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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ngw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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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1-18 오후 4:11:2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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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미혼모가 몰래 자식을 낳는 ‘원인’과 입양아가 어머니를 찾아 귀향하는 ‘결과’가 10대 미혼모 ‘소연’(김예리 분)과 ‘성찬’(박상훈 분)의 이야기를 통해 교차 편집되며 자식과 부모, 그들 사이 원죄와 구원에 관해 묻는다.
‘귀향’에 등장하는 세 여자. ‘성녀’(박지아 분), ‘성녀 어머니’(이화시 분), 소연은 모두 자식을 버린 미혼모들이다. 소연이 과거의 모습이라면 성녀는 현재, 성녀어머니는 미래와 같다.
낙태시술을 받는 소연의 충격적인 판타지신으로 시작하는 영화는 만삭의 배를 이끌고 홀로 출산하기 위해 가출을 강행한 소연, 어머니와 산골 모텔을 운영하며 아직도 자신이 아이를 키우고 있다는 망상에 사로잡혀 살아가는 성녀, 그리고 광기어린 딸의 행동과 살인을 그저 묵묵히 방관하며 숨은 듯 살아가는 성녀 어머니의 모습을 관조적인 시선으로 그려나간다.
감독은 삶이 버거워 보이기만 하는 이 세 여성을 통해 그들이 어떤 형벌을 받고 있는지 설명하고, 진정 죄인이 맞긴 한 것인지에 관해 되물으며 관객들에게 현상에 대한 사유를 요구하고 있다.
그리고 30년 전 호주로 입양 갔던 성찬은 이들 여성들에게서 버림받은 존재인 아이를 상징하는데, 그는 어머니를 찾을 수 없는 절망적 상황을 잊기 위해 성녀모녀가 운영하는 모텔을 찾게 된다.
시간이 지날수록 그녀들에게서 진한 연민을 느끼게 되는 성찬은 또 다시 버림받을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고통스럽다.
성녀의 어머니는 그런 성찬이 자신의 아들인줄도 모른 채 딸 성녀가 그를 죽이는 것을 방조하고 만다. 구체적으로 드러나진 않지만 비참한 현실에서 도피하기 위해 방문자들을 하나 둘씩 살인해온 성녀는 성찬의 시체를 강물에 버리며 “당신 자식이니 당신 마음대로 하십시오”라고 말한다.
물은 태초에 생명을 잉태한 존재의 근원이자, 자신의 뿌리를 찾기 위해 성찬이 건너온 길을 상징한다. 물을 건너온 성찬은 다시 물로 돌아간다. 물속에 가라앉는 성찬의 모습은 평화롭기만 하다.
극중 인물들의 이름에서 짐작할 수 있듯, 안선경 감독은 성모마리아를 연상시키는 언어와 이미지들을 통해 종교적인 시선에서 해외입양인의 문제를 바라보고 있다.
그녀는 “이유도 모른 채 아이를 잉태한 마리아가 느꼈을 불안, 아이를 세상에 내놨을 때 사람들로부터 찢기고 짓밟히는 희생을 생각하며 영화를 만들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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