
닉에 의해 목숨을 건진 헌트는 너무나 당연하다는 듯이 자신의 일상으로 돌아와 죽음을
당하는데 그 과정이 너무나 간결하게 보여준다. 관개들에게 이번에 죽을 사람이 누군지를
예측해 보라는 도발로 보여준 예시장면과 자넷과 헌트를 번갈아 위기로 몰고 가는 장면,
그리고 반전적으로 살아남은 제 3의 인물로 죽음의 순서가 바뀌었다는 식으로 알아가는
부분 조차도 영화의 공감에 참여할수 감정이입이 배제되어있다. 전작들의 중심을 이끌던
인물은 모두 필사적으로 죽음의 사신이 정한 죽음을 막기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시리즈의 첫 작품인 데스티네이션에서 그 부분은 정말 자신을 죽음으로 끌고가려는 죽음
의 사신과 맞써 필사적인 모습으로 긴장감있는 구성으로 그 신선함에 스릴과 재미를
더했었다. 하지만 이번 편에서는 영화의 상영시간과 더불어 주인공의 존재감과 죽음으로
몰아가는 사건들의 개연성이 없다. 정말 입가에 실소가 터질 정도로 주인공이 예시를
보는 장면과 죽음의 순서로 죽음을 맞이해가는 죽음의 예정된 희생자들의 시간매치는
이동하는 장면에서 모든 것이 소모된다. 즉 관객들에게 원하는 것은 캐릭터들에 대한
감정이입없이 희생자들의 죽음장면이라는 일방적인 선고를 내린것처럼 답답한 전개가
펼쳐지는 것이다. 이건 마치 피튀기는 잔인한 좀비학살게임을 하는 것보다 오히려
지루한 느낌을 선사한다. 게임은 스스로 즐긴는 재미라도 있지만 영화속에서 오직
죽음의 장면만을 보여주기 위한 화면전개속에서의 무료함은 B급 슬래셔 무비보다
낮은 긴장감을 주고 전작들에 비해 다른 요소의 도입이 없는지에 관심사가 집중
되었던 본인에게 매우 크나큰 실망감을 안겨준 영화가 되었다. 어떤 장르의 영화도
배우들의 호홉이 관객들에게 전달되지 않으면 별 의미없는 영화가 된다. 하다못해
감정이입은 그렇더라도 영화의 스릴감을 자극하는 부분마저 잔혹성으로 일관한
모습을 보인다면 이 영화에 대한 다른 설명이 필요없을 것 같다. 데스티네이션
시리즈가 죽음의 선고에서 살아남은 인물들이라면 난 죽음의 순서와 관계없이
이번 4편을 선택할 것이다. 그 어떤 의외의 변수를 만들어서 라도 말이다.
신인배우들의 참신한 모습을 보는 것도 좋은데 이런 영화속에서 별 인상도
남기지 못하고 참혹한 희생장면으로 기억되기에 아쉬움밖에 남지 않는게
씁쓸함만을 남긴다. 이번 시리즈가 완결편으로 조용히 막을 내렸으면 하는게
그간 시리즈에 가지고 있던 애정어린 한마디라고 할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