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나지않은 죽음의 퍼레이드가 다시 시작되었다. 1,2,3편을 정점으로 정말로 '파이널'했을 것만 같았던 이 죽음의 열차 시리즈가 새롭게 3-D로 업그레이드하여 나타났다. 그것도 더욱 더 잔인한 죽음의 방식으로 말이다. 4편까지 나왔으면, 지겨워질 법도 할텐데 오히려 이번 4편이 시리즈 역대 최고 성적을 거두고 미박스오피스 2주연속 1위를 할 정도의 새로운 시리즈로써의 불꽃점화를 시켜주었다. 그것은 역시 '도대체 이번 편에서는 어떻게 죽길래?'하는 관객들의 궁금증과 그것을 3-D체험으로 느끼게 해주는 새로운 버전 때문일 것이다.
최근 들어 애니메이션이나 액션영화 등이 3-D체험영화를 염두에 두고 만들어지고 있었지만, 공포영화를 그런 체험의 세계로 이끈 것은 얼마전 '블러디 발렌타인 3-D'이다. 미국에서도 3-D만 아니었다면, 그냥 뻔한 공포영화였을 것들이 새롭게 태어나면서 쏠쏠한 흥행성적을 이끌고 있다. (미흥행성적 5150만불). 누가 그 잔인한 것까지 3D로 체험하고 싶겠냐만은, 의외로 찾는 관객들이 많다. 조만간 에로물까지 등장할 추세라니, 영화도 점점 더 발전하고 있는 셈이다. 거두절미하고, '파이널 데스티네이션4'도 그런 면에서 영화자체가 색다른 체험을 염두에 두고 만든 장면들이 꽤 많다. 나사가 튀어나온다거나, 자동차폭파장면에서 본네트가 관객쪽으로 날라오는 등 이제는 그냥 앉아서 보기만 하는 공포물이 아님을 강조하고 있다.
간단히 말해서, 이번 4편은 짧은 82분의 러닝타임동안 충분히 볼만했다. '쏘우' 시리즈처럼 어떻게 죽여야 참신하고 관객들의 호응을 얻을까만 생각하고 있는 상태에서, 이 영화에서 이야기의 흐름은 전편들과 조금도 다를바 없고, 오히려 살려고 노력하는 이야기의 참신함은 아예 사라졌다. 1편은 그래도 어떻게하면 서로가 구출해주고 서로가 살 수 있는지 궁리를 하고 (어차피 다들 죽긴하지만) 그 살리려고하는 노력은 참으로 가상했다. 2편은 맹맹했으므로 건너뛰고, 3편은 놀이공원에서의 참사라는 것을 중심으로 그래도 사진이나 여러가지 징조등을 보며 죽음을 피하려고 하지만, 4편은 징조는 보이되 그 징조가 무엇인지 찾으려고도 못하고 그냥 거기서 끝이다. 징조를 보여주는 것에서 끝일 뿐이다. (오히려 그 징조들을 보여주는데 3-D기법을 써서 관객들에게 보는재미를 주려고 한듯.)
그래도, 관객들은 긴장을 하긴 한다. 근데 그게 언제 어디서 어떻게 죽을지 몰라서, 끔찍한 장면이 언제나올지 몰라서 긴장하고 있는 느낌이다. 이야기적인 긴장감은 사실상 4편까지 와서 없는 셈이다. 오히려, 옆에 있던 물건이 쓰러지고 기름이 붙고 말도 안되게 연쇄적으로 벌어지는 사고장면에서는 관객들의 '말도 안된다는 실소'가 조금씩 터져나오기도. 우연의 사고도 한 두번이 이해하지만, 너무 자주 일어나면 억지처럼 보인다는 것. 생각해보면 영화가 잔인해지고 조금 역겹기도 할 정도지만, 오히려 2,3편에 비하면 그 강도나 참신함도 생각보다 크게 셌던 것 같지도 않다. 확실히 이번 4편은 여러모로 3-D를 중심에 두고 만들어졌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자동차경주장 사고장면이나 백화점 에스컬레이터씬, 관객들처럼 3-D영화를 보고있는 영화속 인물들의 극장 안 죽음 등은 꽤 신경을 쓴듯한 장면들로 잔인하기도 했지만 참신한 살인방법(?)으로 노력의 흔적이 보였지만, 흑인아저씨와 주인공 세 명이 남았을 때부터는 시간이 모자랐는지 징조도 신경 안쓰고 아주 쉽게쉽게 죽어나간다. (거의 다 차에 치이는 방식으로 가볍게 엔딩까지~!) 음. 끝까지 신경 좀 쓰지.. 조금 궁금했던 게 사고를 피할 때 징조가 나타나는데, 그건 피하라고 천사(?)가 알려준건지 피하지도 못할걸 혹은 피하라고 했지만 피해도 어차피 다시 사신(死神)한테 죽을거 왜 징조를 보여주는건지 조금은 알 수 없게 느껴졌다;;;
영화 시작시에 시원하게 나오는 락음악이나 영화내내 흘러나오는 강한 비트의 음악들은 개인적으로 영화의 분위기를 젊게 해주는데 그게 맘에 들었고, 영화오프닝은 역대 시리즈의 인물들이 죽었던 장면들을 잔인하게 보여주되 엑스레이방식으로 보여주여 잔인함은 덜하지만 그 방법을 뇌리에 다시 새겨주었으며, 영화의 엔딩씬도 비슷한데 그 장면들은 꽤 맘에 들었다. 그리고, 이 영화에서 유일하게 눈에 띄는 배우로는 주인공 '닉'을 연기한 '바비 캠포'로 훈훈한 마스크로 공포영화를 보러오게 하는 여성관객들의 마음을 나름 사로잡은 듯 싶었다. (생각보다 연인커플이 꽤 많았다.) 다른 공포영화들하고 다르게 이 시리즈의 역대 주인공들은 이 이후로 거의 본 적이 없다는 안타까운 불명예가 있긴 하지만, 그래도 앞으로를 기대해볼만한 마스크의 배우.
2000년에 시작한 1편 5300만불, 2003년에 2편 4700만불, 2006년에 3편 5400만불, 그리고 2009년에 4편 6500만불의 월등한 미국흥행수입을 올려주고 있는 이 시리즈는 어김없이 3년 주기인 2012년에(2012?!) 5편이 나올 듯 하다. 그 때는 또 어떤 새로운 방식과 살상방법으로 돌아올지 내심 궁금해진다. (전세계수입도 이번 4편이 벌써 1억5000만불로 1억달러 내외였던 전편들에 비해 월등한 성적이다.) '쏘우'처럼 너무 살상방법에만 치중하는게 아쉽긴하지만, 그래도 이 시리즈가 계속 끌리는게 마력(魔力)이기도 하다. '쏘우'는 그래도 스토리에 조금씩 신경써가는 것 같은데, '파이널~'시리즈도 시각효과만 말고 이야기에도 조큼 더 노력해주길!